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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집에서 복약 여부와 증상, 컨디션을 기록한다. AI는 환자가 입력한 정보와 날씨 등 환경 요인을 바탕으로 생활 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이 기록은 의료진용 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연결된다.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 ‘KHF 2026’에서는 진단 이후 환자의 일상과 회복 과정까지 한층 넓어진 의료 AI의 적용 범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예후 관리부터 모니터링, 치료·재활까지 활용 방식도 다양해진 모습이다.
◇ 진료실 밖으로 이어지는 AI 관리
의료 AI의 활용 범위 확대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곳은 디지털헬스케어 특별관이었다. 현장에서는 질환을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병원 밖에서 자신의 상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개발 단계의 솔루션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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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이 개발 중인 ‘더마 에이전트(Derma Agent)’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예후관리 서비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닥터앤서 3.0’ 사업의 연구 결과물로, 생물학적 제제를 자가 주사한 뒤 첫 16주 평가까지 이어지는 기간 동안 환자의 복약·증상·일상 기록을 관리하고 진료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환자용 화면에는 날씨와 일정 등을 반영한 생활 관리 체크리스트와 질환 관련 질문에 답하는 기능이 구현돼 있으며, 증상이 심해질 경우 빠른 진료를 안내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렇게 수집된 기록은 환자 앱에만 머무르지 않고 의료진용 ‘더마 인덱스(Derma Index)’와 연계된다. 의료진은 날짜별 증상 변화, 복약 기록, 환자 일상 데이터와 특이 사항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병원 밖에서 축적된 생활 데이터가 이후 진료로 다시 이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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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특별관에서는 사운더블헬스코리아와 아크릴이 함께 개발 중인 전립선비대증 예후·자가관리 서비스도 소개됐다. 업체 관계자는 “6개월에 한 번 내원하는 환자가 복약 관리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이 서비스가 직접 치료하기보다 병원 방문 사이의 자가관리를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복약과 수분 섭취, 배뇨 기록을 관리하고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로 상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증상이나 생활 관리 방법을 물을 수 있는 대화형 질의응답 기능도 구현됐다.
아토피피부염과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이 두 사례는 의료 AI의 역할이 병원 안의 진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으로 넓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 선별·진단에서 치료·재활까지
이 같은 변화는 기업들의 전시 구성에서도 확인됐다. 대웅제약은 12개 디지털헬스 기업과 함께 ‘대웅 얼라이언스(DAEWOONG Alliance)’를 구성했다. 회사는 “의료 현장의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한다”며 파트너사 솔루션을 ‘선별·진단’, ‘검사·모니터링’, ‘치료·재활’의 세 영역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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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스에서는 예측 예방, 진단, 치료, 모니터링·사후관리, 진료 효율화의 5개 존으로 기술을 세분해 배치했다. 질환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기술뿐 아니라 디지털 치료, 환자 모니터링, 보행·근골격계 재활, 의무기록 자동화 기술까지 한 공간에 놓였다. 치료·재활 영역에는 에버엑스의 근골격계 디지털 치료 솔루션과 휴로틱스의 웨어러블 보행 재활 로봇, 올쏘케어의 ANAPA 등이 소개됐고, 모니터링 영역에서는 아이쿱의 병원용 다수 환자 연속혈당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CGM LIVE’ 등이 전시됐다.
이 가운데 ANAPA는 기능평가부터 재활, 이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ANAPA PS’는 AI 기반 근골격계 기능평가, ‘ANAPA ME’는 환자용 재활치료 앱으로 구성되며, 의료진은 웹 기반 포털에서 재활 현황과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올쏘케어 관계자는 기능 평가용 ANAPA PS가 상급종합병원 등 약 25곳에서 파일럿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 방향은 뚜렷해졌지만, 효과는 별도 검증
KHF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뿐 아니라 개발·임상·실증 단계의 기술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다. 이번 전시의 의미 역시 모든 솔루션이 당장 의료 현장에 정착했다는 데 있지 않다. 개발 중인 기술까지 포함해 의료 AI가 어디까지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지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데 있다.
실제 구현 수준은 기술마다 달랐다. 일부 솔루션은 의료기기 인증이나 임상을 거쳐 파일럿 사용 단계에 들어갔지만, 일부는 아직 개발·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환자가 일상에서 생성한 정보가 진료 판단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생활 관리나 재활을 지원하는 AI가 임상적 결과를 개선하는지, 기존 병원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는 각각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띈 변화는 의료 AI의 경쟁 축이 진단 정확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을 찾아내느냐에 더해, 진단 이후 환자의 일상과 회복 과정에서 실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까지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