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현장] 북촌에 들어선 ‘말본 가옥’…브랜드 취향 담았다

기사입력 2026.05.07 15:39
북촌 첫 단독 건물형 플래그십
전통 창살·옥빛 컬러로 한국적 공간 구현
협업·DIY·한정판 등 체험 요소 확대
  •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듯 말본의 감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울 북촌 골목 안쪽. 말본의 새 플래그십 ‘말본 가옥(MALBON GAOK)’은 일반적인 패션 매장과는 분위기가 한 눈에 띈다. 전통 창살과 목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에는 협업 컬렉션과 다양한 오브제가 어우러졌다. 미국 LA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말본(Malbon)은 서울 북촌에서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가 지향하는 문화를 경험하는 플래그십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전개하는 말본은 최근 서울 북촌에 신규 플래그십 스토어 말본 가옥을 오픈했다. 말본이 단독 건물 형태로 선보이는 첫 플래그십으로, 연면적 208㎡(약 63평) 규모의 지상 2층 공간과 루프탑으로 구성됐다.

  • 서울 북촌 골목 안에 위치한 말본의 새 플래그십 ‘말본 가옥(MALBON GAOK)’ 외관. 전통 창살과 목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됐다./김경희
    ▲ 서울 북촌 골목 안에 위치한 말본의 새 플래그십 ‘말본 가옥(MALBON GAOK)’ 외관. 전통 창살과 목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됐다./김경희

    브랜드는 이번 공간에 ‘스토어’ 대신 ‘가옥(家屋)’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민지 말본코리아 마케팅 프로는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다”며 “집의 느낌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 가옥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말본이 북촌을 선택한 배경에도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강 프로는 “북촌은 전통과 현대, 로컬과 글로벌 감도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본 역시 다양한 카테고리와 협업하며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촌과도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공간은 북촌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관과 내부에는 전통 창살과 목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내부 곳곳에는 한국 전통 청자에서 영감을 받은 옥빛 컬러를 더했다. 2층 창가와 루프탑에서는 북촌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개방감을 강조했다.

    공간 구성은 일반적인 골프웨어 매장과 결이 달랐다. 1층 메인 공간에는 SS 시즌 남녀 컬렉션이 배치됐는데, 기능성 중심의 골프웨어보다 필드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에 무게를 실었다.

  • 말본 가옥 1층 내부 전경. SS 시즌 컬렉션과 협업 제품, 오브제가 배치된 공간이다./김경희
    ▲ 말본 가옥 1층 내부 전경. SS 시즌 컬렉션과 협업 제품, 오브제가 배치된 공간이다./김경희

    강 프로는 “한국에서는 아직 골프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지만, 말본은 원래 골프에서 영감을 받은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로 시작했다”며 “골프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도 평소에도 스타일링할 수 있는 제품들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쿠바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과 무드를 반영했다. 스프링 컬렉션은 햇빛에 바랜 건물 컬러를 모티브로 톤다운된 색감을 적용했고, 서머 컬렉션은 민트·블루·옐로 계열 컬러를 활용해 시각적인 청량감을 담아냈다.

    1층 컬처존에는 미국 록밴드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 협업 컬렉션 등 음악·스포츠·아트를 넘나드는 제품들을 배치했다. 브랜드의 협업 방향성과 문화적 확장성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곳곳에 놓인 소파와 테이블 역시 단순 쇼핑보다 머무르고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구성이다.

    강 프로는 “다른 매장보다 라이프스타일 성격이 강한 협업 컬렉션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말본 가옥 2층 공간. 패치와 와펜을 활용한 DIY 체험존과 익스클루시브 제품이 배치돼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된다./김경희
    ▲ 말본 가옥 2층 공간. 패치와 와펜을 활용한 DIY 체험존과 익스클루시브 제품이 배치돼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된다./김경희

    2층은 Experience & Exclusivity를 콘셉트로 꾸몄다. 패치와 와펜을 활용해 제품을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DIY 공간이 대표적이다. 현장에서 즉석 프레스를 통해 티셔츠나 모자에 패치를 부착할 수 있도록 구성해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북촌 플래그십 한정 제품도 선보인다. 서울 로고 티셔츠와 모자, 자개 볼마커, 한복 인형 키링 등 한국적 요소가 담긴 제품들이다.

    공간 전체에는 ‘집’이라는 콘셉트를 녹여냈다. 강 프로는 “마당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오면 거실 같은 공간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구성했다”며 “제품을 빽빽하게 진열하기보다 고객들이 편하게 둘러보고 쉬는 느낌으로 공간을 경험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이라기보다 ‘말본의 취향이 이런 식으로 담겨 있구나’를 느끼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며 “친구 집에 갔을 때 그 사람의 취향을 느끼듯 그런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세계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플래그십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말본 역시 북촌 플래그십을 통해 골프 중심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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