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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호텔 법정 최고 5등급 넘어선 '셀프 별달기' 소비자 혼란

기사입력 2026.08.2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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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성급 하이엔드 호텔로의 재탄생."

    50년 전통의 더 플라자가 최근 대규모 리모델링 계획을 발표하며 내건 문구다. 개관 50주년을 맞아 3년에 걸쳐 최고급 스위트 중심으로 객실을 재편하고 세계적 수준의 파인다이닝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인데, 정작 눈길을 끈 것은 시설 계획보다 '7성급'이라는 단어였다. 국내 호텔업계의 법정 등급을 뛰어넘는 '셀프 별 달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호텔업 등급은 1성부터 5성까지, 딱 5단계로만 구분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인 '호텔업 등급결정업무 위탁 및 등급결정에 관한 요령'에도 5성을 넘어서는 등급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6성급이든 7성급이든, 법령과 제도권 어디에도 없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법적 근거가 없는 이 '별'은 호텔·리조트 개관 보도자료와 하이엔드 주거 분양 광고에서 꾸준히 등장해 왔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됐던 곳은 롯데다. 2017년 문을 연 시그니엘 서울은 개관 초기부터 '국내 최초 6성급 호텔'을 표방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0년 부산 해운대에 두 번째 시그니엘이 문을 열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롯데호텔 측은 개관 홍보자료에서 시그니엘 부산을 '아시아 최고의 6성급 호텔'로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6성급'을 자처했던 시그니엘 서울은 이후 체면을 구겼다. 호텔업계의 '미쉐린 가이드'로 불리는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평가에서 4성에 머물다가, 2025년에는 그보다 낮은 '추천(Recommended)' 등급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평가 대상 호텔 중 유일하게 등급이 하락한 사례였다.

    '6성급' 남발은 정식 호텔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광진흥법상 등급 심사 대상은 관광호텔업·수상관광호텔업·한국전통호텔업·가족호텔업·소형호텔업·의료관광호텔업 등 '호텔업'으로 등록된 업종에 한정된다. 반면 부산 엘시티 더 레지던스처럼 취사 시설을 갖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이나, 제주 더 시에나 리조트 같은 '휴양콘도미니엄(리조트)'은 애초에 법률상 호텔업이 아니어서 등급 심사 대상 자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분양 당시 '국내 최초 6성급 브랜드 레지던스'를 내세웠고,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도 분양 홍보 시 '6성급'을 명시했다. 더 시에나 리조트 역시 '7성급'을 자칭하며 프리미엄 휴양시설로 홍보했다. 심사 대상도 아닌 시설들이 마치 공인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든 셈이다.

    흔히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는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역시 공인 평가와는 무관하다. 1999년 이 호텔을 취재한 한 영국 기자가 감탄 섞인 표현으로 '7성급'이라 쓴 것이 별칭으로 굳어졌을 뿐,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스스로를 '5성 디럭스(Deluxe) 호텔'로 소개한다.

    문제는 이런 '가짜 별'의 대가를 결국 소비자가 치른다는 점이다. 공인 등급 여부조차 모호한 '6성급·7성급' 수식어는 객실료와 분양가를 부풀리는 명분으로 쓰이기 쉽다. 업계에서는 "단순 마케팅용 수식어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광고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투명한 정보여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새로운 프리미엄 숙박·주거 시설이 등장할 때마다 '6성급', '7성급' 마케팅은 관행처럼 되풀이된다. 언론 역시 이러한 과장 홍보 문구를 검증 없이 받아쓰는 관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진정한 럭셔리와 하이엔드의 품격은 법에도 없는 '별 하나 더 얹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의 섬세한 디테일과 진정성 있는 환대(Hospitality) 서비스만이 숙박업의 진짜 가치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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