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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치솟는 집값, 폭락한 주식...사다리 붕괴된 청년

기사입력 2026.07.30 18:01
  • 송정현 산업2부 기자.
    송정현 산업2부 기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2026년 7월,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받아든 성적표다. 코스피는 28일 하루 만에 10.84% 폭락했고, 하락폭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한 달 새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2000조원 넘게 떨어졌다.

    이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과열된 집값을 잡겠다며 자산 형성의 무게중심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기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놨다. 세제 혜택과 각종 유인책도 뒤따랐다. 그 과정에서 단일종목 고배율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은 빠르게 확산됐지만, 개인투자자 보호장치는 시장 확대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

    청구서는 참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손실이 56조2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추가 증거금을 마련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잇따르면서 매도 물량이 급증했고, 이는 주가를 더욱 끌어내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최근 한 달 새 40% 안팎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출과 신용거래를 동원한 이른바 '빚투' 투자자들은 반대매매와 계좌 강제 청산에 내몰리기도 했다.

    역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한 배경에는 부동산 과열을 완화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규제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한 고강도 규제(6·27 대책)에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하며 서울 쏠림을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입은 반면,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정책 효과를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국의 대응도 아쉬움을 남겼다.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뒤에야 금융당국은 국회에서 사과하고 증거금 상향 등 추가 대책을 내놨다. 사후 대응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대통령의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17억원대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대출규제 우회 논란까지 불거졌다. 국민에게는 위험을 감수하며 자본시장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면서, 정책의 신뢰성에는 의문을 키우는 장면이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사다리가 끊긴 청년들에게 주식시장은 마지막 자산 형성의 통로였다. 그러나 이번 급락은 그 기대마저 크게 흔들어 놓았다. 손실은 개인이 떠안고,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잡히지 않는다면 국민은 어떤 정책을 믿고 자산을 형성해야 하는가.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 있는 정책 집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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