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외빈 앞 곤두박질친 KAI 고속무인기…軍 ‘드론 기술전’ 줄줄이 추락·실패 참사

기사입력 2026.09.16 18:58
국방부장관 주관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서 국내 방산업체 잇단 기술적 결함 노출
KAI ‘AI 고속제트 무인기’ 사출 직후 1차 추락…2호기도 비행 1분 만에 제어불능 추락
UAE·사우디 등 해외 VIP 1500여명 운집 현장…중도 퇴장 속출하며 韓 무인기 ‘체면’ 구겨
중소업체 표적 타격 연쇄 실패…한화(모하비)·대한항공만 성공하며 극명한 명암
  • 추락한 KAI 고속제트 무인기 / 변석모 기자
    추락한 KAI 고속제트 무인기 / 변석모 기자

    국방부가 야심 차게 주관한 드론 무기체계 기술 시연회에서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주요 업체들의 무인기가 연이어 추락하고 임무에 실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동 등 해외 유력 방산 관계자 1500여 명이 집결한 국가급 시연 현장이 한순간에 한국형 드론 기술의 뼈아픈 현주소를 드러낸 ‘기술 참사’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16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2026 대한민국 국방 드론 기술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관·군 주요 지휘관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등 해외 방산 관계자들과 주한미군, 방산기업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오전 장비 정적 전시에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 본격적인 핵심 비행·타격 기술 시연이 전개됐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GA-ASI의 모하비 STOL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GA-ASI의 모하비 STOL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첫 순서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GA-ASI)의 공동 개발 기종인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모하비(Mojave STOL)’는 좁은 전차 기동로 착륙과 재이륙 임무를 무결점으로 완수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어진 국내 방산 기업들의 독자 개발 기종 시연부터 치명적인 결함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 유에이엠테크의 코브라 드론 / 변석모 기자
    유에이엠테크의 코브라 드론 / 변석모 기자

    네드솔루션스의 ‘1인 운용 군집드론(정찰 1대·자폭 20대)’은 군집 비행 직후 최종 표적 충돌 단계에서 통신·명령 동기화 지연으로 타격에 실패했다.

    이어 유에이엠테크의 공대공 직충돌 드론 ‘비격’은 모(母)드론 분리 후 표적을 10여 분간 추적했으나 명중에 실패했고, 2차 발사된 기체는 표적 추적 도중 그대로 지상으로 추락했다.

    네 번째 순서인 티플러스의 초고속 요격 드론은 표적기만 띄운 채 정작 요격 드론 본체는 이륙조차 하지 못하는 기술적 촌극을 빚었다.

    중소 개발사들의 연쇄 실패로 장내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된 가운데, 관람객들의 시선은 국내 최대 항공 방산업체인 KAI의 ‘AI 고속제트 무인기’로 쏠렸다.

  • 사출기에서 시연 대기 중인 KAI의 AI 고속제트 무인기 2대 / 변석모 기자
    사출기에서 시연 대기 중인 KAI의 AI 고속제트 무인기 2대 / 변석모 기자

    그러나 굉음과 함께 발사된 KAI의 첫 번째 제트 무인기는 사출기를 벗어나자마자 추력을 상실한 채 훈련장 바닥으로 고꾸라지며 완파됐다.

    KAI는 현장을 수습하고 곧바로 예비 기체(2호기)를 띄워 2차 사출을 단행했으나, 이륙 1분 만에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지며 인근 야산으로 또다시 추락했다.

    국내 항공우주 기술의 중추로 꼽히는 KAI 마저 2회 연속 기체 추락이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내자 참관석 곳곳에서는 탄식과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특히 건물 관람석에 자리한 중동·유럽 등 해외 바이어 및 고위 군 관계자들의 시선을 의식한 참관객들이 속속 실망감을 표하며 자리를 뜨는 모습도 목격됐다.

  • 잇따른 추락과 시연 실패, 현장에서 보니… 2026 국방 드론 기술전 현장 풀영상 / 유용원TV 제공

    이어 진행된 아이온의 AI 직충돌 드론 시연마저 임무 수행에 실패하면서 이날 오후 기술 시연에 참여한 대다수 국산 기종이 완패를 면치 못했다.

    다만 마지막 순서로 나선 대한항공의 AI 군집 무인기 22대가 자율 군집 비행과 10대 동시 표적 자폭 타격을 정확히 성공시키며 그나마 현장의 체면을 지켰다.

    결과적으로 이날 대규모 공개 시연에서 성공을 거둔 곳은 해외 원천기술이 결합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GA의 모하비와 대한항공의 군집 무인기 2개 기종에 불과했다.

  • 육군의 워메이트 드론 시연 장면 / 변석모 기자
    육군의 워메이트 드론 시연 장면 / 변석모 기자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국방부와 군이 전력화를 추진 중인 차세대 AI 무인기·드론 사업이 기초 비행 신뢰성과 통제 알고리즘 측면에서 여전히 심각한 기술적 과제를 안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장을 지켜본 한 군사 전문가는 “외교 사절과 군 수뇌부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국내 1위 항공기업의 무인기가 연이어 추락한 것은 K-방산의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는 뼈아픈 실책”이라며 “조급한 성과 홍보에 앞서 체계 안정성과 기술 완성도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