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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 채를 부부가 공동명의로 갖고 있는데 왜 다주택자와 같은 세금을 내야 하나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둘러싸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지난 4일 입법예고된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11일 정오 기준 40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공동명의 1주택에 대한 항의가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하다. 부부가 집 한 채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데, 세법상 일부 항목에서는 다주택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부부 공동명의는 대표적인 주택 절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종부세가 인별 과세 방식이기 때문에 부부가 주택 지분을 나눠 보유하면 각각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부부 합산 18억원까지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어 단독명의 1주택자의 12억원보다 유리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정부는 단독명의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대신, 그 외 주택 보유자의 기본공제를 '4억원+5억원×전체 보유 주택 중 실거주 주택 가격 비중'으로 바꾸기로 했다.
문제는 이 기준이 공동명의 1주택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한 채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다면 각자 기본공제는 4억원으로 줄어든다. 부부 합산 공제액이 기존 18억원에서 8억원으로 감소하는 셈이다. 같은 집 한 채를 갖고 있어도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액이 크게 달라진다.
여기에 2028년부터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문제가 된다. 단독명의 1주택자는 70%를 적용받지만, 공동명의 1주택자는 다주택자와 같은 80%가 적용될 수 있다.
정부가 공동명의 부부에게 아무런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부부 중 한 명을 납세의무자로 정해 단독명의 1세대 1주택자 특례를 적용받는 방법이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SNS를 통해 "부부 공동명의에 대해 다주택자로만 과세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각자의 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바로 이 선택이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주택 공시가격과 부부 지분율은 물론 연령, 실거주 여부와 기간 등을 따져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 계산해야 한다. 올해는 공동명의가 유리했다가 내년에는 단독명의 특례가 유리할 수도 있다. 결국 매년 세금을 계산해 보고 특례를 신청할지 말지를 판단해야 한다.
납세자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택 보유자가 매년 세법을 공부하고 두 가지 과세 방식을 비교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선택권이 편의를 높이는 제도가 아니라 납세자에게 계산과 판단의 책임을 떠넘기는 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부 공동명의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편법이 아니다. 맞벌이 가구가 늘고 부부가 함께 재산을 형성하는 것이 일반화하면서 보편적인 주택 소유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정부들도 증여·상속과 보유세 등 여러 세목에서 공동명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공동명의 1주택자에게 다주택자와 유사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납세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실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집 한 채를 가진 부부의 공제액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는 제도의 취지와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을 만든다.
재산세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재산세에서는 공동명의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이면 1주택자 기준을 적용한다.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의 과세 체계가 다르다는 설명은 가능하지만, 같은 집 한 채를 가진 납세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차이다.
물론 세제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주택자의 비거주 주택 보유에 세 부담을 높이려는 정책적 목적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정책 대상과 실제 피해자가 일치하느냐는 것이다.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를 겨냥한 제도가 집 한 채를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한 가구까지 불필요하게 압박한다면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세금을 줄이기 위해 편법을 쓴 것이 아니라 장기간 거주하거나 정상적으로 재산을 공동 형성한 가구까지 복잡한 셈법을 요구받는다면 제도의 수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법은 복잡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함 자체가 정교한 제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납세자가 자신의 상황을 놓고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 매년 세무사에게 문의해야 한다면 좋은 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정부가 국민에게 선택권을 줬다고 설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납세자가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부부가 집 한 채를 공동으로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주택자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정부와 국회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세금은 거둬야 하지만, 납세자가 제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가 함께 마련한 집 한 채를 두고 매년 세금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제도라면, 그것부터 손질할 필요가 있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