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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션캠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했다. 한때 액션캠의 대명사는 곧 고프로였지만 지금은 DJI와 인스타360이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 잡았다. 손 떨림 보정과 화질은 상향 평준화됐고, 소비자들은 단순히 "튼튼한 액션캠"보다 콘텐츠 제작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여행과 스포츠 기록을 넘어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 제작이 일상화되면서 액션캠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고프로가 내놓은 신제품 '미션 1' 시리즈는 기존 HERO 시리즈의 후속작이라기보다 새로운 플랫폼에 가깝다. 고프로는 지난 5월 미션 1 PRO, 미션 1 PRO ILS, 미션 1 등 3개 모델을 공개했다. 특히 PRO ILS는 Micro Four Thirds(MFT) 렌즈 교환 시스템을 적용하며 액션캠의 영역을 한 단계 확장했다.
미션 1 시리즈는 5000만 화소 1인치 이미지 센서와 GP3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최대 8K 60fps, 4K 240fps, 1080p 960fps 촬영을 지원한다. 10비트 컬러와 GP-Log2, 최대 14스톱 다이내믹 레인지, 32비트 플로트 오디오, 오픈게이트 촬영 등 사양만 보면 액션캠보다 소형 시네마 카메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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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는 순간 느껴지는 변화
처음 제품을 꺼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HERO가 아니다"였다.
외형은 여전히 고프로 특유의 직사각형 디자인을 유지하지만 손에 쥐는 순간 무게감과 존재감이 확실히 달라졌다. 더 커진 렌즈와 돌출된 셔터 버튼, 탈착식 렌즈 후드는 단순히 몸에 부착해 기록하는 액션캠이 아니라 '촬영 장비'라는 인상을 강하게 만든다. 기존 HERO 시리즈가 가볍고 민첩한 스포츠 장비에 가까웠다면, 미션 1은 보다 진지하게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라는 성격이 느껴졌다.
한 손 조작은 가능하지만 HERO 시리즈처럼 장시간 가볍게 들고 다니는 느낌은 아니다. 대신 그립감은 안정적이었고, 셔터 버튼은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쉽게 구분될 만큼 돌출돼 있어 야외 촬영에서 조작성이 좋았다. 2.59인치 OLED 후면 디스플레이는 밝은 낮에도 시인성이 뛰어났으며, 전면 LCD를 통해 촬영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활용도가 높았다.
버튼 클릭감과 터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화면 전환과 메뉴 이동이 빠르고 지연이 거의 없었으며, 자주 사용하는 촬영 모드와 해상도, 프레임 등을 화면에 직접 배치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편리했다. 처음에는 기존 액션캠보다 메뉴 구성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며칠 사용해 보니 오히려 필요한 기능을 빠르게 불러올 수 있어 작업 효율이 높아졌다.
특히 자동 촬영 모드의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별다른 설정 없이 촬영해도 노출과 화이트밸런스, 색감이 안정적으로 맞춰졌고, 실내 LED 조명과 야외 자연광을 오가는 환경에서도 결과물의 편차가 크지 않았다. 역광이 심한 상황에서도 피사체와 배경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급격하게 조명이 바뀌는 환경에서도 노출 변화가 부드럽게 이어졌다.
피사체 추적 기능도 일상적인 촬영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사람이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안정적으로 초점을 유지했고, 걸으면서 촬영하는 브이로그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다만 특정 사물을 계속 추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얼굴 인식을 우선하는 경우가 있어 전문 촬영에서는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전문 기능은 풍부하지만 초보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 수준을 높인 점도 눈에 띄었다. 자동 모드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고, 익숙해질수록 10비트 컬러, GP-Log2, 오픈게이트 등 고급 기능을 하나씩 활용하며 촬영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이 미션 1의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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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체감된 변화는 '4K'
고프로는 8K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제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오히려 4K 화질이다.
1인치 센서 덕분인지 디테일 표현이 이전 세대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나뭇잎이나 건물 외벽처럼 잔무늬가 많은 장면에서도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살아났고, 과도한 샤프닝 느낌도 줄었다. HDR 처리도 안정적이어서 역광 환경에서도 하늘과 피사체를 동시에 살려내는 경우가 많았다. 색 표현 역시 과장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편이었고, 명암 차이가 큰 환경에서도 암부와 밝은 영역을 비교적 균형 있게 담아냈다.
특히 야외 풍경을 촬영할 때는 센서가 커진 효과가 확실하게 체감됐다. 멀리 있는 건물이나 나뭇가지처럼 작은 디테일까지 선명하게 표현됐고, 확대해서 확인해도 디테일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기존 액션캠에서 종종 보이던 인위적인 선명도 보정보다는 보다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인상적이다.
8K는 모든 상황에서 사용할 기능이라기보다 후반 편집을 위한 여유를 제공하는 해상도에 가까웠다. 실제로 8K 오픈게이트로 촬영한 뒤 가로 영상과 세로 숏폼을 각각 편집해 보니 같은 원본 하나로 다양한 플랫폼용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프레임을 다시 구성하거나 화면을 확대해도 최종 4K 결과물 기준에서는 화질 저하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유튜브와 릴스를 함께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라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촬영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션 1의 강점은 단순히 '8K를 지원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는 완성도 높은 4K로 촬영하고, 필요할 때 8K와 오픈게이트를 활용해 후반 작업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실제 사용에서 가장 크게 체감된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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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모션과 저조도는 확실히 달라졌다
4K 240fps 슬로모션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보여준다.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해 보니 물방울이나 작은 움직임까지 부드럽게 표현됐고, 스포츠나 제품 촬영에서는 일반 영상보다 훨씬 극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했을 때 결정적인 순간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손으로 던진 공이나 빠르게 회전하는 물체도 프레임이 끊기지 않고 세밀하게 기록돼, 일반 속도로는 놓치기 쉬운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연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게 느껴졌다.
저조도 성능 역시 이번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액션캠은 밤이나 실내에서 노이즈가 급격히 늘어나거나 디테일이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미션 1은 가로등과 차량 헤드라이트만 있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디테일과 색감을 유지했다. 암부 표현도 이전 세대보다 자연스러워졌고, 밝은 조명 주변에서 흔히 나타나는 번짐 현상도 상당 부분 억제됐다. 물론 빛이 거의 없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는 화질 저하가 발생했지만, 액션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이다.
특히 실내 카페나 야간 거리처럼 조명이 일정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동 노출 변화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손 떨림 보정과 함께 촬영했을 때 안정감 있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야간 브이로그나 여행 영상처럼 별도의 조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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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능은 풍부해졌고, 실사용 안정성도 개선됐다
미션 1은 GP-Log2, HLG HDR, 10비트 컬러, 최대 240Mbps 비트레이트, 타임코드 동기화, 32비트 플로트 오디오 등 전문 영상 제작자가 원하는 기능을 대부분 갖췄다. 촬영 후 색 보정을 자주 하는 사용자라면 GP-Log2의 활용도가 높았고, 오픈게이트와 결합하면 하나의 원본으로 다양한 플랫폼용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단순히 화질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촬영 이후의 작업 효율까지 고려한 점이 미션 1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실사용에서 체감되는 배터리 성능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4K 30fps 환경에서는 약 3시간 가까이 연속 촬영이 가능했고, 일반적인 여행이나 브이로그 촬영이라면 배터리 한두 개만으로도 하루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GP3 프로세서와 새롭게 적용된 열관리 설계 덕분인지 장시간 촬영에서도 이전 세대보다 안정감이 느껴졌다.
다만 최고 성능을 사용하는 8K 60fps에서는 한계도 분명했다. 최고 화질로 장시간 촬영할 경우 약 20분 정도에서 발열로 촬영이 중단됐다. 배터리 잔량은 남아 있었지만 열이 먼저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결국 8K는 장시간 기록용이라기보다 중요한 장면을 최고 화질로 담거나, 후반 편집을 위한 원본 확보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었다.
내구성은 여전히 고프로의 강점이다. 기본 상태에서 수심 20m 방수를 지원하고, 보호 하우징을 장착하면 최대 60m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발수 렌즈 커버와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돌출형 버튼은 야외 활동이나 익스트림 스포츠 환경에서 높은 활용성을 보여줬다. 전문 영상 제작 기능을 대폭 강화했지만, 액션캠 본연의 견고함과 기동성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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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1은 단순히 새로운 액션캠이 아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기존 HERO 시리즈처럼 '작고 편하게 기록하는 카메라'보다 '작지만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카메라'에 훨씬 가까웠다. 자동 촬영 기능은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를 높였고, 오픈게이트와 8K, GP-Log2, 4K 240fps 슬로모션 등은 전문 크리에이터에게 충분한 제작 확장성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미션 1의 강점은 액션캠의 기동성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문 영상 제작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콤팩트한 바디에 담아냈다는 점이다. 전문 기능이 대폭 강화된 만큼 가격대는 높아졌지만, 그에 걸맞은 촬영 경험과 활용성을 제공한다. 여행과 익스트림 스포츠는 물론 유튜브, 숏폼, 상업 영상까지 하나의 카메라로 대응할 수 있는 활용성은 기존 HERO 시리즈와 확실히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결국 미션 1은 단순한 HERO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니라, 액션캠과 시네마 카메라의 경계를 허물려는 고프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기존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꿀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액션캠의 가능성을 한 단계 확장하며 콘텐츠 제작 도구로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