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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680마력보다 놀라웠다"…2.5톤 폴스타 3, 코너링서 실력 발휘

기사입력 2026.08.29 04:00
낮고 넓은 차체에 공력 기술을 담았다
장식을 덜어낸 실내…운전자 중심의 미니멀리즘
'빠른 SUV'보다 '무게를 잘 다루는 SUV'
  •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고성능 SUV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500마력은 물론 600마력을 넘어서는 출력과 3~4초대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을 내세우는 모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출력이 높아질수록 중요한 것은 결국 그 힘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다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느냐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직접 경험한 폴스타 3는 이 지점에서 꽤 분명한 성격을 보여줬다. 최고출력 680마력(500kW), 제로백 3.9초라는 숫자는 분명 강력하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폭발적인 가속력 그 자체보다 2.5톤에 가까운 대형 전기 SUV의 무게를 운전자가 크게 의식하지 않도록 만드는 섀시 완성도였다.

    폴스타 3는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전기 SUV EX90과 같은 SPA2(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2) 플랫폼을 공유한다. 두 모델은 기본적인 차체 구조와 전동화 기술을 공유하지만 지향점은 상당히 다르다. EX90이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가족을 위한 안전성을 강조하는 패밀리 SUV라면 폴스타 3는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주행 성능과 운전 재미에 보다 집중한 모델이다.

  •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SUV답지 않은 낮고 넓은 비율이다. 전장 4900mm, 전폭 1970mm, 전고 1615mm, 휠베이스 2985mm로 차체 크기는 분명 대형 SUV에 속하지만 실제 모습에서는 높이보다 폭이 먼저 느껴진다.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긴 휠베이스, 낮은 노즈가 맞물리면서 차체가 노면에 가깝게 깔린 듯한 인상을 준다. SUV의 공간감과 쿠페에 가까운 역동적인 비율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다.

    디자인만을 위한 요소처럼 보이는 프론트 윙도 기능적인 장치다. 전면으로 들어온 공기가 윙 아래와 보닛 위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해 항력과 난류를 줄인다. 후면의 리어 에어로 윙과 에어로 블레이드 역시 고속 주행에서 공기의 흐름을 정리하고 차체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앞 유리부터 측면 유리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플러시 글래이징과 매립형 도어 핸들,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도 공기역학을 고려한 요소다. 전통적인 전기차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보다는 필요한 기능을 디자인 안에 녹여낸 모습이다.

    전면부의 T자형 LED 헤드라이트는 폴스타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준다. '토르의 망치'에서 영감을 받은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며, 미래지향적인 전면부 디자인을 완성한다. 실제로 마주했을 때도 복잡한 장식 없이 선명한 그래픽만으로 폴스타 3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플러스 팩을 선택하면 1.3메가픽셀 HD LED 헤드라이트가 적용돼 주변 차량과 주행 환경에 따라 빛을 세밀하게 제어한다.

  •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실내는 외관보다 더욱 명확하게 폴스타의 성격을 보여준다. 복잡한 버튼과 장식을 최대한 줄이고 세로형 대형 디스플레이와 플로팅 타입 센터 콘솔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지만 소재와 마감, 각 요소의 배치가 잘 어우러져 단순함 속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9인치 디지털 운전자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의 주요 기능을 제어하고 정보를 확인한다. 국내 모델에는 티맵 오토와 누구 음성 인식이 적용되며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디지털화를 강조하면서도 오디오 볼륨 다이얼 하나는 물리식 컨트롤러로 남겨뒀다는 점이다. 운전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손끝으로 바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구성으로, 단순한 실내 디자인 속에서도 사용성을 놓치지 않았다.

    센터 콘솔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플로팅 형태로 설계됐다. 하단에는 개방형 수납공간과 USB-C 포트 2개를 마련했고, 상단에는 무선 충전 패드와 컵홀더, 볼륨 다이얼을 배치했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낸 덕분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도 한층 여유롭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시트는 단순히 편안함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이어지는 사이드 서포트와 쿠션 익스텐션을 통해 운전자의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최대 6명의 운전자 프로필을 저장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사용에도 대응한다. 특히 시트의 형태와 소재, 마감이 실내의 간결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소재 역시 지속 가능성과 고급감을 함께 추구했다. 기본적으로 바이오 어트리뷰티드 마이크로테크 소재를 적용하며, 나파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면 스코틀랜드 Bridge of Weir의 프리미엄 나파 가죽을 사용할 수 있다. 화려한 장식을 앞세우기보다 소재의 질감과 디테일을 통해 고급감을 표현한 점이 실내의 특징이다.

  •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편의 사양도 플래그십 전기 SUV에 걸맞게 구성됐다. 플러스 팩을 선택하면 25개 스피커와 1610W 출력 앰프로 구성된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며 액티브 로드 노이즈 캔슬링과 애비 로드 스튜디오 모드도 제공한다. 실제로 음악을 들어보면 저음은 묵직하면서도 과하게 부풀지 않고, 보컬과 악기의 소리도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된다. 특히 실내 전체를 감싸는 듯한 공간감이 인상적이며,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어우러져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풍부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사용해 정숙성을 높였으며 자외선의 99.5%를 차단한다. 별도 옵션으로 제공되는 일렉트로크로믹 글래스 루프는 버튼을 누르면 투명과 불투명 상태를 전환할 수 있다.

    폴스타 앱을 이용하면 차량 잠금과 해제, 실내 온도 조절, 배터리 상태 확인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UWB와 블루투스, NFC 기반 디지털 키도 지원한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인포테인먼트와 차량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전기차다운 부분이다.

    안전 및 주행 보조 시스템도 충실하다. 12개의 초음파 센서와 5개의 미드레인지 레이더, 5개의 카메라를 활용하고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프로세서를 차량의 핵심 컴퓨터로 사용한다. 파일럿 어시스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회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 충돌 방지 긴급 제동, 360도 및 3D 뷰,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 / 성열휘 기자

    폴스타 3는 주행 성능을 강조한 모델이지만 기본적인 SUV의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2열은 바닥이 평평하게 구성돼 가운데 탑승자의 공간 활용성이 좋고 헤드룸과 레그룸 역시 대형 SUV에 걸맞게 여유롭다. 앞좌석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뒷좌석은 장거리 이동을 고려한 편안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597리터이며 2열을 접으면 최대 1411리터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트렁크 바닥 아래 90리터 수납공간과 전면 프렁크 23.8리터가 추가된다. 충전 케이블이나 세차용품처럼 자주 사용하지만 트렁크에 그대로 넣기에는 번거로운 물건을 별도로 보관하기 좋다.

    이 부분에서는 볼보자동차 EX90과 공유하는 플랫폼의 장점이 드러난다. 폴스타 3가 퍼포먼스를 강조한다고 해서 가족용 SUV로서의 기본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는 충분한 공간과 편안함을 제공하면서 필요할 때 운전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폴스타 3의 방향이다.

  • 폴스타 3 / 폴스타코리아 제공
    폴스타 3 / 폴스타코리아 제공

    폴스타 3의 핵심인 주행 성능이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거대한 차체를 빠르게 밀어붙였다. 퍼포먼스 트림은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870Nm(89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3.9초다.

    수치만 보면 상당히 공격적인 차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가속감은 의외로 자연스럽다. 초반부터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 운전자를 놀라게 하기보다는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맞춰 출력을 끌어내기 쉽다. 속도가 올라간 이후에도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 없이 꾸준하게 속도를 높인다.

    하지만 스피드웨이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선이 아니라 코너였다. 2.5톤에 가까운 차체인 만큼 물리적으로 가벼운 SUV처럼 움직일 수는 없다. 다만 스티어링을 꺾는 순간 앞머리가 비교적 빠르게 방향을 잡고 뒤쪽 차체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운전자가 차의 크기와 무게를 계속 의식하면서 조작해야 하는 느낌이 적다.

    이러한 특성의 배경에는 후륜 중심의 AWD 시스템이 있다. 폴스타 3는 모든 트림에 영구자석 동기식 후륜 모터를 사용하며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 트림에는 비동기식 전륜 모터를 추가했다. 후륜 중심으로 출력을 배분하면서 50대50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구현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 모터를 분리하는 모터 디스커넥트 기능도 적용된다. 항상 네 바퀴에 힘을 보내기보다 필요한 상황에서만 전륜 모터를 활용해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고려한 방식이다.

    연속된 코너에서는 폴스타 3의 섀시 세팅이 더욱 분명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고성능 SUV는 차체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지나치게 단단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반면 폴스타 3는 코너 진입에서 발생하는 하중 이동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받아낸 뒤 빠르게 자세를 정리한다.

    스티어링을 돌렸을 때 차체가 처음부터 완전히 굳어 있는 느낌보다는 하중이 이동하는 과정이 느껴지고, 이후 차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 방향 전환이 끝난 뒤에는 불필요한 좌우 움직임이 크게 남지 않아 다음 코너를 준비하기 쉽다.

    여기에는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의 역할이 크다. 노면과 차체 움직임을 초당 500회 분석하며 표준, 민첩함, 단단함 등 세 가지 감도를 선택할 수 있다. 고속에서는 차고를 낮춰 공기역학 성능도 높인다.

    강한 제동에서도 비슷한 특성이 이어진다. 가속 이후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 무거운 차체의 하중이 빠르게 전륜으로 이동하지만 차체가 갑자기 무너지는 느낌이 적다. 브레이크에서 코너 진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한다.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도 이런 주행 특성을 뒷받침한다. 퍼포먼스 트림에는 스웨디시 골드 컬러 캘리퍼가 적용되며, 22인치 퍼포먼스 휠과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조합된다.

  • 폴스타 3 / 폴스타코리아 제공
    폴스타 3 / 폴스타코리아 제공

    폴스타 3에는 800V 전기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에는 106kWh NCM 배터리가 탑재되며 최대 350kW DC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2분이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리어 모터 454km, 듀얼 모터 486km, 퍼포먼스 438km다.

    파워트레인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퍼포먼스 외에 리어 모터는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80Nm, 제로백 6.5초다. 듀얼 모터는 544마력과 740Nm를 발휘한다.

    판매 가격은 리어 모터 7790만원, 듀얼 모터 8590만원, 퍼포먼스 9990만원이다.

    폴스타 3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직접 타보니 680마력이라는 숫자보다 2.5톤에 가까운 차체를 다루는 방식이 더 인상적이었다.

    볼보자동차 EX90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서스펜션과 구동 시스템, 스티어링, 브레이크, 휠과 타이어 등을 통해 퍼포먼스 성향을 분명히 드러낸다. 코너에서 무게감은 느껴지지만 이를 억지로 숨기기보다 빠르게 자세를 정리해 다음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결국 폴스타 3의 강점은 단순히 빠른 전기 SUV가 아니라 강력한 힘과 무거운 차체를 운전자가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도록 만든 주행 완성도에 있다.

  • 영상 = 성열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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