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랑 연타제면·CJ 냉동김밥 등 기술 융합
냉동 기술 진화로 프리미엄 HMR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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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냉동과 콜드체인 기술 고도화로 냉동식품 카테고리가 빠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 냉동으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면 요리와 베이커리, 프리미엄 디저트까지 냉동식품 시장에 편입되면서 식품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급속냉동 기술은 영하 40도 이하 초저온에서 식품을 순간적으로 얼려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기술 발전으로 냉동식품의 식감과 품질 유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냉동면·냉동김밥·냉동생지 등 신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냉동식품 생산 규모는 2021년 기준 3조449억원으로, 2017년 이후 연평균 8.1% 성장했다.
◇ 냉동면에서 냉동김밥까지…기술 융합으로 영토 넓혀져
냉동 기술 발전의 대표 사례로는 냉동면이 꼽힌다. 면은 냉동·해동 과정에서 글루텐 구조가 변성되고 수분 손실이 발생해 식감 유지가 어려운 품목으로 꼽혀왔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제면 기술과 급속냉동 기술을 결합해 이 한계를 개선했다. 반죽을 늘리고 두드리는 연타제면 방식으로 면을 만든 뒤 가장 맛있는 상태에 맞춰 삶고 즉시 영하 40도에서 급속냉동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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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제품인 사누끼우동면은 숙성과 반죽, 냉동 전 과정에서 온도·습도를 정교하게 관리해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급속냉동 기술은 냉동만두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굽네의 닭가슴살 만두는 100% 국내산 닭가슴살에 급속냉동 공법을 적용해 육즙을 유지하면서도 1팩당 최대 15g의 단백질을 담았다.
CJ제일제당은 냉동김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 냉동김밥 자동화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급속냉동 기술을 적용해 장거리 유통 과정에서도 품질 저하를 최소화했다. 2023년 출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800만개를 넘어섰으며 현재 2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 해동 없는 생지·냉동 크림 브륄레…안방 냉동실로 들어온 프리미엄
냉동 기술 진화는 베이커리와 디저트 카테고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베이커리 분야에서는 냉동생지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생지(발효 반죽)는 살아 있는 효모를 포함하고 있어 냉동 후 품질 유지가 어려운 제품군이다.
삼립은 최근 해동 과정 없이 바로 오븐에 넣어 조리하는 FTO(Frozen to Oven) 기술 적용 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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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생지는 반죽 내부 수분이 불규칙하게 얼어붙어 해동 없이 구울 경우 모양이 틀어지거나 식감이 거칠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삼립은 전용 원료와 배합 기술을 통해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균일하게 퍼지도록 유도해 이를 개선했다. 전체 조리 시간은 기존 휴면생지 대비 약 86% 줄어든 20분 내외 수준으로 단축됐다.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에서도 냉동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파스퇴르 브랜드 첫 냉동 디저트 제품인 밀크브륄레 4종을 출시했다.
프랑스 디저트인 크림 브륄레를 냉동 형태로 구현하기 위해 해동 이후에도 커스터드 특유의 점도와 식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형을 설계했다. 특히 화이트 초콜릿 코팅 후 설탕을 카라멜라이징해 냉동 유통 과정에서도 겉면의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속냉동 기술 고도화로 외식 전문점 수준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 프리미엄 냉동 HMR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세컨드 냉동고 보급 확대 등 가정 내 저장 인프라까지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냉동식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