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인공지능(AI)이 단순 영상 판독 보조를 넘어 검진 위험도 평가나 검진 품질 관리 등 검진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탐색한 연구 결과가 학회에서 발표된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4일부터 8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European Congress of Radiology 2026에서 유방암과 폐질환 관련 AI 영상분석 연구 초록 21편이 채택됐다고 5일 밝혔다. 이 가운데 13편은 구연 발표, 8편은 포스터 발표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하는 연구는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 유방밀도 정량화 솔루션 스코어카드(Scorecard),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Lunit INSIGHT CXR) 등을 활용한 임상 연구다. 대부분 해외 의료기관 연구진이 수행한 것으로, 루닛 솔루션을 분석 도구로 활용해 검진 데이터나 임상 데이터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
주요 연구 가운데 하나는 이탈리아 트레비소 지역 보건기관인 AULSS n.2 Marca Trevigiana 연구팀이 수행한 유방암 위험도 평가 연구다. 연구진은 여성 6만7686명의 유방촬영술 데이터를 분석해 AI가 산출한 위험도 점수가 이후 유방암 진단 사례와 어떤 연관성을 보이는지 평가했다.
분석 결과 실제 유방암으로 진단된 451명의 평균 위험도 점수는 첫 번째 검진 시 15.4점에서 두 번째 검진 시 73.9점으로 상승했지만, 두 차례 모두 음성 판정받은 6만7235명의 점수는 6.7점에서 6.4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유방 밀도와는 별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간격암(interval cancer) 분류 과정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도 발표된다. University of Nottingham 연구팀은 영국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NHSBSP)의 간격암 사례 409건을 대상으로 AI 점수를 적용해 Category 1 사례를 Category 2·3 사례와 구분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AI 점수를 기준으로 한 분류에서 임곗값 0.5에서는 65건 중 63건을, 임곗값 10에서는 229건 중 206건을 Category 1로 분류했다. 두 기준 모두에서 Category 3 사례가 Category 1로 잘못 분류된 경우는 없었다.
극고밀도 유방 여성에 대한 추가 검진 전략을 평가한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UMC Utrecht 연구팀은 유방촬영술에서 음성 판정받은 여성 가운데 극고밀도 유방으로 분류된 대상자를 추적해 MRI 추가 검진 전략을 평가했다.
연구에서는 MRI 검진 그룹(8061명)과 유방촬영술만 받은 대조군(3만2312명)을 세 차례 검진에 걸쳐 비교한 결과, 세 번째 검진 시점에서 MRI 검진 그룹의 진행성 유방암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1000명당 2.6명).
이번 연구들은 AI 영상 분석이 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군 선별이나 검진 품질 관리 등 검진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탐색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루닛 측은 설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AI가 단순 판독 보조를 넘어 조기 위험도 평가, 검진 품질 관리, 고위험군 선별에까지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검진 현장에서 활용될 임상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ECR은 유럽을 대표하는 영상의학 학술 행사로 전 세계 영상의학 전문의와 연구자, 산업 관계자 약 2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학회다. 루닛은 학회 기간 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AI 솔루션 활용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