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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복합문화예술공간 헤레디움이 3월 15일부터 현대미술 특별전 ‘미완의 지도(Tracing the Unfinishe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헤레디움 시리즈: 지금, 여기, 현대미술’, 2025년 ‘디토와 비토(Ditto and Veto)'에 이은 세 번째 기획전이다. 기술 환경이 고도화된 시대 속에서 예술이 세계를 인식하고 사유하는 방식을 어떻게 확장해 나가는지를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는 컬렉터 그룹 ‘아르케 II(ARCHE II)’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아르케 II는 2017년 프리즈 런던을 계기로 컬렉팅을 시작했으며 회화·조각·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수집해 왔다. 전시는 이들의 컬렉션 일부를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로, 동시대 미술 컬렉팅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총 30점의 작품이 출품되며 르 코르뷔지에, 올라퍼 엘리아슨,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알리기에로 보에티, 데이비드 알트메이드, 앙스 아르퉁, 아니카 이, 로버트 롱고, 양혜규, 최병소 등 국내외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서로 다른 세대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가들의 작업이 한 공간에 배치돼 다양한 미술적 접근과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전시 작품 가운데 엘리아슨의 ‘Conscious lava compass’는 거울과 용암석, 스테인리스 스틸을 활용해 자연 현상과 인간의 지각 관계를 탐구한 작업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회화·드로잉 작품도 함께 전시돼 건축가로 널리 알려진 그의 또 다른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호크니의 ‘사진 드로잉’ 작업 ‘Inside It Opens Up As Well’, ‘Scarlett Clark’, 허스트의 ‘약 시리즈’ 작품 ‘Day in Day out’ 등도 포함됐다.
전시는 공간 구성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작품 간 간격과 관람 동선을 조정해 특정 서사를 따라 이동하기보다 관람객이 각 지점에서 작품을 개별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물 구조를 활용한 연출을 통해 근대 건축 유산과 현대미술이 함께 놓이는 공간적 경험을 강조했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고 축적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기획했다”며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헤레디움은 1922년 건립된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복원해 2022년 개관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근대 건축 유산을 기반으로 전시와 공연, 강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 송정현 기자 hyunee@chosun.com