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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두세 시간 동안 한 자세로 앉아 있다 보면 상영이 끝난 뒤 어깨나 등이 뻐근해지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자세를 바꾸거나 몸을 가볍게 움직이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목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의 저림, 당김,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경추 질환이나 신경 자극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평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 또는 기존에 목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 경추 신경근병증 등 경추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한 뒤 평소의 목이나 팔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어두운 상영관에서 스크린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앞으로 빠지거나 허리가 등받이에서 들뜬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쉽다. 이 경우 목과 어깨 주변 근육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존에 경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있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 상태라면 특정 자세에서 신경이 자극돼 팔이나 손의 저림, 당김, 통증 등이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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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상영 시간이 3시간 안팎에 이르는 장편 영화도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딧세이 역시 러닝타임이 약 3시간에 이르는 작품이다. 긴 호흡의 영화를 관람할 때는 영화에 몰입한 나머지 자세를 바꾸거나 몸을 움직이는 것을 잊기 쉽다는 점에서 관람 중 자세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영화 한 편을 관람했다고 해서 목뼈나 디스크의 구조가 갑자기 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시간 영화 관람 자체가 목디스크 등 경추 질환을 새롭게 발생시킨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기존에 경추 질환이나 목·어깨 주변에 불편함이 있던 사람이라면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한 뒤 평소보다 증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상영 중에는 한 자세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와 허리를 등받이에 편안하게 밀착하고 목이 앞으로 과도하게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영화 관람 중에도 주변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깨와 팔, 손가락, 발목 등을 가볍게 움직이며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영 전에는 목을 강하게 꺾거나 무리하게 젖히기보다 턱을 가볍게 당기고 어깨를 천천히 돌리는 등 부담이 적은 동작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영화가 끝난 직후에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장시간 보기보다는 잠시 걸으며 목과 어깨를 자연스럽게 움직여주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시간 관람을 앞두고 목 보호대 착용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보호대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경추 질환으로 의료진에게 보호대 착용을 안내받은 경우에는 자신의 증상과 상태에 맞는 사용 방법을 의료진에게 확인하고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
영화 관람 후 나타난 팔이나 손의 저림이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손의 힘이 떨어져 젓가락질이 어렵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경우, 단추 채우기 등 세밀한 손동작이 어려워지는 경우, 보행이 평소와 달라지거나 양쪽 팔다리에 감각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고 뚜렷한 근력 저하나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면 신속한 의료 평가가 필요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최근 들어 목 자체의 통증보다 팔이나 손이 저려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 사례가 적지 않은데 평소 컴퓨터 앞에서 머리를 앞으로 내민 자세로 생활하다가 장시간 영화 관람까지 이어지면 기존에 있던 경추 신경 자극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보호대에 의존하기보다는 관람 중 30~40분마다 자세를 다시 잡고 평소 목과 등, 견갑골 주변 근육의 지구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