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박이라는 본업 위에 지역 경제와의 접점을 더하는 방식이 호텔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과 창작자의 판로 역할을 자처하는 호텔이 늘고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1963년 부산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어묵 브랜드 '고래사어묵'과 손잡고 '테이스트 오브 부산 위드 고래사어묵'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 1박에 고래사어묵 해운대점 금액권 2만 원, 오션스파 풀사이드 스낵바의 '어묵면&고래바 세트', 오션스파 씨메르·야외 오션풀 올데이 이용 혜택이 포함됐다. 여름방학 시즌에 맞춰 초등학생 투숙객을 위한 '고래사 어묵 만들기 클래스'도 7월 17일부터 8월까지 매주 금요일 운영된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부산 동래구 로스터리와 협업한 커피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어, 지역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 확대해온 흐름 위에 있다.
-
지역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직접 지원하는 매장 형태도 있다. 호텔현대바이라한울산은 7월 15일부터 호텔 1층 캐주얼 바 '더터번' 앞에 '울산 굿즈 스토어' 테마 매대를 마련하고 '울산광역시 관광기념품 공모전' 수상작을 판매한다. 반구천 암각화를 모티브로 한 관광지 비누, 태화강국가정원 플라워 슈비츠, 주전몽돌해변 몽돌 마그넷 등이 진열된다. 라한호텔은 올해 3월 울산시·울산문화관광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협력상'을 신설해 상금을 후원했으며, 155개 접수작 중 12점이 최종 선정된 이번 공모전에서 지역협력상은 고래를 모티브로 한 '액막이 고래'가 수상했다.
청년 창작자와의 장기 협업 모델도 자리 잡고 있다. 라한호텔 최상위 브랜드 라한셀렉트 경주는 경주시 청년감성상점과 3년 연속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라이프스타일 북스토어&카페 '경주산책' 내 테마 매대를 통해 매년 청년 작가 2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고, 3000만 원 이상의 상품을 구입해 창작 활동을 지원해왔다. 부적 콘셉트의 '신라 기운 책갈피'가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이며, 다보탑·석가탑 일러스트를 활용한 '경주 눈금자' 등도 호응을 얻고 있다. 라한호텔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청년 작가 신작 확대와 원데이 클래스, 북토크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
지역 특산품을 상시 상품화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코오롱글로벌이 울릉도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는 지역 상생 프로그램 '울라사계'를 통해 울릉도 특산품의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울릉도 대표 캐릭터 고릴라 '울라'가 특산품을 소개하는 콘셉트로,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우산고로쇠나무 수액을 주력 상품으로 삼아 급속 냉동 방식으로 신선도를 유지하며 온라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연중 판매하고 있다.
서울 도심을 벗어난 지방에 위치한 호텔들이 이 같은 로컬 상생을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삼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지역 브랜드·창작자·생산자와의 협업을 통해 투숙객에게는 차별화된 경험을, 지역 경제에는 새로운 판로를 제공하는 방식이 호텔업계 전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