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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롱관이 필요해…'와일드 씽' [리뷰]

기사입력 2026.06.02.16:21
  • 영화 '와일드 씽' 속 배우 엄태구,박지현,강동원(왼쪽부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와일드 씽' 속 배우 엄태구,박지현,강동원(왼쪽부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룹 트라이앵글의 뮤직비디오 'Love is'가 공개됐을 때부터 두 눈을 의심했다. 배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이 혼성그룹이 되어 노래한다. 그런데 노래가 좋다. 강동원이 헤드스핀을 돌고, 엄태구가 랩을 한다. 심지어 잘한다. 그 혼란스러운 감정은 영화 '와일드 씽'에서 타율 높은 웃음으로 이어진다.

    현우(강동원)는 브레이크 댄스 능력으로 길거리 캐스팅돼 상구(엄태구), 도미(박지현)과 함께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로 데뷔한다. 데뷔곡 'Love is(러브 이즈)'의 성공 이후, 2집 'Shout it Out'으로 활동 중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팀이 공중분해 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현우는 흐려지는 트라이앵글의 영광에 기대어 연예계에 붙어 있다. 그런 그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제안이 왔다. 유명 PD가 기획한 공연 무대에 서라는 것. 단, 트라이앵글 전 멤버와 함께. 현우는 보험 판매원이 된 상구와 재벌 며느리가 된 도미를 찾아가 무대를 제안한다. 여기에 과거 트라이앵글의 라이벌이었던 발라드 왕자 성곤(오정세)까지 공연에 합류하게 된다. 이들이 꿈인 무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다.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와일드 씽'은 1990년대와 2000년대 가요계의 추억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음악 무대에서 39주째 2위를 한 발라드의 왕자 성곤(오정세)의 이야기는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그때는 가능했다. 서로 친하지 않아도 리포터(랄랄)의 진행에 억지 친함을 보여주는 어색한 온도 역시도 고스란히 담겼다. 추억할 수 있는 과거가 빈티지한 감각으로 스크린에 가득 담긴다.

    과거로 돌아간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 등은 '킹받는(진짜 화났다기보다 '짜증 나는데 웃김'에 가까운 감정)' 비주얼을 자랑한다. 에릭(신화), 문희준(H.O.T) 등이 연상되는 비주얼과 헤드스핀과 윈드밀로 대표되는 '댄스머신'다운 능력치는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강동원은 분명히 CG로 한 것 같은데 무려 5개월에 걸친 노력으로 실제로 헤드스핀을 돌았다. 엄태구도 랩을 뱉기 위해 3개월 동안, 박지현, 오정세도 보컬 연습에 노력을 기울였다.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와일드 씽'은 배우들의 90년대 아이돌 변신이라는 빵 터지는 비주얼로 관객을 영업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이들의 피와 땀이다. 코미디라는 장르는 '진심'이 빠지면 지탱이 되지 않는다. 이를 네 사람은 입증했다. 초반 아이돌 시절의 비주얼이 압도한다면, 후반부에 꿈의 무대로 향하는 로드무비 같은 형식의 전개에는 이들의 진심이 묻어난다. 무대에 오른 이들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웃픈' 감정을 진하게 보여주는 것은 피와 땀이 있기에 가능했다.

    손재곤 감독은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해치지 않아' 등을 통해 자신만의 착한 코미디 세계를 구축해 왔다. '와일드 씽' 역시 여전히 착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배우들의 과감한 비주얼과 안무, 음악이 빈틈없이 채워진다. 특히 '와일드 씽'은 후반부에 진짜 산으로 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성곤의 절실함 덕분에 관객 역시 군말 없이 그 산을 함께 오르게 한다.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와일드 씽'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이들과 함께 그런 트라이앵글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이 스친다. 소녀였던 이들이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 변하지 않는 빨간, 파랑, 초록 풍선을 흔든다. 그 모습은 뭉클함을 더 한다.

    살다 보면 꼬이는 일이 많다. 그런데 시간은 어느 순간 빠르게만 흐른다. 해놓은 것도 없는데 나이는 먹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될 때의 이들을 향해 '와일드 씽'을 부른다. 아마도 관객들도 이들을 보며 자신만의 '와일드 씽'을 부르고 있지 않을까. '와일드 씽'의 싱어롱 관이 필요하다. 6월 3일 개봉. 상영시간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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