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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카랩에서 G90까지… "車를 콘서트홀로 바꾸는 소리의 기술"

기사입력 2026.07.23 14:55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 카오디오 튜닝·신기술 연구 위한 '하만 카랩 청음실' 강화
  • 하만 카랩 청음실 / 성열휘 기자
    하만 카랩 청음실 / 성열휘 기자

    하만은 지난 21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하만 코리아 RnD 센터의 카랩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카오디오 개발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술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차량 사운드의 기준이 되는 하만 카랩 청음실에서 브랜드별 음향 특성을 비교 청취한 데 이어 제네시스 G90에 탑승해 실제 차량에서 구현되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체험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고음질 오디오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차량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어떻게 공연장 수준의 음향을 구현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엔지니어링 과정이 필요한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만은 대중형 모델부터 초고급 브랜드까지 아우르며 글로벌 카오디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제네시스-뱅앤올룹슨, 현대차-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기아-하만카돈을 비롯해 토요타-JBL, 렉서스-마크레빈슨, BMW-하만카돈, BMW-바워스 앤 윌킨스, 르노-하만카돈, 아우디-뱅앤올룹슨, 피아트-JBL, 볼보-하만카돈, 볼보-바워스 앤 윌킨스, 폭스바겐-하만카돈, 캐딜락-AKG 등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카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최고급 세단 G90 롱휠베이스 모델에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적용되며 그 외 G90 모델에는 선택 옵션으로 제공된다. GV60, GV70, GV80 및 GV80 쿠페, G80 모델에는 '뱅앤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이 선택 옵션으로 제공된다.

    현대차 디 올 뉴 넥쏘 및 올해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디 올 뉴 아반떼에는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니로, 타스만, EV3, EV4, EV5를 비롯해 해외에서 출시된 텔루라이드, EV2 등의 모델에는 '하만카돈' 카오디오 시스템이 선택 옵션으로 제공된다.

    하만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은 카오디오 부서 내의 핵심 조직으로 자동차 사운드 시스템 개발의 전 과정에 참여하며 자동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어쿠스틱 환경을 연구하고 자동차 내부에 적용되는 스피커, 앰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제안하며 고객사에 최적의 사운드를 제공하기 위한 사운드 튜닝을 담당한다.

    ASE는 '사운드 또는 오디오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어쿠스틱 엔지니어링'이라 하는데 이는 물리학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쿠스틱스는 바이브레이션을 통해 생성되는 사운드를 연구하는 것이다. 차량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운드가 결과적으로 스피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차량에서는 바이브레이션과 같은 자동차 공간 특성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어쿠스틱 환경이 만들어진다. 스피커, 앰프, 다양한 알고리즘, 튜닝 프로세싱 등 이 모든 요소가 모여 시스템을 이루게 되고 개발 초기부터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이 시스템을 규정하는 작업을 한다.

    ASE 팀은 유관 부서와 협업을 통해 고객이 어떤 브랜드를 원하는지, 어떤 사운드 경험을 원하는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포지셔닝을 원하는지 등을 고려해 해당 상황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제안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중요하다.

    ASE 팀은 주요 자동차 생산지인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 약 100명의 전문 엔지니어가 동일한 개발 환경과 기준으로 차량 오디오 튜닝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ASE 팀에는 8명이 근무하고 있다.

  •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총괄 문소연 디렉터 / 성열휘 기자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총괄 문소연 디렉터 / 성열휘 기자

    ASE 팀 총괄 문소연 디렉터는 "ASE 팀은 스피커를 장착하는 조직이 아니라 차량 설계 단계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음향 튜닝까지 자동차 오디오 개발 전 과정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이라며, "하만 카랩 청음실에서 만든 기준 음향을 차량 안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하만 카오디오 튜닝의 핵심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어 "자동차는 구조적으로 가정용 오디오보다 불리한 청취 환경이지만, 운전석뿐만 아니라 모든 좌석에서 일관된 음향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하만 카랩 청음실 / 성열휘 기자
    하만 카랩 청음실 / 성열휘 기자

    하만 카랩 청음실, 자동차 사운드의 '기준'을 만드는 공간

    하만 카랩 청음실은 일반적인 오디오 시연 공간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외부 소음을 철저히 차단한 방음 부스 안으로 들어서자 음악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엔지니어들은 이곳을 '자동차 사운드의 기준을 만드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차량에서 구현할 음향의 기준을 먼저 이곳에서 완성한 뒤, 그 사운드를 자동차 안으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 하만 카오디오 개발의 출발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차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이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카오디오 튜닝을 위한 최적의 레퍼런스 확보와 신기술 연구를 위해 하만 카랩 청음실을 운영하고 있다. ASE 팀이 사용하는 이 공간은 차량 오디오 튜닝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물론, 차세대 음향 기술 연구와 고객사 대상 프레젠테이션까지 수행하는 핵심 시설이다.

    차량 실내는 스피커 위치가 비대칭이고 유리창과 내장재 반사, 주행 소음 등으로 인해 음향적으로 이상적인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튜닝 엔지니어는 먼저 이상적인 공간에서 음악이 어떻게 들려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하만 카랩 청음실은 이러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구축된 레퍼런스 공간이다.

    청음실은 스튜디오브릭스의 모듈형 방음 부스(넓이 4.8m, 깊이 7m, 천고 3m)로 구성됐으며, 원격 제어가 가능한 다채널 디지털 콘솔과 다양한 입·출력 패널을 갖춰 연구와 테스트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프리미엄 오디오 튜닝을 위해 뱅앤올룹슨 베오랩 50이 메인 스테레오 레퍼런스 스피커로 설치됐다.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 튜닝을 위해 JBL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인 JBL 708P 레퍼런스 모니터 7대와 JBL 705P 레퍼런스 4대를 사용해 7.1.4 채널의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도 갖췄다. 4대의 스피커는 동급 최고의 프리미엄 파워 앰프 JBL 신세시스 SDP-55 A/V 프로세서와 연동돼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음악을 재생한다.

    직접 청음해본 베오랩 50은 악기 하나하나의 위치가 명확하게 구분될 정도로 뛰어난 분리감을 보여줬다. 바이올린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각 악기의 위치가 눈앞에 그려질 만큼 정교하게 표현됐으며, 저음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단단했고 고음은 선명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았다. 화려한 음색을 강조하기보다 원음에 가까운 균형 잡힌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돌비 애트모스 데모에서는 공간감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느껴졌다. 기존 스테레오에서는 좌우로 펼쳐지는 음장이 중심이었다면, 애트모스에서는 소리가 머리 위와 뒤쪽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실제 공연장 한가운데에 앉아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했다. 특히 클래식 음악에서는 공연장의 잔향과 공간감이 자연스럽게 살아났고, 전자음악에서는 소리가 공간을 이동하는 입체적인 효과가 인상적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하만의 공간 음향 기술인 '버추얼 베뉴 라이브'였다. 이 기술은 웸블리 스타디움과 같은 실제 공연장의 음향 특성을 측정해 차량 안에서도 같은 공간감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잔향을 더하는 수준이 아니라 차량 내 마이크와 스피커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공간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자연스러운 울림을 경험할 수 있다. 공연장 규모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시연에서는 작은 홀에서 대형 스타디움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이 명확하게 전달됐다.

  •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최유석 프로 / 성열휘 기자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최유석 프로 / 성열휘 기자

    ASE 팀 최유석 프로는 "하만 카랩 청음실은 차량 오디오의 기준이 되는 레퍼런스 사운드를 만드는 공간"이라며, "엔지니어들은 이곳에서 기준 음향을 익힌 뒤 차량에서도 동일한 소리를 구현하도록 튜닝한다"고 말했다.

    또 이어 "버추얼 베뉴 라이브는 실제 공연장의 음향 특성을 차량 안에 구현하는 기술로, 차량 내 마이크와 스피커를 활용해 더욱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만든다"며, "자동차 오디오는 정차 상태뿐만 아니라 실제 주행 환경과 노면 소음까지 고려해 튜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짧은 체험이었지만 하만 카랩 청음실은 단순히 좋은 오디오를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동차 사운드의 기준을 만드는 연구실에 가까웠다. 이곳에서 완성된 레퍼런스 사운드는 이후 차량 개발 과정에서 반복적인 튜닝과 검증을 거쳐 소비자가 실제 차량 안에서 경험하는 음질로 이어진다. 결국 자동차 안에서 듣는 음악 한 곡에도 수많은 엔지니어의 청음과 측정, 그리고 공간 음향 기술이 녹아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모델 / 성열휘 기자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모델 / 성열휘 기자

    G90에서 만난 뱅앤올룹슨 사운드…'버추얼 베뉴 라이브'로 공연장을 품다

    하만 카랩 청음실을 체험한 뒤 제네시스 G90으로 이동해 실제 차량에 적용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과 '버추얼 베뉴 라이브'를 직접 경험했다. 청음실에서 들었던 기준 음향이 차량 안에서 얼마나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G90에는 총 23개의 스피커와 8개의 마이크가 적용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전면 대시보드의 어쿠스틱 렌즈 트위터를 비롯해 천장 스피커와 운전석 헤드레스트 스피커까지 차량 곳곳에 스피커를 배치해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한다.

  •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모델에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 / 성열휘 기자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모델에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 / 성열휘 기자

    시동을 걸자 대시보드 위에서 뱅앤올룹슨 특유의 어쿠스틱 렌즈 트위터가 천천히 올라오는 연출부터 인상적이다. 음악이 재생되자 보컬은 대시보드 중앙에 정확히 맺히고 악기들은 좌우로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어느 하나가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각각의 위치가 명확하게 구분됐고, 저음은 단단하게 받쳐주면서도 고음은 부드럽게 이어졌다. 특히 운전석뿐만 아니라 조수석에서도 음상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뱅앤올룹슨 고유의 음색도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하게 저음을 강조하거나 고음을 자극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편안하면서도 선명한 음색을 추구하는 성향이 느껴졌다. 엔지니어의 설명처럼 장시간 음악을 들어도 피로감이 적은 균형 잡힌 사운드가 특징이다.

    G90에는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음색을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베오소닉 기능도 적용됐다. 일반적인 저음·중음·고음 조절 방식 대신 '밝음', '편안함', '활동적' 등 감성적인 표현으로 음색을 바꿀 수 있었으며, 원형 인터페이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사운드 성향이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설정에 따라 저음의 양감과 고음의 선명도가 즉각적으로 변하는 점도 체감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은 버추얼 베뉴 라이브였다. 이 기술은 실제 공연장의 음향 특성을 차량 안에 구현하는 공간 음향 기술이다. 하만 음향 엔지니어들이 웸블리 스타디움과 보스턴 심포니 홀 등 실제 공연장을 방문해 음장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차량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했다.

    버추얼 베뉴 라이브를 실행하면 일반 서라운드 모드와는 확연히 다른 공간감이 느껴졌다. 보스턴 심포니 홀 모드에서는 클래식 공연장 특유의 자연스러운 잔향과 깊이감이 살아났고, 웸블리 스타디움 모드에서는 대형 콘서트장 특유의 넓고 개방적인 공간감이 표현됐다. 특히 박수를 치거나 목소리를 내면 차량 내 마이크가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연장과 유사한 잔향을 더해주는 점이 색다른 경험이었다. 단순히 잔향 효과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 안에서 소리가 울리는 듯한 자연스러운 음장감이 인상적이다.

    버추얼 베뉴 라이브는 하만 프로페셔널 솔루션의 음향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실제 공연장의 임펄스 반응을 측정해 음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차량에 맞게 알고리즘으로 구현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퍼·미드레인지·트위터로 구성된 3웨이 스피커 시스템과 천장 스피커, 다수의 마이크 등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현재 G90에서는 뱅앤올룹슨 레퍼런스 청음실을 재현한 '뱅앤올룹슨 홈'을 비롯해 '보스턴 심포니 홀', '웸블리 스타디움' 등 다양한 공간 음향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공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이정환 프로 / 성열휘 기자
    하만 코리아 카오디오 어쿠스틱 시스템 엔지니어링(ASE) 팀 이정환 프로 / 성열휘 기자

    ASE 팀 이정환 프로는 "뱅앤올룹슨은 차량 안 모든 좌석에서 동일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며, "버추얼 베뉴 라이브는 실제 공연장의 음향 특성을 측정해 차량 안에서도 마치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구현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느낀 G90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단순히 좋은 음질을 들려주는 오디오가 아니었다. 청음실에서 만든 기준 음향을 차량 안에서도 최대한 동일하게 구현하고, 여기에 공연장이라는 공간적 경험까지 더해 자동차를 하나의 프라이빗 콘서트홀로 확장하려는 하만의 음향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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