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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설렘과 필름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기다림. 즉석카메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을 즐기는 재미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아날로그 아이템이다. 한국후지필름이 선보인 인스탁스 인스탁스 미니 13은 이러한 아날로그 감성은 유지하면서 촬영 과정에서 반복되던 불편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엔트리 모델이다.
◇ 셀프타이머 추가…단체 촬영의 불편 줄였다
이번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셀프타이머다. 미니 시리즈 최초로 적용된 기능으로, 단체 촬영 때 촬영자가 사진에서 빠지거나 셔터를 누른 뒤 급히 프레임 안으로 뛰어와야 했던 불편을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2초 모드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흔들림을 줄이고, 10초 모드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 전면 LED를 통해 타이머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조작도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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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용해 보면 가장 체감되는 변화도 이 부분이다. 셔터를 누른 뒤 프레임 안으로 이동해 자세를 잡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기존에는 촬영자를 바꾸거나 여러 번 구도를 맞춰야 했던 상황도 한결 줄어든다. 특히 즉석카메라는 촬영 한 번이 곧 필름 한 장으로 이어지는 만큼, 재촬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물론 셀프타이머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이미 익숙한 기능이다. 다만 즉석카메라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결과를 바로 확인하고 다시 찍기 어려운 제품 특성상 촬영 성공률을 높여주는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에서다. 새로운 기능을 더했다기보다 기존 사용 경험의 빈틈을 메우는 변화에 가깝다.
◇ 익숙한 조작성 유지…디자인은 파스텔톤의 한층 부드럽게 바꿔
기본적인 조작 방식은 기존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렌즈를 돌려 전원을 켜고 한 번 더 돌리면 클로즈업 모드로 전환되는 구조는 여전히 직관적이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설명서를 오래 들여다보지 않아도 금세 익숙해질 정도다.
셀피 미러와 자동 노출 기능은 결과물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특히 실내나 역광처럼 빛 조건이 일정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노출 실패를 줄여주는 편이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사진이 지나치게 밝거나 어둡게 나오는 경우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보완됐다. 기본 제공되는 각도 조절 액세서리도 삼각대 없이 다양한 구도를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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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변화도 눈에 띈다. 팝아트에서 영감받은 둥근 3D 바디는 이전 세대보다 한층 부드러운 인상을 주며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도 안정적이다. 캔디 핑크, 프로스트 블루, 클레이 화이트, 라군 그린, 드리미 퍼플 등 5가지 파스텔 컬러는 카메라라기보다 하나의 소품에 가까운 분위기를 만든다. 가방에 넣어 다니거나 책상 위에 올려두었을 때도 존재감이 과하지 않아 일상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 변화는 크지 않지만, 사용성은 분명 좋아졌다
아쉬운 점도 있다. 후속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의 폭은 기대보다 크지 않다. 셀프타이머를 제외하면 기본 구조와 촬영 경험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전 세대 모델인 미니 12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기기 교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처음 즉석카메라를 구매하거나 친구·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이 많은 사용자라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적지 않다. 셀프타이머를 비롯한 자동 노출, 셀피 미러 등은 화려한 신기능이라기보다 촬영 과정에서 자주 마주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스탁스 미니 13은 익숙한 즉석카메라를 조금 더 쓰기 편하게 다듬은 후속작이다. 변화의 폭은 절제됐지만, 그 변화가 가장 필요한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는 점에서 엔트리 모델로서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