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BTS 투어 동선 따라 움직이는 '아태 관광 지도'… 가오슝 숙소 검색 11배 증가

기사입력 2026.07.02 10:43
- 부킹닷컴, K-팝 월드투어 연계 글로벌 숙소 데이터 분석
- 콘서트가 휴가 목적지 결정… '공연 관광(Gig Tripping)' 주류 문화로
- 일본 팬덤 8개 도시 톱3 싹쓸이, 한국 팬들도 호주 노선 적극 탐색
  • BTS의 월드투어 일정이 공개될 때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숙박 시장이 요동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관람을 전후해 현지 여행 계획을 함께 세우는 이른바 '공연 관광(Gig Tripping)'이 전 세계 팬들 사이에서 확실한 대세로 굳어진 결과다.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이 발표한 2026년 4~5월 데이터 분석 결과, 하반기 BTS 월드투어가 열리는 아태 지역 주요 도시들의 숙소 검색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4월 대한민국 고양 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투어의 파급력이 국경을 넘어 글로벌 숙박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 글로벌 여행객 기준 주요 공연 예정 도시 숙소 검색 증가율/부킹닷컴 제공
    글로벌 여행객 기준 주요 공연 예정 도시 숙소 검색 증가율/부킹닷컴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과열 양상을 보인 곳은 오는 11월 공연을 앞둔 대만 가오슝이다. 가오슝의 투어 기간 숙소 검색량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1,000%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남반구의 주요 거점인 호주 멜버른(+670% 이상)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620% 이상)가 그 뒤를 바짝 쫓았고, 시드니(+480% 이상)와 홍콩(+290% 이상)의 숙소 검색 유입도 크게 늘었다. 이 외에 쿠알라룸푸르, 방콕, 싱가포르 등 투어 지도에 이름을 올린 도시 전체의 숙박 지표가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전 세계 팬들이 콘서트 날짜에 맞춰 휴가 일정을 조율하고 숙소를 선점하면서, 단 한 건의 대형 이벤트가 도시 전체의 관광 경기를 좌우하는 형국이다.

    공연 도시별로 숙소를 검색한 유입국 명단을 살펴보면 K-팝 팬덤의 강한 기동력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특히 일본 시장의 화력이 독보적이다. 일본 여행객들은 부킹닷컴이 조사한 8개 공연 예정 도시 전체에서 숙소 검색 유입국 '톱 3'를 기록하며 가장 공격적인 원정 관람 성향을 나타냈다. 호주와 필리핀 여행객들 역시 8개 도시 모두에서 검색 유입 톱 10에 이름을 올리며 든든한 축을 이뤘다.

    인접 국가를 넘어선 장거리 이동 수요도 눈길을 끈다. 카자흐스탄 여행객들이 방콕(5위)과 쿠알라룸푸르(4위) 숙소 검색창을 두드렸고, 영국·미국 여행객들은 싱가포르, 시드니, 멜버른, 홍콩 등 대도시의 검색 유입국 톱 10에 나란히 포진했다. K-팝 투어가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 팬들까지 한 권역으로 끌어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었다.

    국내 팬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지난 4월 고양 공연을 직관한 한국 여행객들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려 '원정 공연 관광'을 설계하고 있다.

    조사 결과 한국인 여행객은 대만 가오슝, 호주 멜버른, 호주 시드니 등 3개 도시의 공연 기간 숙소 검색 유입국에서 각각 8위를 기록했다. 비행시간이 긴 장거리 노선인 호주의 두 대도시에서 모두 톱 10에 진입했다는 점은, 한국 팬들에게 콘서트가 장거리 해외여행을 결심하도록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부킹닷컴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니징 디렉터 로라 홀드워스(Laura Houldsworth)는 "이제 글로벌 콘서트 투어는 여행의 목적지 자체를 결정하는 나침반이 됐다"라며 "팬들이 투어 일정에 맞춰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고 숙소를 찾는 경향이 전방위적으로 확인된다"라고 전했다.

    문화 콘텐츠 하나가 항공, 숙박, 유통 등 전방위 산업을 견인하는 시대. BTS가 쏘아 올린 월드투어의 신호탄은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데이터 속에서 아시아·태평양 전역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이동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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