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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증, 심장초음파 지표로 말기 진행 예측 가능성 확인

기사입력 2026.07.07 14:12
서울대병원, 환자 925명 중앙값 6.5년 추적
좌심방 저장 변형률 낮을수록 말기 진행 위험 증가
단일기관 후향적 연구…외부 환자군 검증 필요
  • 비후성 심근증 환자가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말기 단계로 진행할 위험을 예측하는 데 좌심방의 변화를 측정하는 심장초음파 지표가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곽순구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비후성 심근증 환자 925명을 중앙값 6.5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좌심방 저장 변형률(LARS)이 말기 단계 진행 위험과 독립적인 연관성을 보였다고 7일 밝혔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유전성 심장 질환이다. 초기에는 좌심실의 수축 기능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좌심실 박출률(LVEF)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는 말기 단계로 진행한다.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 1,403명을 선별한 뒤 처음부터 좌심실 박출률이 50% 이하이거나 추적 심장초음파 검사 기간이 1년 미만인 환자 등을 제외하고 925명을 분석했다. 1차 평가 지표는 가역적 원인 없이 좌심실 박출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는 말기 비후성 심근증 진행이었다.

  •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좌심방 저장 변형률(LARS)과 말기 단계 진행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주요 결과. 연구팀은 환자 925명을 중앙값 6.5년 추적한 결과, LARS가 낮을수록 말기 진행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6.9%는 이번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도출한 값이다. /서울대병원 제공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좌심방 저장 변형률(LARS)과 말기 단계 진행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주요 결과. 연구팀은 환자 925명을 중앙값 6.5년 추적한 결과, LARS가 낮을수록 말기 진행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6.9%는 이번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도출한 값이다. /서울대병원 제공

    추적 기간 925명 중 35명(3.8%)이 말기 단계로 진행했다. 10년 누적 진행률은 4.4%였다.

    연구팀은 기존 위험 지표와 함께 혈액을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심실로 내보내는 좌심방의 변형 정도를 나타내는 좌심방 저장 변형률을 분석했다. 좌심방 저장 변형률이 낮을수록 좌심방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다변량 분석 결과, 좌심실 박출률과 좌심실 심첨부 심실류, 좌심방 저장 변형률이 말기 진행의 독립적인 예측 인자로 나타났다. 좌심방 저장 변형률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말기 진행 위험은 10%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서 좌심방 저장 변형률이 16.9% 미만인 환자의 말기 진행 위험이 그 이상인 환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6.9%는 이번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도출한 값으로, 다른 환자군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심장자기공명영상(CMR)을 촬영한 환자 491명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분석에서도 결과는 유지됐다. 심근 섬유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연조영증강(LGE)을 고려한 뒤에도 좌심방 저장 변형률은 독립적인 예측 인자로 나타났다. 좌심실 박출률과 지연조영증강을 포함한 예측 모델에 좌심방 저장 변형률을 추가하자 모델의 예측력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향상됐다(P=0.005).

    좌심방 저장 변형률은 일반적인 경흉부 심장초음파 영상을 바탕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별도의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치를 산출했다. 연구팀은 이 지표가 기존 위험 요인에 추가적인 예후 예측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지만, 실제 진료에서 이를 활용한 추적 관찰이나 치료 전략이 환자의 예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말기 단계로 진행한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았다. 35명 가운데 말기 진행 이후 중앙값 2.1년의 추적 동안 10명(28.6%)에게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 심혈관 사망은 6명, 적절한 삽입형 제세동기(ICD) 쇼크는 4명이었다. 2년 심혈관 사건 무발생 생존율은 71.0%였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단일기관의 후향적 관찰 연구로, 실제 말기 단계로 진행한 환자가 35명에 그쳤다. 추적 심장초음파 검사도 정해진 연구 일정이 아닌 실제 진료 과정에 따라 시행됐다. 연구 결과를 다른 환자군에서 추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제1저자인 곽순구 교수는 “비후성 심근증은 질환의 진행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신의 심장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려는 환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김형관 교수는 “이 지표는 고가의 정밀 검사 없이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만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가 크다”며 “고위험 환자를 더욱 정밀하게 선별하고 적기에 최적의 치료를 제공해 환자들의 예후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심장저널-심혈관영상(European Heart Journal-Cardiovascular Imaging)’에 6월 16일 온라인 선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종근당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교신저자인 김형관 교수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자문을 맡고 있으며, BMS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고 공개했다. 다른 저자들은 이해충돌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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