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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작된 괌 코코 로드 레이스(Ko'ko' Road Race)는 괌 정부관광청(GVB)이 주최하는 국제 마라톤 대회다. 괌의 국조이자 멸종위기종인 코코새(괌뜸부기·Ko'ko' bird) 보호 기금 마련과 인식 제고를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매년 4월 중순 주말 이틀에 걸쳐 열린다. 토요일 어린이 대상 코코 키즈 펀런을 시작으로 일요일 하프마라톤(21km)과 에키덴 릴레이(4인 1조·총 20km)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에메랄드빛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코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일본·대만·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 러너들의 참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괌 코코 로드 레이스의 하프마라톤 부문은 대회 3주 전에 이미 역대 최다 등록을 기록하며 조기 마감됐다. 대회 개막 이틀 전인 지난 9일 오전, 투몬샌즈플라자(Tumon Sands Plaza) 1층 행사장에 한국·일본·대만·필리핀에서 온 선수와 인플루언서, 미디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공개된 숫자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에 등록한 해외 방문객 수가 700명을 넘어섰으며, 이들의 직접 소비지출 추정액은 약 135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괌 정부관광청 측은 "하프마라톤 개인 참가 등록이 대회 3주 전에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다"라며 "역대 최다 참가 기록"이라고 밝혔다. 하프마라톤 참가자 수는 지난해 529명에서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나 657명으로 일찌감치 매진됐다.
국가별 참가 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레이스 코디네이터는 이날 브리핑에서 "에키덴 릴레이 팀 부문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팀을 구성해 참가한다"고 짚었다. 하프마라톤에서는 일본 참가자들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키즈 펀런은 10~12세·7~9세·4~6세 세 연령 그룹 모두 세 자릿수 참가자를 기록했다. 키즈 펀런 총 참가자 수는 325명이다.
한국 참가진은 특히 다채롭다. 2026 괌 스포츠 앰배서더로 선정된 강소연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합류해 대회 홍보의 전면에 나섰고, 인플루언서들과 러닝 커뮤니티, 국내 주요 달리기 모임에서도 참가한다.
12일(일) 새벽 5시 투몬 GVB 본부 앞에서 출발하는 하프마라톤은 아산(Asan) 반환점을 돌아 이파오 비치(Ipao Beach) 결승선으로 돌아오는 왕복 코스다. 별도 방향 전환 없는 직선 왕복으로, 힐튼 언덕 구간이 유일한 오르막이다. 에키덴 릴레이는 같은 날 GVB 앞을 기점으로 4인이 각각 5km씩 나눠 달리며, 이파오 비치 결승선에서 팀 전체가 함께 피니시한다. 11일(토) 오전에는 이파오 비치 파크에서 코코 키즈 펀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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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의 가장 조용하면서도 강렬한 주인공은 무대에 등장한 '코코새' 한 마리였다. 이 새의 이름은 럭키(Lucky). 코코새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직접 원인은 195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괌에 유입된 갈색나무뱀이다. 100여 종에 달했던 괌의 토착 조류 상당수가 이 외래종에 의해 자취를 감췄다. GVB 측은 괌 코코 로드 레이스 수익 일부를 코코새 인큐베이터·사육 울타리·먹이 확보 등에 쓰기 위해 농무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027년 괌 코코 로드 레이스는 4월 10~11일로 예정돼 있다.
- 괌 = 서미영 기자 pepero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