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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만도 20대 하청 노동자 끼임 사망…HL만도 "중대재해법 대상 아니다" 문건 논란

기사입력 2026.08.13 14:17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아니라는 취지 문건 유가족 전달 논란
고용노동부, 원청인 HL만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 열어두고 조사
  • HL만도 CI / HL만도 제공
    HL만도 CI / HL만도 제공

    자동차 부품업체 HL만도 평택공장에서 20대 하청 노동자가 설비 점검 중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절차 운영체계를 보완하겠다는 내용의 회의록을 허위로 기재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가족에게는 사고를 낸 하청업체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의 사고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은 회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작업 재개 중단과 유가족 개별 접촉 금지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는 지난달 22일 낮 12시 48분께 경기 평택시 포승읍 HL만도 공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기계 보수업체 소속인 20대 노동자 고(故) 김승모씨는 블록 가공 탱크를 점검하던 중 탱크와 벽 사이에 끼였다. 김씨는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13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작업자가 설비를 점검하던 중 다른 작업자가 기계를 작동시킨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기계 불시 가동'을 막기 위한 안전 절차가 제대로 마련돼 있었는지, 실제 작업 현장에서 해당 절차가 지켜졌는지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HL만도가 사고 이후 안전 절차 운영체계를 보완하겠다는 내용의 회의록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지만, 해당 회의록의 일부 내용이 실제와 다르게 기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가 이뤄진 것처럼 회의 내용을 작성해 제출했다는 것이 노동조합과 유가족 측의 주장이다.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사고 이후 회사의 안전관리 개선 조치와 관계 기관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의록 작성 경위와 실제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은 관계 당국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가족에 대한 회사 측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HL만도 법률대리인은 최근 유족에게 김씨가 소속된 하청업체가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도 아니라는 취지의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하청업체의 근로자 수만으로 원청인 HL만도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회사가 책임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원청인 HL만도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하청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원청에 대해선 산안법과 중처법 위반 여부를 함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는지를 따지는 법이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할 수 있어, 이번 사고 역시 원청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해당 공정에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과 노동부는 사고 당시 작업 과정에서 설비가 어떤 경위로 작동했는지, 안전장치와 작업 절차가 적절했는지, 원·하청 간 안전관리 및 작업 지휘 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노동계는 사고 이후 회사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금속노조는 위험 설비에 대한 작업 재개 시도를 중단하고, 유가족에 대한 회사의 개별 접촉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금속노조는 HL만도 측 관계자가 지난 11일 오후 8시께 고 김승모씨의 유족이 일하는 일터까지 찾아가 개별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를 유족에 대한 회유 시도로 규정하며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공식적인 논의 대신 유족을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노동조합 앞에서는 문제 해결을 거부하고, 뒤에서는 유족을 회유하는 행태"라며 회사 측을 비판했다. 또한, 김현욱 HL만도 CSO 겸 CLO의 사퇴와 함께 정몽원 회장, 조성현 대표이사가 사고 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가족과 노동조합 측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업장에서 위험 설비를 점검하는 과정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계 불시 가동 방지 절차가 제대로 마련·운영됐는지, 작업자 간 의사소통과 설비 안전장치에 문제가 없었는지, 원·하청 간 작업 지휘와 안전관리 체계가 적절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HL만도 관계자는 회사가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에 대해 "노사 협의 아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서면으로 대체했다"며,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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