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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특발성 폐섬유증 진행 수치화…1년간 4.05% 증가 시 폐 이식·사망 위험 높아져

기사입력 2026.08.03 11:27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환자 748명 분석…외부 검증군서 위험 약 2.8배
  • 인공지능(AI)으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해 질병 진행 정도를 수치화하고,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 기준값이 제시됐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최주애·호흡기내과 김호철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이호연 교수 공동연구팀은 AI 기반 CT 정량 분석 기술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폐 섬유화 변화를 측정한 결과, 1년간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에서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하게 굳어 호흡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진행성 폐질환이다. 환자마다 질병 진행 속도가 달라 상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존 폐기능검사만으로는 폐 안에서 섬유화가 어느 부위에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CT 검사는 폐 내부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의료진의 판독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시간에 따른 미세한 섬유화 변화를 일관된 기준으로 측정하기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흉부 CT 영상에서 망상 음영과 벌집 모양 음영을 AI로 자동 분석해 폐 섬유화 범위를 점수화했다. 첫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 결과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 섬유화 변화량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 AI 기반 CT 정량 분석으로 확인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1년간 변화. 폐 섬유화 점수는 첫 검사 11.66%에서 1년 뒤 15.77%로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AI 기반 CT 정량 분석으로 확인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1년간 변화. 폐 섬유화 점수는 첫 검사 11.66%에서 1년 뒤 15.77%로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011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첫 검사와 1년 뒤 추적 검사에서 CT와 폐기능검사를 모두 받은 524명의 검사 기록을 분석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에서 2008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같은 조건을 충족한 환자 224명을 외부 검증군으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 폐 섬유화 점수 증가는 기존 폐기능검사에서 확인된 질병 악화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력성 폐활량이 5% 감소한 경우 폐 섬유화 점수는 2.72% 증가했고, 일산화탄소 폐확산능이 10% 감소한 경우에는 4.52% 증가했다.

    특히 1년간 폐 섬유화 점수가 4.05% 이상 증가한 환자는 폐 이식을 받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았다. 이 기준은 외부 검증군에서도 재현됐으며, 기준값을 넘은 환자의 폐 이식 또는 사망 위험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2.8배 높았다.

    성별과 나이, 폐기능검사 수치 등을 활용한 기존 예후 예측 모델에 첫 검사 당시의 섬유화 점수와 1년간 변화량을 추가하자 예측력도 향상됐다. 연구팀은 AI로 산출한 CT 정량 지표가 기존 폐기능검사를 보완하는 위험도 평가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1년 뒤 CT와 폐기능검사를 모두 받은 환자의 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다. 제시된 4.05% 기준을 실제 치료 결정에 활용하려면 전향적 임상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 지표를 활용해 치료 전략을 변경했을 때 환자의 예후가 개선되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평가되지 않았다.

    최주애 교수는 “기존에는 CT 영상을 육안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판독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시간에 따른 폐 섬유화의 변화의 유무와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보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섬유화 점수 변화의 기준값을 제시해 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정기 추적 관찰과 치료 전략 수립에 CT 정량 분석 기술이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호철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폐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려워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특발성 폐섬유증 질병 진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정립하고 추후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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