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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스파이크 기준 없다” 연속혈당측정기, 숫자보다 패턴 봐야

기사입력 2026.03.24 06:10
[헬스테크로그] CGM 체험 후 전문가에게 물었다
  • 당뇨 환자를 위해 개발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건강관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반인이 늘고 있다.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비당뇨인을 위한 수치 해석 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기자가 CGM을 열흘간 착용하며 식사, 수면, 활동에 따른 변화를 관찰한 뒤 생긴 궁금증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에게 물었다. 정 교수는 “일반인이 CGM을 사용할 때는 숫자보다 패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세영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혈당 스파이크, 의학적 기준은 없다

    체험 과정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혈당 스파이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였다. CGM을 착용한 열흘 동안 식후 혈당은 최고 197mg/dL까지 상승했다가 1시간 내외에 안정권으로 돌아오는 패턴이 반복됐다. 비교적 건강한 식단이라고 생각했음에도 이러한 변화가 이어지자, 의문이 들었다. 밥을 먹으면 누구나 혈당이 오르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이 수치는 문제인가, 자연스러운 반응인가?

    정 교수는 “일상에서 말하는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혈당이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의학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뇨병 진단은 CGM 수치가 아니라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 등 정식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비당뇨인의 경우 CGM 데이터를 해석하는 표준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한 번의 최고 수치보다 상승이 반복되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이후 안정적으로 회복되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숫자보다 패턴…CGM을 읽는 방법

    CGM은 혈액이 아닌 피하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실제 혈당 변화보다 약 5~15분 늦게 반영되며, 변화가 빠른 상황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단일 수치보다 상승과 하강의 흐름, 반복되는 패턴을 함께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그래프가 반복된 것도 이러한 측정 특성과 관련된 현상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를 ‘압박 저혈당(compression low)’으로 설명하며 “센서가 눌리면서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저혈당은 떨림, 식은땀, 두근거림 등 신체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수치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손끝 채혈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커피·식사 순서·염분…“단일 요인으로 해석 어려워”

    CGM을 사용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커피나 얼그레이, 디카페인 음료를 마신 뒤에도 혈당 상승이 관찰됐다.

    정 교수는 “카페인이 일부 개인에서 혈당 반응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특정 음료가 혈당을 올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함께 섭취한 음식, 시간대, 수면 상태,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소를 먼저 먹는 ‘거꾸로 식사법’ 역시 항상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정 교수는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특정 섭취량 기준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효과가 없다면 채소량보다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과 식사 구성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분 섭취와 혈당의 관계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영향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혈당 상승이 반복된다면 짠맛보다 밥, 면, 떡 등 전분류 음식과 전체 식사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GM은 관찰 도구…진단 기준으로 보면 안 돼

    정 교수는 비당뇨인의 CGM 활용에 대해 “생활 습관을 관찰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도구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석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 도구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상 패턴이 반복된다면 자가 해석에 머물기보다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등 정식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혈당 그래프는 직관적인 만큼 오해를 부르기 쉽다. 정 교수의 답변을 종합하면 CGM은 숫자 하나에 반응하기보다 흐름을 읽고, 진단이 아닌 관찰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CGM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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