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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목지'의 중심에서 멜로를 외치다…홀린다, 이종원 [인터뷰]

기사입력 2026.04.12.00:04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기태는 수인이의 전 남자 친구이지만, 이 친구를 향한 마음만으로도 어떤 행동이든 직진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랐어요. '어떻게 해야지' 생각하기보다 앞서 몸부터 반응하길요. 그것에 가장 집중하며 연기한 것 같아요. 생각보다 수인이는 별로 저를 찾지 않거든요. 그런데 '살목지' 속에서 '수인아'라는 대사가 제 대사의 절반 이상 같아요. (웃음)"

    배우 이종원이 영화 '살목지'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살목지’는 과거 ‘심야괴담회’에도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공포 스팟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로드뷰에 포착된 정체불명의 존재를 계기로 다시 그곳을 찾게 된 촬영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종원이 연기한 기태는 수인(김혜윤)의 동료 PD이자 전 연인이다. 물 공포증이 있는 수인이 살목지로 향하자, 기태 역시 촬영 장비를 핑계로 그곳을 찾는다. 공포 속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한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이종원은 앞서 풋 티지 시사회에서 짧은 비명으로 화제를 모을 만큼 공포에 민감한 편이다. 그럼에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을 했고, 공포라는 장르에 갇히지 않고 기태라는 캐릭터의 감정선에 집중했다. 그렇기에 '살목지'를 마주하는 관객들은 더 입체적인 감각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이종원'이라는 디테일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 영화 '살목지'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 영화 '살목지'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Q. 기태라는 캐릭터는 참 묘하다. 분명 전 연인 사이인데, 아무리 봐도 수인에게 미련이 많이 남은 듯한 모습이다. 어떻게 캐릭터를 구축했나.

    "감독님과 가장 많이 상의한 지점은 '기태가 중반부터 투입돼 수인이를 구한다'라는 지점이었다. 기태는 수인이의 전 남자 친구였지만, 수인이가 위험에 처하거나, 놀라거나, 곤경에 처할 대, 고민보다 앞서 몸부터 반응하길 바랐다. 사람들이 많이 예상한 것처럼 아마 기태는 수인이에게 차였을 거다. 미련이 많이 남아 있다. 그 마음이 크니까, 이 친구를 구해주고, 도와주고 싶은 것이 기태 본연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서먹함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었기에, 전사를 더 깊이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혼자 (수인이를 향해) ING였다. 누군가를 구하는 액션도 있고, 놀라는 반응도 있고, 그렇지만 가장 중점은 거기에 집중했다."

    Q. 수영을 못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수중촬영에서 감정이 담길 정도로 많은 표현을 해냈다. 아마도 연습에서 비롯된 것 같다.

    "'살목지'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수중 장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만큼 욕심도 났다. 제 얼굴로 나오면, 더 다양한 앵글로 촬영할 수 있으니, 최대한 다양한 앵글로 찍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거의 모든 촬영을 직접 했다. 물속에서 눈뜨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수인이를 구해야겠다는 일념을 표현하고 싶었다."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Q. 살목지에 등장해 차창을 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제가 손이 큰 편인데, 그 장면에서 손이 크게 나와서 사운드적인 효과도 더 극적이었던 것 같다. 그 지점에서 기태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좋았다. 그날 손을 많이 쳐서 일주일 동안 부어있었다. 손이 길쭉하고 외계인 손같이 나와서 '내 손인가?' 생각할 정도였다. (웃음)"

    Q. 공포 영화 촬영 현장이었기에 경험한 지점들이 있었을까.

    "공포 영화라는 장르적인 특성도 있지만, '살목지'라는 장소에 가서 놀라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자연스러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렇게 놀랐는데 자연스러웠나요?'라고 물었다. 수인을 구하는 손가락 하나까지도 자연스러웠는지 물었다. 영화를 볼 때 '자연스럽다'가 가장 매력적인 평가라고 생각한다. 그 평가를 듣고 싶기도 했고, 생활 연기 같은 걸 욕심내며 보여주고 싶었다."

    Q. 그렇게 외쳤던 '수인' 역의 김혜윤과의 케미도 궁금하다.

    "정말 붙임성이 좋은 친구다. 처음 만날 때부터 일주일 전에 본 사람처럼 친해졌다. '김혜윤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영화 촬영이 약 3개월 정도였다. 생각보다 짧았다. 그런데 김혜윤 배우가 많은 도움을 줬다. 덕분에 빠르고 깊게 수인과 기태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래서 다들 김혜윤, 김혜윤 하는구나!' 생각했다. 군더더기 없이, 서로 욕심내는 지점도 많아서 재미있게 임한 것 같다."

  • 영화 '살목지'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 영화 '살목지'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Q. '밤에 피는 꽃', '취하는 로맨스'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 이종원의 멜로 장르에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공포물인 '살목지'에서도 기태만의 감정이 드러났다. 본인이 꼽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저는 제 눈빛에 자신 있다. 어떤 장르나, 어떤 장면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다. 눈빛은 대사 없이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점이고, 그 부분이 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저의 눈빛을 잘 바라봐주시고, 잘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눈빛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봐 주시면 좋겠다."

    Q. 그래서인지, 배우 박정민을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로 꼽기도 했다.

    "저는 (배우 박정민이) 생활 연기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생활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 최고의 칭찬 같기도 하다. 저도 그 소리를 듣고 싶다. 정말 극도로 평범한 연기를 같이 나누고 싶다. 화가 나거나, 과감한 연기보다, 일상적인 대화도 좋으니까,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연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평범할수록 어려우니까. 영화적으로 그런 지점이 욕심났다."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 영화 '살목지'에서 기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종원 / 사진 : 쇼박스

    Q. 스스로 익힌 캐릭터에 다가가는 과정이 있을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생각은 '해 본 캐릭터인가?'라는 질문 같다.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같은 이미지로만 소비되고 싶지 않다. 캐릭터를 준비할 때, '얘는 어떻게 이렇게 할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진다. 항상 고민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외부에서 찾는 게 아니라, 다 제 안에 있더라. 사람의 안에 생각보다 다양한 캐릭터가 있더라. 배우가 해야 할 작업은 내 안에서 작은 캐릭터를 찾아서 풍선 불어넣듯 크게 만들어내는 거로 생각한다. 단순하게 '서랍을 엄청나게 뒤져서 저 멀리에 있는 기억까지 찾아서 꺼내 키운다'는 것 같다. 그런 식으로 찾아가면 좀 더 수월하더라."

    Q. tvN 패션 크리에이터 서바이벌 '킬잇: 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에도 합류했다. 올해 어떤 계획이 있을까.

    "'킬잇'은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재밌겠다'라는 마음으로 합류했고, 걱정은 그 뒤에 했다. 욕심이 많다. 단순히 옷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올해에는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살목지', '킬잇'을 비롯해 점차 찾아뵙지 않을까 싶다. 보여드릴 카테고리라 많이 있다. 기대해 주세요! 진짜 재밌는 거 많아요!"

    장르가 아닌 인물을 본다. 아마도 그건 수많은 캐릭터를 자기 안에서 찾아 헤매는 '배우 이종원'과 맞닿아 있는지 모른다. 또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본질에 집중한다. 자기 안에서 기어이 실마리를 찾아내 풍선을 불어 작품 속으로 넣어두는 그는 한층 신뢰감을 더한다. '살목지'를 통해 또 하나의 다른 결을 쌓아 올린 이종원의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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