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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보고타에서 눈으로 남미를 즐겼다면, 이젠 커피 향과 풀 내음이 어우러진 자연을 느끼러 갈 차례다.
보고타에서 서쪽, 비행기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페레이라(Pereira)’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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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가 인정한 ‘커피 문화 경관’
콜롬비아엔 유네스코(UNESCO)가 인정한 세계적인 커피 생산지가 있다. 콜롬비아 커피 문화 경관(Paisaje Cultural Cafetero, PCC)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된 ‘에헤 카페테로(Eje Cafetero)’다. 직역하면 커피 축, 보통 커피 산지 또는 핵심 3개 주를 가리켜 ‘커피 삼각지대’라고도 부른다.
페레이라는 커피 삼각지대 한 가운데 위치한 커피 유통망의 중심 도시지만, 여행자들에겐 콜롬비아 대자연과 커피 여행을 위한 가장 좋은 베이스캠프다.
여행자들은 페레이라를 중심으로 칼다스(Caldas), 킨디오(Quindío), 리사랄다(Risaralda) 이 3개 주에 있는 커피 농장(Finca) 체험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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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스가 내린 가장 완벽한 커피
콜롬비아는 세계 3위의 커피 생산지다. 커피를 잘 몰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아라비카의 대표 생산국이다.
커피 품종 중 하나인 아라비카는 부드럽고 조화로운 맛과 향을 가진 원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콜롬비아는 그중 가장 고품질의 아라비카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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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커피가 유명한 이유는 안데스가 선물한 비옥한 화산재 토양과 이상적인 기후, 적절한 강우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커피나무의 열매 수확을 100% 수작업으로 하는 것도 한몫한다.
보통 커피나무의 열매를 수확할 때 기계나 손으로 나무를 흔들어 떨어진 열매를 줍는다고 한다. 이에 반해 콜롬비아는 농부들이 일정한 크기의 붉게 잘 익은 커피 열매만 일일이 골라 따는 방식을 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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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927년에 설립된 콜롬비아 커피 농업 비영리 단체인 커피 생산자 연합회(Federación Nacional de Cafeteros de Colombia, FNC)에서 꼼꼼하고 철저하게 커피 품질 관리를 한다.
아울러 협회 산하 커피 연구소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커피 품종을 개발 및 연구하며 양질의 커피가 생산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이를 통해 콜롬비아 커피는 일관되고 특별한 커피 맛을 유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콜롬비아 커피 농부들은 세계 어느 커피와 견주어도 자신 있다는 자부심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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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카(Finca)에서 만난 진짜 아라비카 커피
커피 농장 체험은 페레이라 같은 각 주를 대표하는 거점 도시의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통한 예약도 가능하다. 커피 산지에만 약 2만 4천 개의 소규모 농장이 모여있기 때문에 손쉽게 커피 농장을 체험할 수 있다.
대규모 커피 농장들도 있지만 안데스 산비탈에 위치한 소규모 농장들이 더 좋다. 소규모 농장들은 커피뿐만 아니라 카카오와 각종 과일, 바나나의 일종인 플라타노(Plátano), 그리고 남미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작물들도 함께 기르고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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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농장 대부분은 가족경영 농장으로, 콜롬비아 시골 커피 농가의 집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또 거의 모든 농장이 안데스 산맥 깊숙한 곳에 있어 농장이 아니라 정글 같은 인상을 준다.
가파른 커피나무 사이를 걸으며 직접 커피 열매를 따볼 수 있으며, 군데군데 있는 카카오 열매와 과일도 바로 따 맛볼 수 있다. 난생처음 보는 식물의 열매를 시식해 보는 경험도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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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같은 농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콜롬비아 시골 새참을 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식사 후 디저트로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카카오 100% 초콜릿도 만들어 먹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농장에 앉아 콜롬비아 전통 방식으로 갓 내린 신선한 커피를 음미하는 순간, 왜 콜롬비아 커피가 높은 평가를 받는 아라비카 커피인지 깨닫게 된다.
- 페레이라(콜롬비아) = 변석모 기자 sak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