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AI 기반 전주기 관리로 진화하는 임상시험…한국은 아직 ‘부분 적용’

기사입력 2026.06.17 15:13
메디데이터, AI 오케스트레이터 ‘닷’·통합 플랫폼 ‘메디데이터 플러스’ 소개
설계부터 환자 모집·데이터 분석까지 연결…국내선 일부 기능 중심 활용
  • 임상시험 솔루션 기업 메디데이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임상시험 설계부터 구축, 환자 모집, 데이터 분석까지 연결하는 전주기 관리 전략을 발표했다. AI를 개별 업무를 처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임상시험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메디데이터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넥스트 이노베이션 데이 서울(NEXT Innovation Day Seoul)’ 콘퍼런스와 함께 ‘AI for Impact(실질적 성과를 위한 AI)’를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AI 오케스트레이터 ‘닷(Dot)’과 통합 플랫폼 ‘메디데이터 플러스(Medidata Plus)’를 소개했다.

  • 제프 벤티밀리아 메디데이터 오퍼링·포트폴리오 부문 수석부사장이 AI를 활용한 임상시험 전주기 관리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김정아 기자
    제프 벤티밀리아 메디데이터 오퍼링·포트폴리오 부문 수석부사장이 AI를 활용한 임상시험 전주기 관리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김정아 기자

    설계·구축·환자 모집·데이터 분석까지 연결

    발표를 맡은 제프 벤티밀리아 메디데이터 오퍼링·포트폴리오 부문 수석부사장은 임상시험에서 AI가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시뮬레이션(Simulate)→구축(Build)→개시(Start)→분석(Analyze) 단계로 설명했다.

    그는 환자 경험(Patient Experience), 스터디 경험(Study Experience), 데이터 경험(Data Experience)을 AI로 연결해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운영하는 것이 ‘닷’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벤티밀리아 수석부사장은 “메디데이터는 2015년부터 AI 분야에 투자해 왔지만 그동안의 솔루션은 대부분 단일 제품, 단일 유스케이스 중심이었다”며 “이제는 AI를 임상시험 과정 중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전체 워크플로우를 운영하는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임상시험을 수행하다 별도의 AI 도구를 찾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AI가 임상시험 운영 자체에 내재화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메디데이터는 이를 통해 연구 기관 선정과 환자 모집, 데이터 분석, 위험 관리 등 임상시험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출시한 ‘메디데이터 플러스’는 데이터와 워크플로, AI 기능을 하나의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통합 플랫폼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스터디 구축부터 임상 수행, 리스크 관리까지 전 주기를 하나의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임상시험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로토콜 수정(Amendment)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메디데이터는 현재 자사 플랫폼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7,600건이며 연간 700억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티밀리아 수석부사장은 “AI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축적된 데이터와 검증 체계를 바탕으로 AI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부분 적용’ 단계

    다만 이러한 전주기 통합 전략이 국내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효백 메디데이터 솔루션 컨설팅 팀 리드는 질의응답에서 “미국과 유럽은 이런 기술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다양한 규제와 이를 바라보는 보수적 시각으로 인해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는 AI의 전체 역량을 활용하기보다 환자 모집이나 시스템 구축 등 일부 기능을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특정 AI 활용 분야에 대해서는 규제기관의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기술과 산업, 규제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디데이터는 AI 활용 확대 과정에서도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인사이트를 제공하더라도 최종 설계와 데이터 검증, 규제기관 제출에 대한 책임은 사람이 맡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벤티밀리아 수석부사장은 “AI는 더 이상 블랙박스가 아니다”라며 “사용자가 결과를 검증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최종 책임 역시 사람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의료·임상 분야 AI 활용이 개별 업무 자동화를 넘어 전 과정을 연결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전주기 AI 관리 체계의 확산은 기술 발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메디데이터 사례는 실제 활용 범위와 확산 속도가 규제와 책임 구조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 활용의 과제는 기술 자체에서 제도와 거버넌스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