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 점포 혁신·전략적 투자로 하반기 경쟁력 강화
고유가·환율 등 여행객 유입 변수도…호황을 지속 성장으로 바꿔야
-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명품·패션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결과 백화점업계가 침체된 시장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올해 2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외국인 소비가 늘어난 데다 주요 상품군의 판매도 살아난 영향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패션·리빙·식품 등 주요 장르가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다만 업계가 실적 호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고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감안해서 하반기 전략을 짜야한다. 3사가 실적이 개선된 시기에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 해외 사업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이유다.
◇ 외국인이 끌고 주요 상품군이 밀었다…3사 본업 나란히 호조
롯데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늘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도 1197억원으로 84.0% 증가했다.
국내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의 집객이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 매출도 증가했다. 패션을 중심으로 전 상품군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백화점 영업이익은 1123억원으로 77.6% 늘었다.
-
해외 사업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분기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전년보다 309.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법인 합산 기준 2분기 총매출 2조170억원, 영업이익 10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53.5% 증가한 수치다. 명품 매출이 35% 늘었고 패션(10.1%), 리빙(16.6%), 식품(13.7%) 등 주요 장르도 고르게 성장했다.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58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순매출은 6438억원,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58.6% 늘었다. 백화점 부문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외국인 고객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각각 134%, 131% 증가했다.
-
3사의 실적을 끌어올린 동력은 비슷하지만 대응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롯데는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상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의 국적과 소비 품목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호황 때 더 움직인다…3사, 하반기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
백화점 3사는 2분기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하반기에도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이어가는 동시에 외국인과 젊은 고객 등 신규 수요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을 중심으로 타운화(Townization) 전략을 고도화한다. 롯데타운 명동의 영플라자 외관에는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구축하고 주요 동선도 새롭게 꾸민다.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관광 랜드마크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인천점은 세 번째 롯데타운으로 육성한다. 8월 초 전관 리뉴얼을 마친 노원점과 하반기 오픈 예정인 청량리점 신관을 통해 동북권 집객력도 높인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 등 계열사 연계 마케팅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점포별 상권에 맞춘 브랜드와 콘텐츠 강화에 집중한다. 하반기 대구신세계 해외 럭셔리 디자이너 의류 전문관을 시작으로 하남점 여성패션 전문관, 천안아산점 하이퍼그라운드를 차례로 선보인다.
젊은 고객 확보에도 힘을 싣는다. 상반기 신규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45%에 달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리뉴얼을 통해 젊은 고객과 외국인 등 신규 고객 유입을 이어갈 계획이다.
-
현대백화점도 주요 점포 리뉴얼에 나선다. 더현대 서울 식품관 개편에 이어 무역센터점 식품관과 현대아울렛 동대문점도 손본다.
신규 출점과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 2027년 더현대 부산을 시작으로 2028년 경산 프리미엄 아웃렛, 2029년 더현대 광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온·오프라인 사업도 확대해 성장 기반을 넓힌다.
3사의 전략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신규 사업을 통해 올해 유입된 외국인과 신규 고객을 붙잡겠다는 것이다.
관건은 외국인 특수를 일회성 호재에 그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환율과 경기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외국인 소비가 달라질 수 있는 데다, 올해 외국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내년에는 높은 기저 부담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명품에 집중된 외국인 소비를 K-패션·뷰티·식음료 등으로 넓히고, 점포 경쟁력과 콘텐츠를 강화해 재방문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2분기 호실적으로 확보한 투자 여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하반기 이후 성적을 가를 전망이다. 외국인과 명품 소비가 이끈 실적 개선을 핵심 점포 리뉴얼과 해외 사업 확대로 연결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백화점 3사의 과제로 떠올랐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