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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약해지고 걷는 속도마저 느려지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척추의 퇴행과 근육 감소를 단순한 나이 탓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경우에 따라 통증이나 보행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건강과 근육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때문에 통증이 심해진 뒤 치료를 시작하기보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노화 과정에서는 디스크의 수분 감소와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수핵의 수분이 감소하면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기능이 떨어지고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면서 후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 여기에 후관절과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퇴행성 변화가 동반되면 척추관이나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일부에서는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다열근과 복횡근처럼 척추를 잡아주는 심부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 안정성이 떨어지고 미세한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만성 허리 통증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근감소증은 척추 건강 저하와 관련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량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력과 균형 능력, 걷기와 같은 신체 기능까지 함께 저하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체와 몸통 근육이 약해지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척추에 전달되는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 또한 활동량 감소로 근육이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낙상이나 척추 압박골절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근감소 위험은 일상 속 기능 변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남성의 악력이 28kg 미만, 여성은 18kg 미만이거나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나는 데 12초 이상 걸리는 경우, 보행 속도가 초당 1m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등은 근력과 신체 기능 저하 여부를 점검하는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준만으로 스스로 진단하기보다는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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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는 걷기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허리를 곧게 세우고 하루 20~30분 정도 걷는 운동을 시행하면 전신 근육을 사용하면서 혈액순환과 지구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랜 시간 앉아 있다면 30분에 한 번씩 일어나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 시에는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무거운 물건을 무리하게 들지 않는 습관 역시 척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은 하체 근력과 코어 근육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의자를 이용한 스쿼트와 벽 스쿼트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까치발 들기와 옆으로 다리 들기는 종아리와 골반 주변 근육, 균형 능력 향상에 활용할 수 있다. 브릿지와 골반 후방경사, 복횡근 활성화 운동, 버드독과 플랭크는 척추를 지지하는 심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벽 대고 팔굽혀 펴기’ 역시 비교적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코어와 상체 근육을 함께 사용하는 운동이다. 벽 앞에 서서 양손을 어깨너비로 벌려 벽에 댄다. 발은 벽에서 한 걸음 정도 뒤로 빼고 몸은 일직선을 유지한다. 팔꿈치를 천천히 굽혀 몸을 벽 쪽으로 가까이 가져갔다가 다시 밀어내며 팔을 펴준다. 이때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거나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일반적으로 10~15회씩 2~3세트를 시행할 수 있지만, 허리 통증이나 기존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와 근육은 사용하지 않을수록 빠르게 약해지는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움직임을 줄이면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고 통증 때문에 다시 활동을 피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척추 노화와 근감소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꾸준한 걷기와 근력운동, 올바른 생활 습관을 실천한다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일상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