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제형특허에는 권리범위확인심판…SC 큐렉스 미국 특허는 2043년까지
국내 키트루다 매출 5481억원…IV 바이오시밀러 시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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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잇따라 뛰어들었다. 2028년 국내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2032년까지 존속하는 제형특허와 빠르게 성장하는 피하주사(SC) 제형 등이 시장성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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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CT-P51’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에 앞서 지난 7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허가 경쟁의 배경에는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가 있다. MSD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10-K)에 따르면 키트루다의 핵심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2028년, 유럽에서 2031년 만료된다. 국내에서도 식약처 특허목록에 등재된 물질특허가 2028년 6월 13일 만료될 예정이다.
물질특허 만료 이후 조기 시장 진입을 준비하기 위한 특허 대응도 이미 시작됐다. 국내에는 ‘인간 프로그램화된 사멸 수용체 PD-1에 대한 항체의 안정한 제제 및 관련된 치료’라는 제형특허가 2032년 3월 29일까지 존속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6일, 알보젠코리아와 셀트리온은 19일 각각 이 특허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자사 제품이 해당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셀트리온은 키트루다의 글로벌 시장 규모를 강조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약 44조원 규모의 글로벌 키트루다 시장 공략을 위해 CT-P51의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시장 규모보다는 “국내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을 조속히 제공”하겠다는 점을 SB27의 의미로 내세웠다.
다만 44조원은 셀트리온이 제시한 오리지널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 규모다. 두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는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는 구체적인 매출이나 목표 점유율은 제시되지 않았다.
◇ 국내 키트루다 시장, 최근 수년간 성장세
국내 키트루다 매출은 2022년 2396억원에서 2023년 3987억원으로 증가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2024년 4839억원에서 2025년에는 5481억원으로 13.3% 늘었다.
올해부터 건강보험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 지난해까지 4개 암종 7개 치료요법이었던 급여 범위에 위암·자궁내막암·자궁경부암 등이 추가되면서 13개 암종 18개 치료요법으로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급여 확대에 따라 수혜 환자가 6680명 늘고 연간 예상 청구액이 2384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가 급여 확대에 따라 추산한 예상 청구액 증가분으로, 2025년 매출 5481억원과 직접 합산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점유율이 유지된 사례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소개한 분석에 따르면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2년 이후에도 오리지널 점유율이 87%대였고,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도 60% 안팎을 유지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이들 제품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처방과 급여 구조가 달라 기존 사례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향후 점유율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 물질특허 만료 앞두고 SC 키트루다는 성장
또 다른 변수는 MSD의 SC 제형 전환이다. 국내 기업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큐렉스’는 기존 정맥주사(IV) 방식 대신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제품으로, 투여 시간을 기존 약 30분에서 1~2분으로 줄였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올해 2분기 4억6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MSD가 지난 4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수치다. 앞서 알테오젠이 공개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6월 도매취득가격(WAC) 기준 큐렉스는 IV와 SC를 합한 키트루다 제품군의 약 9%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월 7%보다 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SC 제형은 기존 IV 키트루다와 별도의 특허로 보호된다. MSD의 연차보고서에는 큐렉스의 미국 특허 만료 시점이 2043년으로 기재돼 있다. 유럽에서는 현재 2031년으로 기재돼 있지만 MSD는 출원 중인 특허가 등록될 경우 2040년까지 보호기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국내에서 심판을 청구한 2032년 만료 제형특허와는 별개의 문제다. 국내 제형특허는 두 회사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특허 대응과 관련된 사안이지만, 큐렉스 특허는 SC 제품 자체의 특허 보호와 관련돼 있다. MSD가 연차보고서에서 공개한 큐렉스 특허 만료 시점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기준으로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은 기존 IV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다. 이에 따라 2028년 국내 물질특허 만료 이후에도 SC 제형으로의 전환 속도는 향후 두 회사가 공략할 수 있는 IV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를 좌우할 변수다.
◇ 삼성·셀트리온 국내 허가 절차 돌입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개국 16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과 14개국 55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지난 7일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은 완전 절제술을 받은 흑색종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를 근거로 지난 24일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미국에서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06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키트루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2028년 물질특허 만료만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시장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는 2032년까지 존속하는 제형특허를 둘러싼 심판이 시작됐고, 별도 특허로 보호되는 SC 제형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결국 두 회사의 실제 매출 규모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시점에 남아 있는 IV 시장 규모와 시장 진입 이후 확보할 점유율에 달려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