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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주 일대에서 처음 경험했던 르노코리아의 글로벌 전략 모델 '필랑트'를 지난달 30일 다시 만났다. 이번 시승 구간은 세종에서 서울 강남까지 이어지는 약 130km 구간으로, 도심과 고속도로, 정체 구간이 반복되는 코스였다.
첫 시승에서는 필랑트가 르노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모델의 방향성을 어떻게 담아냈는지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일상과 장거리 주행 환경에서 차량이 보여주는 완성도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시 만난 필랑트는 첫 시승 때 느꼈던 인상을 더욱 선명하게 확인시켜 줬다. 세단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과 SUV가 제공하는 넉넉한 공간, 여기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효율성까지 균형 있게 담아낸 크로스오버다. 실제 장거리 주행에서 느낀 필랑트는 르노가 말하는 프리미엄의 기준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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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존재감 있는 디자인
외관은 두 번째 만남에서도 여전히 강렬했다. 전장 4915mm의 차체는 대형 SUV에 가까운 존재감을 갖고 있지만,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긴 보닛, 매끄러운 측면 실루엣 덕분에 SUV 특유의 투박함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우아함이 느껴진다.
단순히 차체를 키운 SUV가 아니라 세단의 안정적인 비율과 SUV의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크로스오버라는 점이 필랑트 디자인의 핵심이다.
특히 전면부의 로장주 엠블럼과 그릴 라이팅, 날렵한 LED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에서 더욱 존재감을 드러낸다. 시동을 켤 때 펼쳐지는 웰컴 라이팅과 시동을 끈 뒤 이어지는 굿바이 라이팅은 차량의 고급감을 높이는 요소다.
측면에서는 대형 휠과 볼륨감 있는 휠 아치가 차체의 안정감을 강조한다. 후면부 역시 날렵한 루프 라인과 리어 스포일러,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LED 리어램프가 어우러져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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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에서 빛나는 실내 공간과 승차감
실내는 첫 시승 때와 마찬가지로 필랑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SUV보다는 고급 라운지에 가까운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수평형 대시보드와 부드러운 소재, 은은한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넓고 안정적인 공간감을 만든다. 특히 헤드레스트 일체형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세종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 동안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압박감이 적었다. 허리와 어깨 부분의 지지력이 적절해 장시간 운전에서도 피로감이 크게 쌓이지 않았다.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러웠다. 2820mm의 휠베이스 덕분에 무릎 공간이 충분했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실내 개방감을 높였다. 가족 단위 이동이나 장거리 여행을 고려하는 소비자에게도 충분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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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험은 여전히 강점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다. 세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형태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실제 사용성도 높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OTT 서비스, 웹 브라우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장거리 이동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 역시 주행 중 편의성을 높였다. 내비게이션, 공조,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어 운전 중 불필요한 조작을 줄일 수 있다.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강남 진입 구간처럼 교통량이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경로 안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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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스템,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 만족
필랑트의 핵심 경쟁력은 E-테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1.5리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세종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힘을 보여줬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 중심으로 부드럽게 움직이고,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자연스럽게 힘을 더한다. 특히 모터와 엔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이 적어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작동 소음을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
강남 도심에 진입한 뒤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이 더욱 분명했다. 잦은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도 전기 모드 활용이 높아 조용하고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멀티 모드 오토 기어박스 역시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했다. 전기 주행과 엔진 주행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개입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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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잡은 주행 감각
세종에서 서울 강남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승차감이 특히 인상적이다.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과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는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고속 주행에서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고, 도심에서는 큰 차체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조작감을 제공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노, AI 모드를 지원한다. 평소 주행에서는 컴포트 모드가 가장 잘 어울렸으며, AI 모드는 주행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변화를 줘 편리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이 보다 즉각적으로 변해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
프리미엄 크로스오버가 보여준 방향성
두 번째 시승을 통해 확인한 필랑트의 매력은 화려한 사양보다 기본기에 있었다. 대형 SUV 수준의 공간, 세단 같은 승차감, 하이브리드 특유의 효율성, 그리고 최신 디지털 기술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었다.
첫 시승에서 느꼈던 디자인과 감성 품질에 더해, 이번 세종에서 강남까지 이어진 주행에서는 일상에서 얼마나 편안한 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필랑트는 단순히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이 아니라, 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방향의 프리미엄 차량을 만들어갈지 보여주는 모델이다. 편안함과 효율, 기술과 공간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크로스오버다.
필랑트의 판매 가격은 테크노 4331만9000원, 아이코닉 4696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4971만9000원이다.(개별소비세 인하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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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 성열휘 기자
-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