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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전신 대사와 면역 체계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연결성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에는 뇌 질환이나 암을 특정 부위나 세포의 국소적인 변이로만 보았으나, 최근에는 신체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질병의 발생과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신 생물학과 연계된 통합 신경과학 분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남대학교 허준영 교수는 최근 장내 미생물과 뇌의 연결고리에 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허 교수는 ‘Vagal Sensing of Altered Gut Microbiota Links to Externalizing Behaviors’ 논문을 통해 장내 미생물 변화가 미주신경(Vagal nerve)을 통해 뇌와 행동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동물 모델에서 분자 및 신경회로 수준에서 제시했다. 이는 장내 미생물과 뇌 기능 간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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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주요 기관인 뇌는 더 이상 고립된 기관이 아니며, 장내 미생물과 면역세포의 대사,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경로 등 전신 생물학의 다양한 요소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허 교수는 뇌 질환의 병태생리를 미토콘드리아 기능, 신경-면역 상호작용,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세 가지 연구 축을 중심으로 설명하며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익스페리멘털 앤 몰레큘러 메디슨(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등 학술지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며 뇌와 신체 기관 간 상호작용 연구를 확장해 왔다.
또한 허 교수는 세포 내 에너지 공급원인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뇌 질환 간 연관성에 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용량 LPS 주입으로 유도된 노화 쥐 모델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인지 기능 저하 이전에 미토콘드리아 기능 변화가 관찰됐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2024년 헬리용(Heliyon)에 게재된 해당 연구는 퇴행성 뇌 질환 기전 이해에 대한 참고가 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허 교수의 연구는 종양학(Oncology)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NSCLC)의 뇌 전이 과정에서 암세포와 뇌종양 미세환경 구성 요소 간 상호작용을 분석한 연구가 2025년 발표됐으며, 이는 뇌 전이 암의 기전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미토콘드리아 대사 경로와 전사 인자의 역할을 분석하며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복합 질환 기전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