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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하면 보통 페루, 볼리비아, 브라질 등을 많이 떠올린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다채로운 색깔과 다양한 볼거리를 가진 나라가 바로 ‘콜롬비아’다.
안데스 산맥을 품고 있는 콜롬비아는, 위로는 에메랄드빛 카리브해, 서쪽으로는 드넓은 태평양을 끼고 있다.
또 ‘지구의 허파’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까지, 콜롬비아는 각기 다른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으로 여행자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 거대한 매력 한가운데 남미의 관문, 콜롬비아 보고타(Bogotá)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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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보고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00m 안데스 산맥 고원에 위치한 인구 800만 명의 대도시다. 적도 근처에 있지만 고도가 높아 1년 내내 한국의 초봄과 비슷한 날씨를 띈다.
보고타 여행은 ‘볼리바르 광장(Plaza de Bolívar)’에서 시작된다. 구시가지 ‘라 칸델라리아(La Candelaria)’ 한가운데 있는 볼리바르 광장은 보고타 여행의 시작이자 콜롬비아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중심이다. 이 광장 주변으로 대통령궁, 시청, 국회, 대성당과 같은 주요 건축물과 각종 박물관이 모여있다.
보고타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오래된 스페인 양식의 건물들이 모여있는 광장 주변을 거닐다 보면 남미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광장을 살짝만 벗어나면 남미 분위기 물씬 풍기는 현대 건물들과 형형색색 그래피티가 여행자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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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현대가 한 곳에 있는 보고타는, 수많은 박물관과 대학교, 도서관들이 밀집해 있어 ‘남아메리카의 아테네’라고도 불린다.
보고타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황금 박물관과 국립 박물관을 비롯해 약 20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루이스 앙헬 아랑고(Luis Ángel Arango) 도서관, 에메랄드·군사·경찰 박물관 등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이 즐비하다.
그중 단연 인기 명소는 보테로 박물관이다. 콜롬비아의 대표 화가이자 ‘남미의 피카소’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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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로 박물관엔 보테로 작품뿐만 아니라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모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다.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에서 한국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바로 군사 박물관으로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콜롬비아 참전용사를 기리는 한국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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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즐거운 그래피티의 도시 ‘보고타’
보고타는 남미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Graffiti)’의 도시다. 단순한 원색의 벽화서부터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래피티를 도시 어디서든 볼 수 있다.
건물 외벽, 도로, 다리 밑, 주택가 심지어 관공서 주변까지, 도시 전체가 거대한 그래피티 갤러리다.
과거 그래피티는 ‘낙서’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보고타 역시 이러한 인식 때문에 여타 도시들처럼 그래피티를 단속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보고타 그래피티는 하나의 예술 장르이자 문화로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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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보고타시에서 예산을 들여 그래피티 공모전을 열거나 국내외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를 고용해 대형 벽화 작업을 의뢰하고 있다. 아울러 시에서 보고타 그래피티 투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풍부한 색감과 개성 넘치는 보고타의 그래피티는 또 다른 도시의 문화유산이 됐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보고타 시내에서 쉽게 그래피티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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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라 칸델라리아에서는 보고타 도시의 시작점, ‘초로 데 케베도 광장(Plazoleta Chorro de Quevedo)’이 그래피티 거리로 유명하다. 작은 광장인 초로 데 케베도 주변엔 대학들이 밀집해 있어 밤낮없이 젊은이들과 예술가들로 북적인다.
야외 미술관 같은 좁은 골목길에 그려진 그림들을 따라 걷다 보면 생각지 못한 아름다운 카페와 식당을 찾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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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위 도시, 별처럼 아름다운 수도 ‘보고타’
한창 구시가지의 매력에 빠져있다 보면 보고타가 고산 도시였다는 것을 까맣게 잊게 된다. 하지만 이를 다시 상기시켜 줄 명소가 구시가지 가까이 있다.
바로 보고타의 ‘몬세라테(Monserrate)’ 언덕이다. 보고타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에 있는 수도다.
보고타 시내 자체도 해발 2,600m로 고지대지만, 몬세라테 언덕은 해발 3,172미터에 위치해있다. 우리나라 백두산보다 높다. 케이블카나 푸니쿨라에 몸을 싣고 정상에 오르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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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전망대(Mirador)’다. 그 이유는 안데스 산맥에 둘러싸인 도시의 풍경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경이로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남미 여행자들은 전망대에 들러 그 도시의 풍경을 눈에 담고자 한다.
보고타는 분지나 산비탈에 자리 잡은 다른 안데스 고산 도시들과 달리 넓은 고원에 있어 색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발 아래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보고타 전경을 보고 있자면, 내가 서있는 이곳이 대평원인지 고산인지 착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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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도보로 몬세라테 언덕을 오르는 사람도 많다. 산 정상엔 콜롬비아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지인 몬세라테 성당이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언덕엔 기념품을 구경할 수 있는 작은 마켓과 산과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정원들이 있다.
또 몬세라테 언덕은 일몰, 야경 명소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일몰 뒤 밤이 되면, 도시의 불빛들이 마치 ‘지상의 은하수’처럼 마술 같은 야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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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는 ‘보고타’의 매력
보고타는 자전거 친화 도시다. 보고타 주요 도로 대부분에 자전거 도로가 깔려있다. 특히 일요일엔 ‘시클로비아(Ciclovía)’를 즐길 수 있다.
시클로비아는 자전거(Bicicleta)와 길(Vía)의 합성어로, 1970년대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처음 시작됐다.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이 되면 보고타의 차도 140km는 보행자 및 자전거를 위한 도로로 변한다. 시민들은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러닝 등으로 차 없는 도심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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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콜롬비아 IDRD
일요일 시클로비아를 이용해 자전거로 보고타 주요 관광 명소를 둘러보기 좋다. 북쪽으로 페달을 밟으면 보고타의 가장 세련된 상업지구인 ‘조나 로사(Zona Rosa, Zona T)’와 주말마다 열리는 ‘우사켄(Usaquén) 시장’이 있다.
조나 로사는 대형 쇼핑몰과 고급 매장, 트렌디한 카페와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 앉아 세계 최고의 콜롬비아 커피를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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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켄 시장은 평일에 안 보이던 노점들이 주말이 되면 골목을 가득 메운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한 색다른 기념품과 다양한 수공예품을 구경하며 주말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보고타 도시의 열기를 잠시 식히고 싶다면 서쪽에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 ‘보고타 식물원(José Celestino Mutis)’으로 향하면 된다.
- 보고타(콜롬비아) = 변석모 기자 sakm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