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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육우협회 “우유 가격 상승분 70%는 제조·유통 단계서 발생…농가 경영난 심화”

기사입력 2026.06.17 18:13
  •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최근 우유 소비자 가격 상승과 수급 문제의 책임을 낙농가에 돌리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협회는 우유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 원유 가격이 아니라 제조·유통 단계에 있으며, 생산 현장은 오히려 생산비 급등과 물량 감축으로 경영 부담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국내 한 낙농가 전경. /한국낙농육우협회 제공
    국내 한 낙농가 전경. /한국낙농육우협회 제공

    협회가 2004년부터 2024년까지 우유 가격 추이와 상장 유업체 공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유 소비자 가격은 리터당 1,706원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원유 가격 상승분은 567원에 그쳤다. 협회는 소비자 가격 상승분의 약 70%가 제조·유통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우유 유통 마진율은 35.1%로 일본(16.8%)의 두 배 수준, 미국(8.8%)의 약 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일본보다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낮지만, 최종 소비자 가격은 더 높게 형성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마시는 우유 가격이 높은 이유는 낙농가가 받는 원유 가격 때문이 아니라 유통 과정의 비용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며 “유통 구조 개선 없이 소비자 부담 완화와 낙농가 경영 안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협회는 최근 제기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협회에 따르면 가공식품에서 우유·유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이며, 상당수가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물가 상승을 주도한다는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생산 현장의 경영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고 협회는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농가 평균 생산비는 리터당 171원 상승했지만, 원유 가격 반영분은 88원에 그쳤다. 전체 농가의 41%를 차지하는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의 경우 생산비가 같은 기간 리터당 280원 상승해 경영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올해 평균 생산비가 리터당 1,252원으로 음용유용 원유 가격 1,249원을 웃돌면서 역마진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 이후 유업체의 물량 감축까지 이어지면서 농가 부담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또 협회는 최근 5년간 전체 낙농가의 13.7%에 해당하는 834호가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낙농가 호당 평균 부채는 5억원을 넘어섰고,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45.6%, 차입금 이자는 68.6% 증가했다.

    협회는 최근 제기되는 ‘남는 원유’ 논란 역시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용도별 차등가격제 참여 유업체 소속 농가들의 지난해 음용유용 구간 생산량은 보유 쿼터 대비 81.2%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정부가 제도 도입 당시 제시한 음용유 구간 비율 88.5%보다 7.3%포인트 낮은 수치다.

    협회는 소비 감소보다 유업체의 물량 감축과 가공용 원유 확대 예산 미확보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0년 대비 지난해 국내 원유 생산량은 5.9% 감소했지만, 유제품 수입량은 114% 증가했다. 시장 전체 유제품 소비는 늘었지만 국산 원유 사용은 줄었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또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혼합분유 등을 포함한 분유 수입량은 원유 환산 기준 68만3000톤으로, 국산 가공용 원유 사용량 34만3000톤의 두 배에 달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2022년 기준 유업체들이 직접 사용한 수입 유제품은 원유 환산 기준 50만5000톤으로 당시 국산 가공용 원유 사용량의 두 배를 넘었다”며 “국산 원유 자급률이 45.8%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농가에만 생산 감축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유 수급 문제를 소비 감소나 농가 생산량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수입산 의존 확대와 유통 구조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정부에 ▲가공용 원유 20만 톤 물량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예산 및 대책 마련 ▲경영 위기 낙농가 대상 정책자금·상호금융자금 상환 기한 3년 이상 연장과 이자 감면, 고령·소규모 농가 폐업 보상 대책 마련 ▲유통 마진 실태 조사와 유업체의 임의적 물량 감축 행위에 대한 대응 등 3대 긴급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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