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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췌장암에서, 면역세포가 기능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치료 기술이 전임상 연구에서 효과를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전은성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장미희 박사,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학과 박대찬 교수 공동 연구팀은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신호를 차단하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CAR-NK 세포’를 개발하고 췌장암 모델에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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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 ‘힘 못 쓰게 하는 환경’ 차단
췌장관선암은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암으로, 종양 주변 환경이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TGF-β’라는 물질은 면역세포의 공격 능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NK세포에서 이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를 제거하는 동시에, 췌장암에서 발현되는 메소텔린을 인식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제거와 삽입을 한 번에 수행하는 방식을 적용해 제작 공정을 단순화했다.
환자 유래 모델·동물실험서 효과 확인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 조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CAR-NK 세포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암세포 사멸률은 55.4%로 나타났으며, 스테로이드 약물 덱사메타손을 함께 사용할 때 68.3%로 증가했다.
동물 실험에서도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췌장암 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CAR-NK 세포 투여 시 종양 성장이 억제됐으며, 덱사메타손 병용군에서 억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덱사메타손은 일반적으로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정확한 기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전임상 단계…임상 적용은 추가 검증 필요
이번 연구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이 아닌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 기반 전임상 연구다. 실제 환자에게서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는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또한 표적으로 삼은 메소텔린 단백질은 일부 정상 조직에서도 발현될 수 있어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며, 면역 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전략 역시 장기적인 면역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평가가 요구된다.
이번 연구는 정부 연구개발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논문에서는 저자들이 이해충돌이 없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