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들뜨지 않으려고 해요"…이제부터 시작될 허남준의 '멋진 신세계' [인터뷰]

기사입력 2026.06.26.16:18
  •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에이치솔리드 제공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에이치솔리드 제공

    배우 허남준의 '멋진 신세계'는 이제부터다.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허남준은 작품의 성공보다 배우로서의 태도를 먼저 이야기했다. "연기자의 본질은 연기"라며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라는 다짐을 전한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 세계를 완성해갈까 기대를 모은다.

    지난 19일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극본 강현주, 연출 한태섭·강현우)가 종영했다.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해진 무명배우 신서리와 자본주의의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재벌 차세계의 일촉즉발 전쟁 같은 로맨스 드라마. 최종 화에서는 신서리와 차세계가 전생의 비극적 운명을 뒤바꾸고 21세기 현대에서 재회하며, 눈부신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 극 중 결혼을 인수합병으로 여기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로 불리는 '차세계'를 맡은 허남준은 작품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매 작품 최선을 다하는데, 결과도 만족스러워서 정말 행복하다. 이렇게 역할이 커진 것은 처음이라 다른 작품보다 오랜 시간 촬영했는데도 빨리 끝나는 것 같아 살짝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허남준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드라마 속 전형적인 로코 남주의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준 덕분에 모든 것이 다 잘 맞아떨어지면서 제 연기와 캐릭터가 인정받고 설득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며 "외모는 이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제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연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물론 헤어나 코디 등에서 최상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비주얼에 대해 허남준은 "두 가지 이미지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외형적으로는 빌런의 느낌도 있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비주얼도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SBS 제공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SBS 제공

    차세계의 '악질 재벌' 모습은 사실 가면에 가까웠다. 그는 신서리(임지연)와 만나며 차츰 자신이 가진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이러한 모습을 어떻게 설계해 갔는지 묻자 "차세계는 갑옷을 입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밖에서는 칼각으로 슈트를 입고 다니고 각이 잡혀서 다니는데, 집에서는 후드 티셔츠나 목이 늘어난 반소매 티셔츠 등을 입는다. 악해 보이는 모습은 살아온 방식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모든 사람을 믿지 않고, 약점을 드러내지 않게 자라게 됐는데, 결국에는 차세계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집 안에서의 모습으로 보여준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부분에서 사업을 하며 차세계가 살아온 방식을 보여줬다면 '얘 뭐지' 하게 되는 신서리라는 사람과 만나고, 미성숙한 사랑을 주고받게 된다"라며 "나를 온전히 사람으로 봐주는 사람과 나누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친구이기 때문에 그때 나오는 미성숙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가 차세계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혼을 비즈니스로 여기던 차세계가 모태희에게 끌리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권력과 재력을 가진 사람이다. 어떤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접근이 분명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세계는 그런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았다. 인생이 비즈니스라고 여기던 사람의 입장에서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는데, 거슬리고 신경 쓰이다가 결국에는 '저 사람만이 나를 진짜 사람으로 보는구나'라고 깨닫는다. 자신을 사람이라고 봐주는 사람이 아마 처음이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매력을 느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멋진 신세계'를 선택한 이유는 이러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허남준은 "차세계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부분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작가님께서 한 번씩 이야기를 꼬아서 완성했다"라며 "차세계가 유독 자신이 모르는 감정을 표현할 때 '하남자 중에 상남자' 같은 지질한 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었다. 진짜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또 따뜻한 사람 앞에서는 따뜻해지고, 선을 넘거나 무례한 사람에게는 입을 닫는 그런 차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차세계의 본격적인 자아(?)가 깨어나기 시작하며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도 소화해야 했다. 그는 이러한 대사에 대해 "어렵기는 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부담스럽거나 힘든 것은 없었다. 잘 해내면 좋을 것 같고, 좋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오글거린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 연기를 해야 되는 일이고, 글이 그렇게 주어져 있다면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준비를 많이 하기는 했다"라며 "그런 대사들은 능글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가 가진 말투를 극대화해보며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 실제로 쓰지 않는 말들이 입에 붙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미리미리 체크를 해두고, 평상시에도 써보려고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자 "모든 대사가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데, '나 정도 되는 남자가'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제가 현실에서 절대 쓰지 않을 말투라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감정 신에 있었다. 그는 "뒤에 '이 사람을 잃을 줄 알았다'라고 하는 신이 있는데, 그때 터져 나오는 감정이 시청자들이 봤을 때 이질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저를 믿어야 했다"라며 "그렇다고 감정 신이 중요하다고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느껴서 지나치게 준비하다 보면 너무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오히려 가볍게 해야 하는데 제가 스스로를 너무 옥죄고 있을 때가 있어서 어려웠다. 가볍게 하니까 오히려 무거운 신인데도 불구하고, 잘 살았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시대를 오가는 연기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처음에는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며 "촬영이라는 것이 현대 부분을 끝내고 사극을 들어가고 이런 식으로 조율이 어렵다 보니까 섞어서 찍어야 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차별점을 둬야 할까 생각했는데, 그런 식으로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더 어려워졌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에 본질적인 캐릭터 성격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차세계는 약간 미완성적인 부분이 있고, 이현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절제할 수 있는 힘이 뛰어나고, 자신이 화가 난다고 해서 그걸 전부 표현하거나 내뱉지 않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참된 어른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톤이 잡히기 시작했던 것 같다"라고 차이를 전했다. 

  •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에이치솔리드 제공
    멋진신세계 허남준 인터뷰 / 사진: 에이치솔리드 제공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완성한 '멋진 신세계'다. 이번 작품의 의미를 묻자 허남준은 "제 인생을 바꿔주고 새로운 모습도 찾아준 작품이지만, 그 이후에는 제가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했던 재미있었던 수많은 작품 중 하나로 마음속에 넣어두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 번씩 생각나면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저는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행복한 날도, 슬픈 날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들뜨려고 하지 않고 지금의 행복을 즐기려는 마음이다. 다음에는 제가 최선을 다한 것에 비해 결과가 아쉬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제가 할 일은 '연기를 정말 열심히 하는 것'인 것 같다."

    들뜨지 않겠다는 다짐과 연기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허남준의 신념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단단한 마음가짐이 있기에 허남준이 앞으로 완성해갈 배우로서의 세계가 더욱 궁금해진다. 허남준은 차기작으로 내년 중 방영 예정인 tvN 새 드라마 '고래별'을 확정했다.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