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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피로감, 수면 부족만의 문제 아니었다…‘불안’ 증상과 밀접

기사입력 2026.05.23 09:00
전국 성인 2355명 분석…기상 직후 각성 지연, 불안 증상서 가장 강한 연관성
  • 잠에서 깬 뒤에도 한동안 머리가 멍하고 집중이 어려운 상태인 ‘수면 관성(sleep inertia)’이 단순한 수면 부족뿐 아니라 불안 증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은 한국 성인 2,355명을 대상으로 수면 관성 지속 시간과 관련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논문은 올해 1월 게재됐다.

  •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수면 관성은 잠에서 깬 직후에도 졸림과 멍함, 주의력 저하가 일정 시간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며 회복되지만, 지속 시간이 길어질 경우 아침 시간대 집중력과 판단력, 업무 수행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수면 관성 연구는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 수면 시간을 제한하거나 젊은 성인·교대근무자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돼 실제 생활 환경에서 나타나는 양상은 충분히 분석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2018년 한국갤럽이 수행한 ‘수면·두통 전국 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국 성인의 수면 관성 지속 시간과 관련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는 단면 연구(cross-sectional study)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수면 시간과 생활패턴, 불면증, 주간졸림, 불안·우울 증상 등을 함께 평가했다.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의 평균 수면 관성 지속 시간은 15.8분이었다. 특히 불안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는 평균 29.9분으로 전체 평균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이는 ▲6시간 미만 수면(18.0분) ▲저녁형 생활 패턴(17.7분) ▲불면증(20.7분) ▲주간졸림(18.7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다중 선형 회귀분석에서도 불안 증상은 수면 관성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β=0.39). 이어 불면증(β=0.22), 저녁형 생활 패턴(β=0.12), 주간졸림(β=0.1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우울 증상은 다른 변수들을 보정한 이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불안이 긴장과 예민함, 과각성(hyperarousal) 상태와 관련되는 만큼 기상 직후 각성 전환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우울은 무기력감이나 흥미 저하 등이 중심 증상으로, 수면 관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아침 시간대 각성 지연 현상을 단순한 수면 부족 문제로만 보기보다, 생체리듬과 수면 상태, 정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윤창호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멍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로만 보기보다 수면 상태와 정서적 요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자기보고식 설문 자료를 기반으로 한 단면 연구로, 불안 증상과 수면 관성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도 논문에서 단일 문항 기반 자기보고식 평가가 수면 관성의 다양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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