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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바퀴 위의 퍼스트클래스"… 링컨 올-뉴 네비게이터, 흔들림 없는 편안함

기사입력 2026.07.24 14:15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플래그십 SUV는 단순히 차체만 커서는 안 된다. 압도적인 존재감은 기본이고, 어떤 노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과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를 줄이는 승차감, 여기에 탑승자를 편안하게 감싸는 정숙성까지 갖춰야 비로소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직접 시승한 5세대 완전변경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는 이러한 기준에 충실한 모델이었다. 전장 5.34m, 공차중량 2.7톤이 넘는 거대한 차체는 운전을 시작하기 전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막상 도로에 올라서자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노면의 충격을 차분하게 걸러내는 안정감과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정숙성, 그리고 묵직한 차체가 만들어내는 여유로운 주행 감각은 '크다'는 부담보다 '편안하다'는 인상을 먼저 남겼다.

    링컨이 올-뉴 네비게이터를 통해 강조하는 '궁극의 안식처'라는 철학도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화려한 성능을 과시하기보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목적지까지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번 시승은 대형 럭셔리 SUV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외관은 멀리서 봐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감을 갖췄다. 차체 크기 자체에서 오는 압도감은 여전했지만, 이전 세대보다 디자인은 한층 절제되고 세련된 인상이다. 단순히 '큰 SUV'라기보다 플래그십다운 품격을 강조한 모습에 가깝다.

    전면부는 지면과 수직으로 떨어지는 대형 링컨 시그니처 그릴과 이를 가로지르는 라이트 바가 적용됐다. 넓은 차체와 어우러진 그릴의 비율이 상당히 웅장하게 다가온다. 과도하게 화려하기보다는 균형감 있는 디자인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표현했다.

    중앙 엠블럼에서 시작해 헤드램프까지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링컨 엠브레이스' 웰컴 시퀀스도 인상적이다. 단순한 조명 연출을 넘어 차량이 탑승자를 맞이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프리미엄 SUV다운 감성을 더했다.

    측면부에는 긴 보닛과 3110mm에 달하는 휠베이스가 만들어내는 비율이 돋보였다. 22인치 하이 글로스에보니 알루미늄 휠과 큼직한 차체가 조화를 이루며 정적인 상태에서도 안정감 있는 자세를 연출했다. 전장 5.34m, 전폭 2.07m의 차체는 상당한 위압감을 주지만, 군더더기 없는 캐릭터 라인 덕분에 둔한 느낌은 크지 않다.

    후면부 역시 차량 전체를 가로지르는 테일램프와 중앙의 링컨 3D 배지가 시선을 끈다. 야간에는 수평으로 길게 이어지는 조명이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들며, 플래그십 SUV다운 존재감을 완성한다.

    처음 적용된 '링컨 스플릿 게이트'는 실용성과 고급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요소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독립적으로 열리는 구조로, 하단 게이트는 최대 약 227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짐을 싣고 내릴 때는 물론 캠핑이나 피크닉에서는 벤치처럼 활용할 수 있어 대형 SUV의 활용성을 한층 높였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48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제 크기는 훨씬 압도적이다. 마치 하나의 와이드 스크린을 차량 안에 옮겨놓은 듯한 느낌으로, 실내 전체의 분위기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준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화면이 운전자 눈높이에 맞춰 높게 배치돼 있어 시선을 크게 아래로 내리지 않고도 속도와 내비게이션, 주행 정보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주행에서도 계기판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일이 거의 없어 운전에 집중하기 편했다. 중앙의 11.1인치 터치스크린 역시 반응 속도가 빠르고 메뉴 구성이 직관적이어서 차량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실내 곳곳에 사용된 소재도 플래그십 SUV다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볼스드로프 가죽이 적용된 플랫 타입 스티어링 휠은 손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웠고, 오퓰런스 가죽 시트와 천연 우드 트림, 크리스탈에서 영감을 받은 볼륨 노브는 과하게 화려하기보다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전달했다. 시각적인 만족감보다 촉감에서 느껴지는 완성도가 더 크게 다가온다.

    거대한 차체답게 공간 활용성도 인상적이다. 1열 퍼펙트 포지션 시트는 운전석 30방향, 조수석 28방향 전동 조절을 지원해 체형에 맞게 세밀하게 자세를 맞출 수 있다. 시트 쿠션과 등받이가 몸을 편안하게 감싸 장시간 운전에도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통풍과 열선은 물론 마사지 기능까지 기본 적용돼 휴식 공간에 앉아 있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2열 경험은 기대 이상이다. 독립식 파워 테일러드 시트는 전동 조절과 통풍, 열선, 마사지 기능까지 모두 갖춰 1열과 동등한 기능을 누릴 수 있다. 2열에 앉아보면 '의전용 SUV'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여유로운 공간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럭셔리 SUV가 2열에서 일부 편의 사양을 생략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또한, 전동식 파워 피치 앤 슬라이드 기능을 통해 가벼운 버튼 조작만으로 3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3열 역시 단순한 보조 좌석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성인이 직접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이 예상보다 넉넉했고, 전동 리클라이닝과 열선 기능까지 지원해 장거리 이동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등받이는 40:20:40 비율로 분할 폴딩할 수 있어 사람을 태우면서도 긴 짐을 실을 수 있는 실용성도 갖췄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은 '링컨 리쥬브네이트'였다. 주차 상태에서 버튼 하나를 누르면 시트 마사지와 리클라이닝이 시작되고, 48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자연 풍경 영상이 재생됐다. 여기에 2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디지털 향기와 실내 조명까지 함께 작동하면서 차량 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링컨이 말하는 '바퀴 위의 스파'가 어떤 의미인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시동을 걸고 도심을 빠져나오는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생각보다 훨씬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덩치 큰 차체를 운전한다는 긴장감은 출발 직후 빠르게 사라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3.5리터 트윈 터보차저 V6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446마력, 최대토크 70.5kg·m의 힘을 여유롭게 전달한다. 하지만 올-뉴 네비게이터의 성격은 숫자만큼 과격하지 않았다. 출발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타입이 아니라, 커다란 차체를 부드럽고 일정하게 앞으로 밀어내는 감각이다.

    특히 저속 구간에서는 스티어링이 예상보다 가볍게 움직였고, 회전 반경도 차체 크기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았다. 좁은 골목이나 교차로에서는 차폭을 의식하게 되지만 높은 시트 포지션과 넓은 시야, 360도 카메라 덕분에 차체 위치를 파악하기 쉬웠다. 덕분에 거대한 SUV를 운전한다는 압박감보다 '큰 세단'을 다루는 듯한 편안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승차감이다. 도심 곳곳의 요철과 맨홀, 이음새를 지날 때도 노면 충격이 실내로 거칠게 전달되지 않았다.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잔진동을 한 번 걸러내고 차체를 차분하게 유지해 주면서 탑승자에게 불필요한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이자 진짜 성격이 드러났다.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10단 자동변속기가 빠르게 단수를 낮추며 필요한 힘을 즉시 끌어낸다. 2.7톤이 넘는 차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가속은 매끄럽고 여유로웠다. 다만 스포츠 SUV처럼 운전자를 자극하기보다 속도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성향이어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이 돋보였다.

    시승 당일에는 장마철 폭우가 쏟아졌다. 노면에는 빗물이 고여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연속 가변 감쇠 제어 기능을 갖춘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노면 상황에 맞춰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했고, 빗길에서도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았다.

    특히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다. 거센 빗소리와 타이어가 물을 가르는 소리가 실내로 크게 유입되지 않았고, 풍절음도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음악을 크게 틀지 않아도 동승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다. 플래그십 SUV다운 차음 성능이 인상적이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통과한 뒤에도 차체는 여러 차례 흔들리지 않고 한두 번의 움직임만으로 자세를 안정시켰다. 완만한 곡선에서는 대형 세단처럼 부드럽게 차선을 따라갔고, 직진 안정감 역시 뛰어났다. 급격한 코너에서는 높은 차체 특성상 롤이 일부 느껴졌지만, 이 차량의 성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 / 에프엘오토코리아 제공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완성도도 체감할 수 있다. 링컨 코-파일럿 360 드라이브 2.0을 활성화하면 앞차와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며 차선 중앙을 안정적으로 따라갔다. 스티어링 개입도 과도하지 않아 운전자와 시스템이 함께 운전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인접 차로 영상이 표시되는 '턴 시그널 뷰'는 차체가 큰 올-뉴 네비게이터에서 특히 유용하다. 사각지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크게 돌릴 필요가 줄어들었고, 차선 변경도 한결 편안하다.

    교차로에서 맞은편 차량을 감지하는 '인터섹션 어시스트'와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도 운전 중 심리적인 여유를 더해줬다. 여기에 트레일러를 연결하거나 후진을 지원하는 프로 트레일러 백업 어시스트와 트레일러 히치 어시스트까지 갖춰 대형 SUV의 활용성을 한층 높였다.

    시승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446마력이라는 출력이 아니었다. 운전자가 힘을 쓰지 않아도 되는 부드러운 주행 감각, 폭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피로감이 적은 승차감이 더 인상 깊었다.

    48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최고급 시트, 2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바퀴 위의 스파'를 구현한 링컨 리쥬브네이트까지 모든 요소는 빠른 이동보다 편안한 이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근 럭셔리 SUV 시장이 출력과 가속 성능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면, 올-뉴 네비게이터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가장 편안한 상태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 차의 핵심 가치다. 링컨이 강조하는 '궁극의 안식처'라는 철학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정숙한 실내와 안정적인 주행 질감, 탑승자를 배려한 다양한 편의 사양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감됐다.

    올-뉴 네비게이터는 국내에 블랙 레이블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1억6150만원이다.(개별소비세 5% 적용)

  • 영상 = 성열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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