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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만성질환…건강은 ‘일상’에서 갈린다

기사입력 2026.04.14 07:00
건강관리, 기준이 바뀐다①
  • 만성질환은 더 이상 중장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29세 비만율은 2014년 23.9%에서 2023년 33.6%로, 30~39세는 31.8%에서 39.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보다 증가 폭이 크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주요 만성질환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국내 사망과 의료비의 상당 부분이 만성질환과 관련돼 있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발표한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전체 사망의 78.8%가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었다. 진료비 역시 약 90조 원으로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 식사와 활동 같은 일상 속 선택이 건강 상태의 차이를 만든다. /이미지=AI 생성
    ▲ 식사와 활동 같은 일상 속 선택이 건강 상태의 차이를 만든다. /이미지=AI 생성

    만성질환은 한 가지 이유로 생기지 않는다. 식사와 수면, 활동, 스트레스 같은 일상이 오랜 시간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조용하고 느리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 기간이 지난 뒤인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젊은 시기의 심혈관 건강 상태에 따라 이후 질환 발생 위험에서 집단 간 차이가 확인됐다.

    만성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일상이 만드는 결과다. 그 일상은 중장년이 되기 훨씬 전부터 쌓이기 시작한다.

    병원 중심 구조의 한계

    현대 의료 체계는 진단과 치료에 최적화되어 있다. 병원은 증상이 생기거나 질환이 확인된 이후를 다루는 공간이다. 이 구조는 급성기 치료에서 높은 성과를 보여 왔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생활 습관 누적이라는 만성질환의 특성 앞에서, 병원은 일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진료실에서의 몇 분이 매일의 식사, 수면, 활동 패턴을 바꾸기는 어렵다.

    병원을 찾을 만큼 증상이 나타날 때는 수년간 누적된 생활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병원이 일상 관리까지 다루지 못하는 현실은, 의료가 닿지 않는 영역이 따로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노력, 다른 결과

    건강관리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이어가더라도 기대만큼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같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해도 개인에 따라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고, 같은 식단을 유지해도 혈당 변화 양상은 개인의 대사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꾸준히 운동해도 피로가 쉽게 줄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장 환경, 대사 패턴, 생활 리듬 등 개인별 조건이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몸의 상태가 다르면 필요한 것도 달라진다. 획일적인 방식이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내지 않는 이유다.

    건강관리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보다 ‘현재 상태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관리의 중심 이동

    만성질환은 생활 습관의 누적에서 형성되지만, 병원은 환자 개개인의 일상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 건강관리의 공백을 일상에서 보완할 필요가 커지는 이유다. 여기에 개인마다 몸의 상태와 필요한 관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더해지면서, 건강관리는 점차 개인화된 접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웰니스(wellness) 기반 접근이 확산하고 있다. 질병 치료가 아닌 건강 유지와 일상 속 관리의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 흐름이다. 의료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의료가 닿지 않는 영역을 보완하는 접근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세, 건강수명은 65.5세다. 두 지표 사이에는 약 18년 차이가 난다. 오래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이에 기술 기업과 식품·건강기능식품 업계, 의료기기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상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다음 편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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