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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추 낭종과 마미총 신경종양, 관찰이 우선인 이유

기사입력 2026.05.08 09:00
  • 허리 MRI를 촬영한 뒤 예상치 못한 진단명을 듣고 크게 놀라는 환자가 많다. 실제로 검사 결과지에 ‘천추 낭종’, ‘마미총 신경종양’ 같은 생소한 표현이 적혀 있으면,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천추 낭종이나 마미총 부위의 일부 양성 종양은 증상이 없고 신경 기능 이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수술보다 경과 관찰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천추 낭종은 천추 부위 신경근 주변에 생기는 뇌척수액 주머니 형태의 병변이다. 신경막 일부가 풍선처럼 늘어나면서 액체가 고이는 구조로 설명할 수 있다. MRI에서는 크기가 커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신경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천추 부위는 비교적 공간적 여유가 있어 압박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단순히 영상에서 크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증상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사진=고도일병원
    ▲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사진=고도일병원

    마미총 신경종양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척수는 보통 요추 1번, 2번 부위에서 끝나며, 그 아래는 여러 신경다발이 물속에 떠 있는 형태의 마미총 구조로 이어진다. 이 부위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양성 종양으로는 신경초종 등이 있으며, 대체로 천천히 자라는 특성을 보인다. 성장 속도가 느려서 상당 기간 별다른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흔하다.

    많은 환자가 종양이라는 표현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불안해한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증상 유무와 크기 변화, 신경 압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통증이 없고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배뇨·배변 장애 등이 없다면 정기적인 MRI 추적 관찰로 경과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적인 수술보다 변화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더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종양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지거나 진행성 신경통이 나타나는 경우, 다리 힘이 약해지거나 감각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 배뇨·배변 기능 이상처럼 중요한 신경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일상생활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진 평가가 중요하다.

    중요한 점은 MRI 소견만 보고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다. 영상검사는 병변을 발견하는 도구이지만,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환자의 실제 증상과 기능 상태다. 천추 낭종과 마미총 신경종양은 이름만으로 겁먹기보다 정확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경우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며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병변이 즉각적인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때에 따라서는 신중한 관찰이 더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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