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3억원 대여금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 개선
장기 적자 에이본 정리…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북미 사업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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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2019년 1450억원을 들여 인수한 북미 화장품 직접판매 업체 더에이본컴퍼니(The Avon Company)를 84억원에 매각한다. 실적 부진이 이어진 에이본을 정리하고 북미 사업을 자체 브랜드와 리테일·디지털 채널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24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종속회사인 LG H&H USA는 보유 중인 더에이본컴퍼니 지분 100%(6000만100주)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에 600만달러(약 83억5800만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오는 9월 1일이다.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는 에이본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Regent)의 관계사다.
매각에 앞서 LG생활건강은 에이본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전환도 단행했다. LG H&H USA는 에이본에 대여했던 2억550만달러(약 2863억원)를 자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누적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에이본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매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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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서버러스로부터 에이본 지분 100%를 약 1450억원에 인수했다. 북미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었지만, 화장품 유통 환경이 온라인과 리테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통적인 방문판매에 의존한 에이본의 경쟁력은 약화됐다. 지난해에도 3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본의 자산총계는 2638억원, 부채총계는 3999억원으로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361억원에 달했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대여금을 출자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매각을 결정했다.
1450억원에 인수한 사업을 7년여 만에 84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출자전환은 기존 채권을 자본으로 바꾸는 거래인 만큼 인수 금액과 매각 대금만으로 회계상 손실 규모를 단순 계산하기는 어렵다.
에이본을 정리한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 빌리프, CNP 등 자체 뷰티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사업을 리테일·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한다.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한 205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중국 매출(1760억원)을 넘어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브랜드 중심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결정”며 “리테일 및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해 북미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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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증권가는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재배분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한화투자증권도 이번 매각을 LG생활건강의 북미 사업이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LG생활건강은 과거 에이본을 북미 유통망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닥터그루트와 CNP,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