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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하면 콜롬비아-3] 20층 높이 야자수에 압도되다…디즈니 ‘엔칸토’의 모티브가 된 이곳

기사입력 2026.04.09 10:51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콜롬비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는 마법의 힘을 가진 콜롬비아 한 마을의 대가족 이야기로, 러닝타임 내내 콜롬비아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스크린 가득 펼쳐낸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 이미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 이미지=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흥미로운 점은 디즈니 제작진이 영화 속 장면들을 상상력으로만 그려낸 것이 아니라 콜롬비아에 머물며 실제 존재하는 곳들을 참고해 영화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하늘 높게 솟은 야자수, 알록달록한 색감의 마을, 웅장한 협곡 등 영화 속 배경의 모티브가 된 ‘진짜’가 콜롬비아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경이로운 풍경과 마법 같은 매력이 넘치는 콜롬비아의 대자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볼 차례다.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야자수가 있는 곳

    자연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남미여행 중 콜롬비아를 찾았다면, 주저 없이 꼭 들러야 할 명소가 있다. 바로 ‘코코라 밸리(Valle de Cocora)’다.

    코코라 밸리는 페레이라(Pereira) 남쪽에 위치한 거대한 협곡으로, 콜롬비아 국목이자 명물인 ‘킨디오 왁스 야자(Quindio wax palm)’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다.

    콜롬비아 최고액권인 10만 페소 지폐 뒷면에 새겨진 나무이기도 하다.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 코코라 밸리 / 사진=변석모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야자수로 꼽히는 왁스 야자는 평균 45m 정도 크며 최대 60m까지도 자라 20층 건물만큼 높다.

    왁스 야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열대 해변의 야자수와는 다르다. 이 야자수는 안데스 산맥 고산의 척박한 환경을 뚫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자란다.

    협곡 듬성듬성 비현실적으로 가늘고 길게 솟아 있는 야자수들이 만든 풍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보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 사진=변석모 기자
    ▲ 사진=변석모 기자

    코코라 밸리로 향하는 여정도 즐겁다. 여행자들은 베이스캠프 격인 ‘살렌토(Salento)’ 마을에서 알록달록 예쁜 구형 지프 ‘윌리스(Willys)’를 타고 이동한다.

    과거 커피 자루를 나르던 차들이 이젠 멋진 올드카가 되어 여행자들을 코코라 밸리로 실어 나른다.

    코코라 밸리는 가급적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명소인 탓에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붐비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부지런을 떤다면, 고요하고 신비로운 경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 필란디아 / 사진=변석모 기자
    ▲ 필란디아 / 사진=변석모 기자

    - 안데스의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가 있는 곳

    페레이라 도시 주변은 자연이 넘친다. 코코라 밸리를 비롯해 커피 농장(Finca) 체험, 산타 로사 온천(Termales Santa Rosa de Cabal), 그리고 로스 네바도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Natural Los Nevados)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들을 방문하려면 베이스캠프로 삼을 명소 근처 작은 마을로 향해야 한다. 여러 작은 도시 및 마을이 있지만 영화 엔칸토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는 ‘필란디아(Filandia)’와 ‘살렌토’를 추천한다.

  • 필란디아 / 사진=변석모 기자
    ▲ 필란디아 / 사진=변석모 기자

    필란디아는 ‘안데스의 빛나는 언덕(La Colina Iluminada de los Andes)’ 혹은 ‘안데스의 가장 아름다운 발코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마을이다.

    과거 스페인 건축 양식이 잘 보존돼 있으며, 원색으로 칠해진 화려한 목조 발코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울러 잘 꾸며진 기념품 가게와 아름다운 색깔의 카페들은 쉴 새 없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 콜리나 일루미나다 전망대 / 사진=변석모 기자
    ▲ 콜리나 일루미나다 전망대 / 사진=변석모 기자

    필란디아 주변 ‘콜리나 일루미나다 전망대(Mirador Colina Iluminada)’도 가볼 만한 장소다.

    왕관처럼 생긴 독특한 디자인의 27m 높이 전망대에 오르면 세계 커피 문화 경관인 ‘에헤 카페테로(Eje Cafetero)’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필란디아가 고즈넉한 분위기라면, 살렌토는 활기가 가득하다. 살렌토는 킨디오(Quindío) 주에서 가장 오래된 인구 1만 명도 안 되는 작은 산골 마을이지만, 코코라 밸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덕에 마을은 늘 여행자로 붐빈다.

  • 살렌토 / 사진=변석모 기자
    ▲ 살렌토 / 사진=변석모 기자

    현지 가이드는 “이 작은 마을에 숙박시설만 무려 300여 개에 달한다. 거주민보다 여행객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주말 낮 살렌토 중앙 광장과 메인 거리는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 없다.

    낮의 열기는 밤으로 이어진다. 날이 저물면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흥겨운 라틴 음악을 즐기는 여행객들로 살렌토는 불야성을 이룬다.

  • 살렌토의 밤 / 사진=변석모 기자
    ▲ 살렌토의 밤 / 사진=변석모 기자

    - 콜롬비아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

    콜롬비아는 커피도 유명하지만, 전 세계 생물 종의 약 10%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기도 하다.

    특히 조류와 난초 다양성 부문에서 세계 1위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조류 중 약 20%가 콜롬비아에 살고 있다.

    또 콜롬비아는 세계 2위 화훼 수출 강국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카네이션과 장미 대부분은 콜롬비아산이다.

  • 독특하고 강렬하게 생긴 열대 식물 ‘헬리코니아(Heliconia)’ / 사진=변석모 기자
    ▲ 독특하고 강렬하게 생긴 열대 식물 ‘헬리코니아(Heliconia)’ / 사진=변석모 기자

    콜롬비아 생태계가 이토록 다채로운 이유는 국토를 가로지르는 안데스 산맥부터 태평양, 카리브해, 열대우림 아마존까지 품고 있는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새와 식물을 좋아하는 탐험가들에겐 콜롬비아는 이미 유명한 ‘탐조(Birdwatching)’ 포인트이자 ‘벌새 천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콜롬비아의 순수한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고자 한다면 ‘로스 네바도스 국립공원’으로 향하면 된다. 페레이라 기준 동쪽, 로스 네바도스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테마와 난이도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 산타 로사 온천 / 사진=변석모 기자
    ▲ 산타 로사 온천 / 사진=변석모 기자

    안데스의 원시림을 걸으며 희귀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우거진 숲속 숨겨진 폭포를 만나는 기쁨도 경험할 수 있다. 난이도가 있는 고지대로 올라가면 적도 부근 안데스에만 존재한다는 고산 툰드라 지대인 ‘파라모(Páramo)’ 탐험도 가능하다.

    모험을 마친 뒤엔 안데스 산맥의 따뜻한 ‘산타 로사 온천’이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준다. 현지인도 많이 찾는 이 온천은 절벽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 아래 있다.

    뜨끈한 온천에 앉아 몸을 녹이며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고 있자면, 콜롬비아의 대자연과 하나 된 듯하다.

  • 과일 천국이기도 한 콜롬비아 / 사진=변석모 기자
    ▲ 과일 천국이기도 한 콜롬비아 / 사진=변석모 기자

    미디어 속 콜롬비아와 현실의 콜롬비아는 전혀 다른 곳이다. 우려했던 치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고, 진한 콜롬비아 여운만 남는다. 콜롬비아는 머릿속으로 그렸던 색깔보다 더 깊고 다채로운 국가다.

    혹시 긴 남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콜롬비아를 마지막 여정에 넣지 않기를 권한다. 자칫 앞선 여행은 희미해지고 ‘남미하면 콜롬비아’라는 기억만 남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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