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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작품에 1,200만…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왕과 사는 남자' 향한 이유있는 뚝심 [인터뷰]

기사입력 2026.03.11.17:10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제작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 사진 : 쇼박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제작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 사진 : 쇼박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늘(11일) 1,200만 누적 관객수를 돌파했다. 임은정 대표는 제작사 '온다웍스'의 첫 작품으로 천만 영화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온다웍스'는 포르투갈어로 '파도'를 뜻하는 온다(onda)에 좋은 일이 파도처럼 찾아 '온다'라는 뜻을 담아 만든 회사다. 그렇게 파도처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대사처럼, 무려 천 이백만 명이라는 관객이 모였다.

    11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성적에 대해 "어리둥절합니다. 되게 감사한 나날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럴 것이,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첫날부터 화려한 성적표를 내지는 않았다.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에 우려도 있었다. 아무도 천만을 기대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쁘게 작품을 홍보하던 '파도'를 넘어서 "다들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진심으로 일했다. 이번 주는 그분들 모두의 얼굴 한 명 한 명이 떠오르는 것 같다"라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 사진 : 쇼박스

    "CJ ENM 재직 시절부터 퇴사까지 붙잡고 있던 이야기"

    '왕과 사는 남자'의 시작을 이야기하려면, 임은정 대표의 CJ ENM 재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J ENM에서 임은정 대표가 기획하기 시작한 작품은 세 작품이었다. 한 작품은 아직 만들어지지 못한 공포물이고, 다른 두 작품은 '연애 빠진 로맨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다. '왕과 사는 남자'의 원안에 매료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주제"를 담고 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전형화된 사극에 피로감을 느낄 때였다. 궁에서 암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아닌, 역사적 사건 아래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시대극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사극에서는 없었다. 청령포가 가진 공간도, 엄흥도라는 인물이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것도 드라마틱한 설정이었다. 진행하며 점점 '엄흥도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을까?', '단종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등 인물을 기리는 마음이 더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진행 중인 '왕과 사는 남자'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은 2020년도 회사의 판단이었다. 임은정 대표는 황성구 작가와 시나리오 2고까지 나온 시점이라고 기억했다. 임은정 대표는 2023년 퇴사를 결심했다. "제가 안이건, 밖이건 만들게요"라는 창작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 과정에는 서두름이 없었다. 임 대표는 "정말 정석대로 굴러갔다"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글을 받고 만든 작품이 아닌, 원안부터 시작해 계약하에 시나리오를 기획·개발하고, 피드백을 받고 초고, 수정고 등이 그 과정 속에서 완성됐다. 최근 엄흥도의 31대손이라고 알려진 A 씨의 유족으로부터 불거진 표절 의혹과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떳떳할 수 있는 건 그 과정 덕분이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속 엄흥도(유해진)와 이홍위(박지훈) / 사진 : 쇼박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속 엄흥도(유해진)와 이홍위(박지훈) / 사진 : 쇼박스

    "장항준 감독, 홍위를 바라보는 엄흥도 같은 사람"

    임은정 대표는 영화 '리바운드'를 보고 장항준 감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님이 오면 될 거다"라고 생각했다. 장항준 감독에게는 CJ ENM 재직 시절을 통해 이미 깊은 신뢰가 있었다. 임 대표는 "감독님이 예능인으로 소비가 된 듯한 느낌이 있는데, 저는 감독님이 가진 실력을 알고 있었다. 과거 투자팀에서 장르물인데 완성도가 아쉽다면 '장항준 감독에게 갖다줘'라는 말이 유행어일 정도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꾸려내는 그의 능력에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그는 "'어떤 감독을 모실까' 생각할 때, 가장 베스트는 엄흥도의 입장에서 홍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장항준 감독은 그걸 닮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속 이홍위(단종)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 / 사진 : 쇼박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속 이홍위(단종)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 / 사진 : 쇼박스

    "유해진·박지훈 캐스팅…금메달이다!"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모이고,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세 사람이 되고 하다 보면 영화가 나온다. 장항준 감독을 중심으로 배우 유해진, 박지훈 등이 뭉쳤다. 유해진이 '엄흥도'를, 박지훈이 '이홍위(단종)'으로 확정되었을 때를 물었을 때, 임 대표는 "금메달이야"라고 이야기했다. 유해진은 '도그 데이즈' 홍보차 장항준 감독의 웹 예능 '넌 감독이었어'에 출연해 처음 '왕과 사는 남자'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 "너무 좋은데?"라고 이야기했다. 확답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반드시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건 박지훈도 마찬가지였다. 임은정 대표는 이홍위의 캐스팅에 "대중에게 익숙한 청춘스타가 아닌 낯설지만 깊이 있는 얼굴"을 찾고자 했다. 임 대표가 처음 박지훈을 본 것은 '프로듀스 101'에서였다. 아이돌을 내 손으로 뽑는 '국민 프로듀서' 열풍 속, 해당 프로그램을 만든 CJ ENM에 재직 중인 PD인 그도 동참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박)지훈이를 굉장히 눈여겨봤다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지훈을 이홍위로 바라보게 한 것은 시리즈 '약한 영웅'을 보고 난 후였다. 그리고 미팅 자리에서 박지훈이 가진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초기 현장에서 만난 박지훈에게 임 대표는 "괜찮아?"라고 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질문은 "지훈아, 믿는다"로 바뀌었다. "연기적으로도, 태도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은 배우"라고 박지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제작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 사진 : 쇼박스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제작한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 사진 : 쇼박스

    "재미도 의미 있어야 하고, 의미도 재미있어야 하는 작품"

    '한국 영화계가 어렵다'라고 이야기해 왔다. 영화 개발이 중단됐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영화는 계속됐다. 임은정 대표는 "사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영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영화가 가진 힘을 믿는다'라는 건 좀 거창하지만, 이런 경험을 지금의 친구들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다. 그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 나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가 지금 꿈꾸는 영화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진 영화. 재미있는 데 의미 있어야 하고, 의미 있는데 재미가 있어야 하고"라며 지금의 관객을 향한 신뢰감을 덧붙인다. 그는 "예전에는 앞에는 웃기고, 뒤에는 울리면 '상업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공식처럼 있었다면, 지금은 그건 아닌 것 같다. 굉장히 분명한 이유가 있는 이야기를 관객이 주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의 반응을 보면서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이 그것을 모두 해냈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미진하게 표현된 것 같아도 관객들이 귀신같이 그 의도를 잡아서 화두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며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어떤 식으로든 반영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획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의 마지막을 조명한 작품이다. 마지막 유배지에서 만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단종 이홍위(박지훈)의 서사는 함께 밥을 먹는 '식구'가 되어가는 남다른 유대감을 쌓으며 1,200만 명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그 이상의 관객을 향해간다. 그 열풍은 '왕과 사는 남자'라는 이야기를 사랑한 임은정 대표가 있었고, 장항준 감독을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관객들이 모여들며 완성됐다. 작품처럼 사람들이 써 내려간 기록이기에 의미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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