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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점유율 90% 넘어도 한적…몰디브 대형 자연섬 리조트의 매력

기사입력 2026.08.28 11:29
객실 아래 스노클링부터 섬 곳곳 해양생물까지…리조트마다 다른 휴양 방식
  • 몰디브는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가 자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머무는 며칠 동안 여행의 대부분이 한 섬 안에서 이뤄지는 만큼 섬의 크기와 객실 수, 동선, 자연환경에 따라 체류 경험이 크게 달라진다.

    국내에서 몰디브는 신혼여행과 커플 여행이 중심으로, 고급 객실에서 조용히 쉬는 럭셔리 휴양을 흔히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늘며 몰디브에서 기대하는 여행 방식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리조트 안에서는 해양 액티비티와 자연 관찰, 다양한 식음 공간과 부대시설을 활용하며 하루를 채울 수 있고, 특히 규모가 큰 자연섬 리조트는 넓은 공간과 다양한 시설을 갖춰 한 섬 안에서도 여러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빌라 파크 전경. 길이 1.6km, 폭 440m의 대형 자연섬 날라구라이도에 리조트 시설과 해변, 라군이 길게 이어져 있다. /빌라 리조트 제공
    하늘에서 내려다본 빌라 파크 전경. 길이 1.6km, 폭 440m의 대형 자연섬 날라구라이도에 리조트 시설과 해변, 라군이 길게 이어져 있다. /빌라 리조트 제공

    이번에 찾은 빌라 나우티카와 빌라 파크는 몰디브에서도 규모가 큰 자연섬에 조성된 리조트로, 최근 한국 여행사를 통한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인 투숙객은 아직 많지 않은 편이다. 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과 러시아, 인도 등의 여행객이 많이 찾고 있다.

    규모가 큰 만큼 붐빌 것 같지만 실제 체감은 달랐다. 방문 당시 두 리조트의 객실 점유율은 각각 96%, 98%로 만실에 가까웠다. 하지만 수영장이나 리셉션, 식사 시간대 일부 레스토랑처럼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벗어나면 다시 한적한 해변과 길이 이어졌다.

    ◇ 빌라 나우티카, 발밑에서 시작되는 산호 정원

    빌라 나우티카는 길이 931m, 폭 201m의 란칸피놀루 섬에 들어선 리조트다.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보트로 약 20분 거리인 이곳에는 바다 위에 세워진 워터빌라, 해변과 맞닿은 비치 풀빌라 등 다양한 유형의 객실 282개가 있다.

  • 빌라 나우티카의 인피니티 풀. 바다와 맞닿은 듯 수면이 경계없이 펼쳐진다. /김정아 기자
    빌라 나우티카의 인피니티 풀. 바다와 맞닿은 듯 수면이 경계없이 펼쳐진다. /김정아 기자

    선착장과 섬을 잇는 데크 끝에는 투명한 바다와 맞닿은 듯 펼쳐진 인피니티 풀이 먼저 눈길을 끈다. 리조트의 중심 공간인 이곳은 해 질 무렵이면 노을빛이 물 위로 번지며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풀과 바 주변에도 사람이 있었지만, 자리를 찾기 어렵거나 붐빈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곳을 벗어나면 다시 조용한 길과 해변이 이어졌다.

    몰디브 리조트의 대표 객실 유형으로 꼽히는 워터빌라는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머문 빌라 나우티카의 워터빌라는 발코니 계단을 몇 걸음 내려가면 곧바로 바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별도의 보트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객실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 빌라 나우티카의 워터빌라는 발코니 계단이 바로 바다와 맞닿아 있다. 객실 앞에는 살아 있는 산호 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어 물색이 짙게 보인다. /김정아 기자
    빌라 나우티카의 워터빌라는 발코니 계단이 바로 바다와 맞닿아 있다. 객실 앞에는 살아 있는 산호 지대가 넓게 펼쳐져 있어 물색이 짙게 보인다. /김정아 기자

    바닷속에는 산호가 촘촘하게 펼쳐져 있어 형형색색의 작은 열대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리조트에서 낚시가 제한돼서인지 물고기들은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는 듯했다. 조수에 따라 물 높이는 조금씩 달라졌지만 머무는 동안에는 대체로 성인 가슴 안팎이었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아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심이었지만, 산호가 촘촘한 만큼 바다에 들어갈 때는 아쿠아슈즈가 필수다.

  • 빌라 나우티카 워터빌라가 이어진 데크. 객실마다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연결돼 있다. /김정아 기자
    빌라 나우티카 워터빌라가 이어진 데크. 객실마다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연결돼 있다. /김정아 기자

    객실과 수영장, 해변 사이 거리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정돈된 분위기의 각 공간은 여유롭게 머물며 시간을 보내기 좋았다. 식음 공간도 다양하다. 워터빌라 투숙객 대상 오버워터 레스토랑 ‘더 라군(The Lagoon)’을 비롯해 해산물·이탈리안·일식 등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7곳과 바 2곳을 운영한다.

  • 빌라 나우티카 해변. 투숙객이 머무는 공간이 넓게 분산돼 있다. /김정아 기자
    빌라 나우티카 해변. 투숙객이 머무는 공간이 넓게 분산돼 있다. /김정아 기자

    해 질 무렵에는 선셋 크루즈를 타고 섬 밖으로 나갔다. 몰디브는 탁 트인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리조트 관계자는 이 일대에서 돌고래를 만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배가 출발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돌고래 떼가 모습을 드러냈고, 약 30분 동안 움직임을 따라가며 유영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리조트가 있는 섬과 바다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 해 질 무렵의 빌라 나우티카 인피니티 풀. /김정아 기자
    해 질 무렵의 빌라 나우티카 인피니티 풀. /김정아 기자

    빌라 나우티카에서는 객실과 바다, 인피니티 풀과 레스토랑을 오가며 한곳에 오래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러웠다. 워터빌라에서 바로 물놀이를 즐기고 싶은 가족은 물론,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커플이나 신혼 여행객에게도 잘 어울릴 만하다.

    ◇ 빌라 파크, 걸음마다 바뀌는 몰디브의 얼굴

    몰디브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자연섬 날라구라이도에 자리한 빌라 파크는 워터빌라와 비치빌라, 2 베드룸 가족형 객실 등 다양한 유형의 객실 462개를 갖추고 있다. 말레에서는 국내선으로 약 17분 이동한 뒤 스피드보트로 약 10분 더 들어가거나, 수상비행기로는 약 35분 이동하면 된다.

  • 빌라 파크 섬 중앙에는 섬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열대 식생이 넓게 펼쳐져 있다.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 섬 중앙에는 섬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열대 식생이 넓게 펼쳐져 있다. /김정아 기자
    리조트에 들어서면 넓게 열린 리셉션과 대형 레스토랑, 여러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에서부터 섬의 규모가 느껴진다. 섬 중앙에는 울창한 열대 식생이 이어지고,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숲길과 해변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길이 1.6km, 폭 440m에 달하는 큰 섬인 만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투숙객도 많다.
  • 빌라 파크 워터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모습.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 워터빌라 앞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모습.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의 수중 환경은 빌라 나우티카와는 사뭇 달랐다. 워터빌라 아래로는 흰 산호모래 바닥이 넓게 펼쳐져 있어 수영장에서나 볼 법한 비현실적인 에메랄드빛 물색을 뽐냈다. 살아 있는 산호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처음에는 물고기도 많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내 은빛 물고기 떼와 작은 열대어, 일렁이는 물결에 가늘고 긴 몸을 숨긴 트럼펫피시 등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생물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바닥 곳곳에 있는 어른 팔뚝만 한 해삼도 또 다른 독특한 풍경을 만들었다.

    빌라 파크는 같은 섬에서도 장소와 시간대에 따라 보이는 생물이 달라 이동 자체가 작은 관찰 여행이 됐다. 별도의 해양 투어를 나가지 않아도 식사하러 가거나 객실로 돌아가는 길에 서로 다른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이곳의 특징이다.

  • 빌라 파크 ‘서던 스타(Southern Star)’ 앞 얕은 해변에는 저녁이면 가오리 무리가 나타난다.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 ‘서던 스타(Southern Star)’ 앞 얕은 해변에는 저녁이면 가오리 무리가 나타난다. /김정아 기자
  • 같은 해변에서 아침이면 검은 지느러미 끝이 눈에 띄는 작은 상어 떼를 볼 수 있다. /김정아 기자
    같은 해변에서 아침이면 검은 지느러미 끝이 눈에 띄는 작은 상어 떼를 볼 수 있다.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가 있는 남아리 환초 일대에는 남아리 해양보호구역(SAMPA)이 자리한다. 이곳은 고래상어를 비롯해 만타가오리와 거북이, 여러 종류의 상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워터빌라 주변에서는 아침마다 유영하는 거북이를 볼 수 있었고, 저녁의 레스토랑 ‘선 스타(Sun Star)’ 앞에는 몸집이 큰 상어와 가오리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뤘다. ‘서던 스타(Southern Star)’가 있는 얕은 해변에는 아침이면 검은 지느러미 끝이 눈에 띄는 작은 상어 떼가, 저녁에는 커다란 가오리 무리가 나타났다. 선착장 옆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 폰틸레(Al Pontile)’ 주변에서는 먼바다에서나 만날 것 같았던 만타가오리까지 볼 수 있었다.

  • 저녁이면 빌라 파크 ‘선 스타’ 앞에 상어와 가오리들이 모여든다. /김정아 기자
    저녁이면 빌라 파크 ‘선 스타’ 앞에 상어와 가오리들이 모여든다. /김정아 기자

    대형 리조트답게 섬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활동과 부대시설도 폭넓다. 의사 2명이 상주하는 의료시설과 아이 돌봄 시설, 각종 스포츠 시설과 스파, 다이빙 센터까지 갖췄다.

    섬 중앙에는 목조 데크와 좌석으로 꾸며진 레스토랑 ‘제로(ZERO)’가 있다. 울창한 나무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섬 한가운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깊은 정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에는 토마토와 가지, 파파야 등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는 공간도 마련돼 있으며, 이곳에서 기른 채소는 식당 재료로도 사용된다.

  • 빌라 파크 섬 중앙의 레스토랑 ‘제로(ZERO)’. 울창한 식생 사이에 목조 식사 공간이 자리한다. /김정아 기자
    빌라 파크 섬 중앙의 레스토랑 ‘제로(ZERO)’. 울창한 식생 사이에 목조 식사 공간이 자리한다. /김정아 기자

    넓은 섬에 숙박시설과 식음 공간, 자연환경이 흩어져 있어 한 리조트 안에서도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 다양했다. 수영장과 리셉션, 식사 시간대 일부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제법 모였지만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붐비지는 않았다. 이들 공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다시 한적한 숲과 해변이 펼쳐졌다. 한곳에 머물러 쉬다가도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다른 풍경과 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빌라 파크의 가장 뚜렷한 특징이었다.

  • 해 질 무렵의 빌라 파크. 워터빌라와 해변이 노을빛에 물들고 있다. /김정아 기자
    해 질 무렵의 빌라 파크. 워터빌라와 해변이 노을빛에 물들고 있다. /김정아 기자

    ◇ 같은 ‘올인클루시브’라도 포함 범위는 달라

    이번 일정에서는 두 리조트 모두 올인클루시브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기본 식사와 음료는 물론 일부 레스토랑과 장비 대여, 액티비티까지 포함돼 있어 매번 비용을 따지지 않고 섬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몰디브 리조트는 식재료와 생활 물자 상당수를 외부에서 들여오는 만큼 물가가 높은 편이다. 이런 환경을 고려하면 올인클루시브는 제법 경제적인 선택이다.

    다만 ‘올인클루시브’라는 이름만 보고 모든 서비스가 포함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용 가능한 레스토랑과 음료 종류, 미니바, 스노클링 장비, 해양 액티비티의 범위는 상품과 조건에 따라 다르다. 같은 리조트라도 어떤 상품으로 예약했느냐에 따라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어 사전에 포함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형 자연섬 리조트의 매력은 단순히 객실과 시설이 많다는 데 있지 않았다. 점유율이 90%를 훌쩍 넘어도 넓은 공간에 시설이 분산돼 한적함을 유지했고, 객실 앞바다에서 느긋하게 쉬거나 숲과 해변을 오가며 새로운 풍경을 찾아다니는 것도 자유였다. 많은 사람이 함께 머물면서도 각자의 공간을 확보하고, 한 섬 안에서 여러 모습의 몰디브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대형 자연섬 리조트가 가진 매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