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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면 시장이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냉면과 비빔면 중심이던 시장에 밀면, 막국수, 쫄면 등 다양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여름면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비빔면 시장이 1800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냉면 간편식 시장도 6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유통업계는 여름면 시장을 새로운 성장 카테고리로 키우고 있다.
고물가로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한 끼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냉면이나 막국수를 먹기 위해 전문점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간편식으로 다양한 여름 면요리를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유통업체도 단순히 맛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면발과 소스, 조리 방식을 차별화하며 시장 세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비빔면과 냉면, 시장을 키운 두 축
비빔면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2015년 약 757억원에서 2023년 약 1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비빔면이 여름철 대표 계절면으로 자리 잡으면서 브랜드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시장 선두인 팔도는 올해 누적 판매량 20억개를 돌파한 팔도비빔면을 기반으로 최근 중면을 적용한 팔도비빔면 더 블루를 선보이며 식감 차별화에 나섰다. 농심은 누적 판매량 2억2000만개를 기록한 배홍동비빔면에 이어 배홍동 막국수, 배홍동 쫄쫄면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브랜드 외연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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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면 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약 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외식 냉면 가격이 1만원을 웃도는 가운데 간편식 냉면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냉면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3년 동치미물냉면과 함흥비빔냉면을 선보인 이후 평양냉면과 메밀소바까지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대표 제품인 동치미물냉면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최근 여름면 제품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풀무원은 초고압 제면 기술을 적용한 냉면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대표 제품인 물냉면은 최근 2년 연속 연간 1000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비빔냉면도 같은 기간 300만개 이상 팔렸다.
최근에는 소스보다 면발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팔도의 중면 비빔면, 오뚜기의 칡냉면·쫄냉면, 풀무원의 초고압 제면 기술 등은 모두 식감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숫자들은 냉면과 비빔면이 더 이상 계절성 상품에 머물지 않고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 밀면·막국수까지…여름면 시장의 경계가 무너져
더 큰 변화는 냉면과 비빔면을 넘어 새로운 면 카테고리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뚜기는 부산 향토 음식인 진밀면을 앞세웠고, SPC삼립 하이면은 안동식혜와 들기름을 활용한 막국수 제품을 선보였다. 본죽&비빔밥도 열무칼비빔면으로 여름면 시장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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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랑은 급속 냉동 기술과 제면 기술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여름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냉면·비빔면 경쟁에 지역 별미와 전문 제면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여름면 시장의 경쟁 구도도 한층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지역 음식의 유입이다. 밀면과 막국수 같은 향토 음식이 간편식으로 재해석되면서 여름면 시장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의 별미를 집에서도 즐기려는 수요가 늘자 유통업계도 로컬 미식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의 기준도 달라진다. 여름면 시장은 점유율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다양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지를 겨루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