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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괜찮아졌어요”…박소담, 오롯이 자신을 돌본 2년의 시간을 지나 [인터뷰]

기사입력 2026.08.31 15:50
  •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인터뷰 때도 '저는 괜찮아요'라고 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이제야 정말 괜찮아진 것 같아요."

    배우 박소담이 오롯이 자신을 돌본 2년의 시간을 지나 영화 ‘경주기행’으로 관객과 만났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 갑상샘 유두암 투병 소식을 전했고, 2023년 영화 '유령'과 티빙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로 복귀했다. 하지만,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쉼을 가졌다. 그 시간 동안 내내 '박소담' 자신을 돌봤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며 몸과 마음의 리듬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는 영화 '경주기행'의 현장에서 연기의 즐거움을 다시 찾았다. 극 중에서도 가족이었고, 현실에서도 가족 같은 이들과 함께다.

    “촬영하면서 제가 아직 완전히 괜찮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쉼을 선택했죠. 가끔 불안하고 조급할 때도 있었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만한 컨디션이 아니었다면 ‘경주기행’을 제대로 찍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이제는 제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시간을 분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 해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요.”

  • 영화 '경주기행'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경주기행'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엄마 옥실(이정은)과 세 딸 장주(공효진), 영주(박소담), 동주(이연)의 가족 복수극이다. 박소담은 이성적이고 계획적이지만 가족을 향한 사랑과 불안을 동시에 품은 둘째 딸 영주를 연기했다. 법에 대해 공부했기에, '경주기행'의 모든 알리바이와 계획을 세우는 인물이기도 하다. 박소담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으며 많이 울었고, 다음 장을 넘기는 일이 기대되면서도 두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영주라는 역할을 제안받고 읽었지만 제 이름이 보이는 것과 관계없이 글 자체에 빠졌어요. 감독님께서 이야기를 너무 촘촘하게 써주셔서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었고, 현장에서도 늘 확신을 주셨어요.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연기가 다시 너무 재미있어졌죠. 그래서 촬영을 마친 뒤 2년을 쉬는 일이 더 힘들기도 했어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으니까요.”

    “영주는 이 선택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법적으로도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 엄마의 삶이 멈췄고, 우리 엄마를 위해서, 우리 아빠와 동생이 불쌍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말하죠. 그 혼란이 너무 깊이 이해됐어요. 가족이 안전하기를 바라고 발각되지 않도록 철저히 계획하면서도, 정말 성공하면 더 큰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에요. 그렇기에 여행 중에 사진을 찍는 것까지 계획했을 것 같아요. 8년 만에 가족이 함께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같은 티셔츠를 입고 엄마와 첫째, 둘째, 셋째가 함께한 기록을 하나 남기고 싶지 않았을까요.”

  • 영화 '경주기행'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경주기행'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소담은 영화 '기생충'에서 이정은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면서도 꼭 한 번 이정은과 모녀 사이로 만나길 간절히 바라왔다. 그는 이정은이 다른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내용을 캡처해 보내며 “내 엄마도 한 번만 해달라”고 졸랐다. 막상 박소담의 출연 소식을 들은 이정은은 오히려 “나 때문에 작품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이정은과 동시에 가족이 되는 공효진, 이연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첫째 장주 역의 공효진은 박소담이 오랫동안 탐구해 온 선배였다. 캐스팅 소식을 듣기 전 우연히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다시 보며 공효진의 울고 웃는 표정을 유심히 살펴봤을 정도다. 대본 리딩에서 공효진 특유의 목소리로 장주를 읽는 모습을 보며 “역시 공효진”이라는 감탄이 나왔다.

    셋째 동주 역의 이연은 첫 만남부터 캐릭터와 한 몸처럼 보였다. 박소담은 “분명 처음 만난 사이인데 너무 자연스러웠다. 성격과 성향은 모두 다르지만, 음식 취향처럼 비슷한 점도 많았고, 함께 있을 때 말하지 않아도 편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얻었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재 가장 건강한 박소담을 만드는 것은 잘 먹고,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평범하지만 단단한 일상이다. 고민이 생기면 모든 일을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보라는 이정은의 조언도 떠올린다. 이제 그는 불안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하고 시도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수술 후 2~3년 동안은 빨리 괜찮아지고, 빨리 복귀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어요. ‘유령’ 인터뷰 때도 ‘저는 괜찮아요’라고 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지금이 정말 괜찮아진 상태예요. 지난 2년 동안 거의 매일 운동했고, 먹고 싶었던 것도 많이 먹고 여행도 다녔어요. 이제는 최소한 7~8시간씩 자요. 잠이 이렇게 중요한지 서른셋, 넷이 돼서야 알았죠. 바쁘게 열심히 살아온 저에 더해, 지금의 저를 많이 돌보며 살았던 것 같아요.”

    멈춰 있던 가족의 시간을 다룬 ‘경주기행’은 공교롭게도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봐야 했던 박소담에게 도착했다. 영주를 연기한 뒤 2년 동안 다른 인물을 들이지 않은 그는 이제 이전보다 건강한 몸과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설 준비를 마쳤다. 회복한 체력으로 가장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액션이다. 촬영을 준비하고 몸을 움직이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재미있고, 완성된 장면을 보는 쾌감도 크다.

    “액션을 더 해보고 싶어요. 몸은 아프지만 준비할 때도, 촬영할 때도 정말 재미있거든요. 무술 감독님께서 동주가 잘한다고 하시기에 ‘저도 잘해요’라고 했어요. (웃음) ‘비밀의 숲’도 너무 재미있게 봤고, 제가 전문직을 제대로 연기해 본 적이 없어서 변호사나 의사 역할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주의 꿈을 제가 대신 이뤄보고 싶습니다.”

  •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경주기행'에서 영주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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