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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게 “노후에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 힘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독립성을 꼽는 이들이 많다. 그리고 그 독립생활의 기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작이 바로 혼자 일어나 화장실에 갈 수 있는 능력이다.
치매가 노년기 독립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 질환으로 꼽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척추·관절 질환과 근감소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뼈와 관절, 근육 기능이 저하되면 인지 기능이 온전하더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을 꾸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허리 척추관협착증이나 퇴행성관절염 등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은 초기에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거나 통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통증 탓에 걷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활동량이 줄면 허벅지와 엉덩이 등 주요 지지 근육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이는 보행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증→활동 감소→근육 기능 저하→보행 능력 저하→더 심한 활동 감소’로 이어지는 과정이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외출이나 계단 이용이 힘들어지는 수준을 넘어 의자나 변기에서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기본 동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노후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체중을 지탱하는 하체 근력이 떨어지면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균형 유지 능력이 저하돼 낙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낙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움직임을 더욱 기피하게 되면 신체활동과 근력 저하가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신 체력과 심폐 지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노년기 건강 평가에서 혈압·혈당 등 수치적 지표뿐 아니라 ‘얼마나 잘 걷고 일어나는가’와 같은 실제 신체 기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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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50~60대부터는 신체 기능 저하를 알리는 신호들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의자에서 손을 짚지 않고 일어나기 힘든 경우 ▲예전보다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 경우 ▲20~30분 이상 연속 보행이 어려운 경우 ▲한 발로 서서 균형 잡기가 어려운 경우 ▲변기나 낮은 의자에서 일어날 때 바닥이나 무릎을 짚어야 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징후가 지속된다면 척추와 관절 상태는 물론 근력, 보행 속도, 균형 능력 등을 의료진과 함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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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고 독립적인 노후를 누리기 위해서는 통장 잔고 못지않게 신체 기능을 미리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앉았다 일어나기나 뒤꿈치 들기로 하체 근력을 다지는 근육 저축, 규칙적인 보행 습관을 들이는 걷기 저축,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균형 저축, 골밀도 검사와 만성 통증 조기 관리로 골절 위험을 낮추는 뼈·관절 저축, 실내 자전거 등으로 전신 지구력을 유지하는 심폐체력 저축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필요가 있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노년기 운동은 거창한 기록이나 몸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침대에서 혼자 일어나 변기까지 걸어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지키는 데 현실적인 목표를 둬야 한다”며 “중년 이후 건강검진에서는 혈액검사 수치뿐 아니라 악력, 보행 속도, 의자 기립 능력, 근육량 등 신체 움직임 기능 전반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병원장은 “100세 시대 노후 건강에서는 단순히 몇 살까지 사느냐뿐 아니라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독립수명’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노후에 자식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에 가는 상황을 줄이고 내 두 다리로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50~60대부터 척추·관절을 관리하고 근육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