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명 다기관 분석…110mL 기준은 추가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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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케이가 자사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솔루션을 활용한 연구가 Stroke에 게재되었다며 “AI가 혈전제거술 치료 한계점을 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하지만 논문 원문을 확인한 결과 연구의 핵심은 AI 자체의 성능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 정량적 뇌경색 부피 평가(volumetry)가 기존 평가 방식인 ASPECTS보다 혈전제거술 환자 선별에 더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데 있었다.
미국심장협회(AHA) 국제학술지 Stroke에 게재된 논문 ‘Defining the Therapeutic Ceiling of Endovascular Thrombectomy in Large-Core Stroke: Beyond the Limits of ASPECTS’를 보면, 연구가 실제로 비교한 대상은 AI와 기존 평가법이 아니라 ASPECTS와 정량적 뇌경색 부피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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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ECTS는 뇌 CT 영상에서 뇌경색이 발생한 부위를 10개 구역으로 나눠 손상 여부를 육안으로 판독해 점수를 매기는 기존 평가 방식이다. 논문에서는 이 ASPECTS 역시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판독자마다 점수가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ASPECTS도 AI로 계산한 것이다. 즉 이번 연구에서 AI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 두 평가 방식을 계산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18개 뇌졸중센터에서 치료받은 급성 대혈관 폐색 뇌졸중 환자 552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MRI(DWI), CT 관류영상(CTP), 비조영 CT(NCCT)를 이용해 뇌경색 부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혈전제거술 후 90일 기능 예후를 평가했다. 1차 평가지표는 90일 수정 랭킨척도(mRS) 5~6점의 불량 예후였다.
분석 결과 정량적 뇌경색 부피 평가는 ASPECTS보다 예후를 더 잘 구분했다. DWI 기반 정량 분석의 예후 예측력은 ASPECTS보다 높았으며(AUC 0.75 vs 0.61), 연구진은 뇌경색 부피가 50~110mL 구간에서는 혈전제거술 효과가 관찰됐지만 110mL를 넘으면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양상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논문은 이를 새로운 치료 기준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Discussion에서 약 110mL를 혈전제거술의 ‘치료 상한선(therapeutic ceiling)’ 가능성으로 제시하면서도 전향적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량적 부피 평가는 ASPECTS를 대체하기보다 ASPECTS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계 사례에서 환자 선별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연구의 한계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이 아닌 관찰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한 Target Trial Emulation 분석으로, 잔여 교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제시된 110mL 기준은 사용하는 영상 획득 방식과 분석 소프트웨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플랫폼과 국가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이 아시아 환자에 한정된 점도 한계로 제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에는 한국연구재단(NRF) 연구비가 지원됐다. 공동저자인 류위선 박사와 레너드 선우 교수는 제이엘케이 소속이며, 배희준 교수는 제이엘케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이해상충(COI)을 공개했다.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기존 평가법은 환자를 빠르게 분류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실제 뇌 손상 범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혈전제거술의 효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제이엘케이 소속이자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류위선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히 병변을 찾아주는 수준을 넘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대규모 임상을 통해 확인한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나 논문에서 비교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AI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ASPECTS와 정량적 뇌경색 부피 평가였다. 연구는 AI를 활용했지만, 검증한 대상은 AI 자체의 성능이 아니라 정량적 부피 평가의 임상적 유용성이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