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량 감소 속 저도·제로슈거·저칼로리로 제품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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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40도에 달했던 소주가 여성 소비층을 흡수하고 지속적인 소비량 감소 위기를 극복해 판매를 더욱 늘리기 위해 끊임없는 저도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11도대까지 내려왔다. 올해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제품들이 잇따라 15.7도를 채택하면서 소주의 저도화 흐름이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소주 시장의 양적 수요는 감소세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희석식소주 출고량은 79만2912㎘로 전년보다 2.8%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3.4% 감소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류업체들은 기존 제품의 도수를 낮추는 동시에 제로슈거, 저칼로리, 특화 원료 등을 내세운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올해 주요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변화가 ‘15.7도’다.
◇ 참이슬·처음처럼·진로·새로, 잇따라 15.7도로
소주 시장의 저도화는 수년간 이어져 온 흐름이다. 올해는 주요 브랜드의 도수 조정이 잇따르면서 그 변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새로의 도수를 16.0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국산 쌀 증류주 원액과 아미노산 5종을 활용해 주질도 손봤다. 하이트진로 역시 2월 진로를 16.0도에서 15.7도로 조정했다. 2019년 출시 당시 16.9도였던 진로는 16.5도, 16.0도를 거쳐 단계적으로 도수를 낮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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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가 16.0도에서 15.7도로 내려갔다. 롯데칠성음료도 9월 1일 출시 20주년을 맞은 처음처럼을 16.0도에서 15.7도로 낮추기로 했다. 2006년 출시 당시 20도였던 제품이 20년 만에 15도대에 진입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양사가 15.7도를 선택한 배경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측은 각각 소비자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15.7도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 해당 도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회사의 테스트 대상과 방식, 비교 도수 등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전체 소주 소비자의 선호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요 제조사들이 저도화 과정에서 도수뿐 아니라 소비자의 음용감과 만족도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보여준다.
◇ 15.7도 아래로 낮아진 소주… 오비맥주, ‘찰랑’으로 도전장
15.7도보다 낮은 저도수 제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24년 15.5도 진로골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11.7도 ‘진로 라이트’를 출시했다. 기존 진로보다 칼로리를 25% 낮춘 제품으로, 주요 소주의 도수가 15도대에 자리 잡은 가운데 별도 제품군에서는 11도대까지 내려간 사례다.
오비맥주도 9월 말 15.0도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주 동부 화산암반수와 용암해수소금을 활용한 제품으로, 초기에는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의 식당·주점 등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앞서 2024년 9월 제주소주 인수를 결정했다. 당시 제주소주의 수출 역량을 활용해 카스와 제주소주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찰랑까지 선보이면서 소주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 낮추는 것보다 어려운 건 ‘맛’… 주질 경쟁으로
도수가 낮아질수록 제조사들의 과제는 낮아진 도수에서도 기존의 맛과 음용감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알코올 도수 변화가 맛과 향, 목넘김 등 제품의 음용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도수 조정과 함께 원료와 감미 설계도 손보고 있다. 새로는 국산 쌀 증류주 원액과 아미노산을 활용했고, 처음처럼은 감미료 함량을 조정했다. 진로골드는 쌀 100% 증류원액과 제로슈거를, 찰랑은 제주 화산암반수와 용암해수소금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저도·제로슈거·저칼로리와 함께 원료와 브랜드 콘셉트 등 제품 차별화 요소도 다양해지고 있다. 20도 안팎이던 소주 도수가 15도대, 일부 제품에서는 11도대까지 낮아지면서 낮아진 도수에 맞춘 맛과 음용 특성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저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소주의 도수와 제품 선택 폭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