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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많이 먹으면 암 위험? 한국인 14만명 대상 연구, ‘섭취량’보다 ‘종류’ 주목

기사입력 2026.06.25 10:57
전체 육류 섭취는 암 사망과 관련 없어…남성은 붉은 고기·여성은 내장육서 암종별 차이
연구팀 “관찰 연구인 만큼 인과관계 단정 어려워…한국인 식생활 반영한 추가 연구 필요”
  • 국내 성인 14만여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에서 암 사망률과 유의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육류를 종류별로 나눠 분석하면 성별에 따라 특정 암 사망 위험과 다른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인만큼 특정 육류가 암 사망 위험을 낮추거나 높인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한국인의 식생활과 생활환경을 반영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남성 5만3847명·여성 9만3715명)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와 암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했다. 연구는 KoGES 코호트를 활용한 전향적 관찰 연구다.

    연구팀은 식품 섭취 빈도조사(FFQ)를 이용해 육류를 붉은 고기(소고기·돼지고기), 닭고기, 내장육, 가공육으로 구분하고, 국가 사망 자료와 연계해 암종별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나이와 체질량지수(BMI), 흡연, 음주, 교육 수준, 신체활동, 총에너지 섭취량 등을 보정한 Cox 비례 위험 모형으로 위험비(HR)를 산출했다.

  • 국내 성인 14만7562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은 암 사망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지만, 육류 종류별 분석에서는 성별에 따라 특정 암 사망과 다른 연관성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성인 14만7562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은 암 사망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지만, 육류 종류별 분석에서는 성별에 따라 특정 암 사망과 다른 연관성이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제공

    분석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은 남녀 모두에서 전체 암 사망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육류 종류별 분석에서는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남성에서는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군에서의 위암 사망 위험이 붉은 고기를 가장 적게 섭취한 군보다 52% 낮게 나타났다(HR 0.48, 95% 신뢰구간 0.26~0.90). 닭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군에서도 결장암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으며(HR 0.53, 95% 신뢰구간 0.28~1.00), 가공육 섭취자는 비섭취자보다 직장암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HR 2.45, 95% 신뢰구간 1.20~4.98).

    여성에서는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군(3분위)에서 가장 적게 섭취한 군(1분위)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높게 나타났으며(HR 2.57, 95% 신뢰구간 1.39~4.75), 췌장암 사망 위험도 1.83배 높게 나타났다(HR 1.83, 95% 신뢰구간 1.10~3.04). 이러한 연관성은 60세 이상, BMI 25 미만, 비흡연 여성에서 더욱 뚜렷했다. 연구팀은 여성의 경우 사망 사례 수를 고려해 최고 섭취군(4분위) 대신 3분위와 1분위를 비교했다.

    다만 연구팀은 남성에서 붉은 고기와 위암 사망 위험 감소가 관찰된 결과를 특정 식품의 효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논문에서는 한국에서 붉은 고기 대부분이 돼지고기이며 서구권과 달리 염장육보다 구이 형태 소비가 많다는 점, 붉은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고 국가 위암 검진에 적극 참여했을 가능성 등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유인선 교수는 “간·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비소·카드뮴·납 등 중금속이 일반 살코기보다 더 많이 들어있을 수 있다”며 “이런 물질이 지방 조직에 쌓여 있다가 체중 변화나 노화 과정에서 혈액으로 빠져나오면서 여성의 암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육류 섭취량보다 어떤 종류의 고기를 먹는지가 암 건강과 더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서구권 연구 결과를 아시아 인구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식습관과 생활 환경을 고려한 성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식습관을 연구 시작 시점에 한 차례만 조사해 이후 식습관 변화와 조리 방법, 암 진단 당시 병기 등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자기기입식 식이 조사를 사용한 관찰 연구인만큼 잔여 교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암 발생이 아니라 암 사망을 분석한 연구라는 점도 해석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가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암 위험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육류 종류에 따라 암 사망과의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논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별도의 연구비 지원 없이 수행됐으며, 저자들은 이해 상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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