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

[인터뷰]민트빛 바다 신혼여행지 ‘몰디브’ 개척자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

기사입력 2026.08.20 15:41
“당시 국내서 1%도 모르는 여행지, 신용으로 리조트 오너와 신뢰 쌓아 개척”
  • “모히토 가서 몰디브나 한잔하자.”

    2015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안상구(이병헌)가 던진 이 대사는 지금도 유행어처럼 회자한다. 그만큼 이제 몰디브는 한국인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국내 몰디브 여행 개척자인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이 처음 이곳을 찾았던 1980년대 후반만 해도 사정은 전혀 달랐다. 당시 스리랑카에서 사업을 하던 그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몰디브를 찾았다가 수백 마리의 날치가 날고 돌고래가 뛰는 바다에 매료됐고, 이후 여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당시 국내에는 몰디브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1%도 모르는 여행지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 /김정아 기자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 /김정아 기자

    그는 1990년부터 국내에 몰디브 여행을 소개했고, 1997년부터는 신혼여행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몰디브 여행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몰디브로 향하는 항공 노선이 다양해졌고, 여행객을 맞는 리조트도 크게 늘었다. 2025년에는 224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디브를 찾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3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여행하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사람들이 몰디브를 찾는 이유까지 달라졌을까? ‘몰디브 여행 1세대’ 최 회장에게 지난 30여 년간 달라진 것과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물어봤다.

    ◇ 변하지 않는 매력은 ‘자연’

    몰디브의 매력을 묻자 최 회장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화려한 리조트도, 고급 객실도 아닌 자연환경이었다. 그는 그중에서도 섬 주변으로 펼쳐진 투명한 바다와 푸른빛 라군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몰디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산호섬 특유의 수중 환경이 다른 휴양지와 몰디브를 가르는 핵심이라며, 보라보라처럼 화산 지형이 두드러진 휴양지와 달리 몰디브는 평평한 산호섬이 이어져 있어 바다 위 풍경뿐 아니라 물속에서 만나는 풍경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몰디브에서는 리조트와 맞닿은 바다에서 산호초와 다양한 해양생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최 회장이 30여 년이 지나서도 몰디브의 핵심 매력으로 자연환경을 꼽는 이유다.

    객실은 새로 지어지고 시설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라군과 수중 환경은 여전히 몰디브를 찾게 만드는 핵심 매력으로 남아 있다.

    ◇ 다양한 항공 노선, 리조트 선택지 많아져

    자연은 그대로지만, 가는 방법은 크게 달라졌다. 최 회장이 지난 30여 년 사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꼽은 것도 접근성과 선택지다.

    그는 “전에 비해 오는 게 많이 편리해졌다”며 “항공편이 많이 늘어났고 공항 시설도 많이 변했다. 리조트도 많이 늘어나 선택할 곳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리조트가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고, 식음료와 서비스 수준도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몰디브까지 걸리는 비행시간 자체가 짧아진 것은 아니다. 대신 다양한 항공편과 경유 노선이 생기면서 여행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아졌다. 최 회장은 “비행시간은 똑같다. 루트가 여러 개 생겼다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리조트 선택지도 크게 늘었다. 몰디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83년 리조트는 51곳이었다. 몰디브 통화당국(Maldives Monetary Authority·MMA)의 최신 통계에서는 2025년 12월 운영 중인 리조트가 178곳으로 집계됐다. 40여 년 사이 3배 넘게 늘었다.

    조용히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다양한 식당과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은지, 스노클링과 수중 환경을 중요하게 보는지에 따라 적합한 리조트도 달라진다. 리조트 선택지가 늘면서 몰디브를 여행하는 방식 역시 한층 다양해진 셈이다.

  •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이 빌라 파크 다이빙센터에서 몰디브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와 해양생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김정아 기자
    최승무 아너스클럽투어 회장이 빌라 파크 다이빙센터에서 몰디브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와 해양생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김정아 기자

    ◇ 여전히 허니문·커플이 중심

    여행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한국인의 몰디브 여행 수요는 여전히 신혼여행과 커플 여행 중심이다. 최 회장은 최근 가족 여행객도 늘고 있다며 “옛날에는 가족 여행이 아예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접근성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한국 여행객에게는 여전히 긴 이동시간이 부담이다. 현재 한국에서 몰디브까지 직항편은 없어 경유가 필요하며, 최단 이동시간도 11시간 안팎이다.

    최 회장은 직항 노선 개설을 한국 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며, 직항편이 생기면 한국 여행객의 이동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다시 몰디브를 선택한 이유

    2013년 현장을 떠났던 최 회장은 최근 다시 몰디브 여행 사업을 재개했다. 오랜 기간 현지에서 쌓은 신뢰와 리조트 오너들과의 관계는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는 “그동안 쌓아놓은 신뢰도, 신용이 있고 리조트 오너들과도 관계가 있다”며 “쌓아놓은 게 있기 때문에 다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많은 여행지 가운데 왜 다시 몰디브였느냐고 묻자, 답은 결국 30여 년 전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던 순간으로 돌아갔다.

    “그게 바로 여기에 있는 자연환경이에요.”

    그동안 몰디브로 가는 길은 많아졌고, 머물 수 있는 리조트와 즐길 거리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몰디브를 선택한 이유는 30여 년 전 처음 마주했던 맑은 라군과 그 아래 펼쳐진 수중 세계, 결국 자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