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대형마트 규제 실효성 논란…업태 기능 재편 요구
“소비자 편익·공정경쟁 중심으로 정책 축 이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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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 규제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과거 틀에 머물러 있어 인공지능(AI) 확산과 소비 구조 변화에 맞춘 정책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태 규모와 보호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소비자 편익과 공정경쟁, 산업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의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유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온라인·AI 시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의 새로운 방향’을 발표하며 제시됐다.
조 교수는 현행 유통 규제가 2012년 이후 구축된 오프라인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어 시장 변화와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판단 기준으로 소비자 편익, 지역상권 경쟁력, 공정경쟁, 소상공인 경쟁력, 지속가능성과 실행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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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온라인 비중은 2020년 48.2%에서 2025년 59%로 확대됐고, 대규모 점포 수는 감소세다. 경쟁의 축도 점포 수에서 데이터·물류·플랫폼 등 운영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 행태도 바뀌고 있다. 소량 구매와 편의성 중심 소비가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목적형 소비와 체험형 공간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쇼핑 등 기존 업태의 기능 재정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오프라인에서는 편의점이 물류 거점과 생활 인프라 기능을 확장하고 있으며,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은 카테고리 특화 기반으로 상권 집객을 이끄는 앵커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 교수는 “각 업태가 본질 경쟁력을 강화할수록 상권의 다양성과 유입이 확대된다”며 “규제가 아닌 경쟁력이 상권을 형성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행 제도는 과거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형마트 규제는 전통시장 보호 효과가 불분명한 반면 소비자 불편, 점포 폐점, 고용 감소 등 부작용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SSM 가맹점 규제 역시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슈퍼마켓이 생존을 위해 SSM 가맹으로 전환하면 매출이 증가하는 사례가 있지만, 의무휴업 규제로 전환이 제한되면서 폐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동일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편의점과의 규제 차이도 구조적 비대칭으로 지적된다.
지원 정책 역시 한계가 지적됐다. 단기 컨설팅 중심 구조와 공동물류 정책의 지속성 부족, 현장과의 괴리로 인해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체인화, 표준화, 기존 인프라 연계를 중심으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 교수는 “법과 제도는 변화한 시장 구조에 맞게 정교화해야 한다”며 “오프라인 중심 사전 규제는 완화하고 사후 규제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상업보존구역도 거리 기준에서 벗어나 경쟁 환경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